[191호 기획] 반려동물등록제에 관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과 그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등록, 관리함으로써 동물을 잃어버린 경우 신속하게 주인을 찾아주고, 동물소유자의 책임의식을 높여 동물 유기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동물등록제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려동물등록 수단인 마이크로칩이나 인식표 등을 설치할 시 발생하는 비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칩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전국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반려동물등록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고, 제도의 장ㆍ단점, 반려동물의 법적지위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

인간은 약 50만 년 전부터 동물을 가축화하기 시작하여 가축을 노동력으로 사용하고, 필요한 자원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필요에 의한 사육 외에도 인간은 동물을 통해서 정서적 만족감과 안정을 얻게 되었는데 이것이 애완동물의 시초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들을 사람과 더불어 사는 생명체로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반려동물이라고 개칭하여 부르고 있다. 이는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애완동물의 종래 가치성을 재인식하여 반려동물(companion animal)로 부르도록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단순히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김”의 뜻을 가진 애완이라는 표현을 넘어서서 “평생을 함께할 좋은 친구”의 의미를 가진 반려(伴侶)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핵가족이 보편화된 현실에서 자식과 떨어져서 사는 노인부부 또는 혼자 사는 독거노인 세대가 늘어가고 있으며, 이혼율이 높아짐에 따라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와 여성가구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외감, 고독감, 외로움과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실내 공간에서 인간과 생활을 같이 하며 의사를 소통하고 따뜻한 마음을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수가 늘고 있는 만큼 유기견의 발생건수 역시 늘고 있다. 또한 동물학대문제도 심심찮게 언론기사에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1991년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었고 2011년 개정되어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반려동물등록제의 도입과 내용

이 법은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 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제12조와 제13조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반려동물등록제가 조문화되어 있다. 반려동물등록제는 월령이 3개월 이상인 개(고양이는 현재 등록 대상이 아님)를 기르는 사람은 반드시 시, 군, 구청에 등록해야 하는 제도이다. 등록방법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수수료 2만 원), 외장형 무선 식별장치 부착(1만 5천 원), 등록인식표 부착(1만원),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보호자가 구청에서 등록신청서를 작성하면 구청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반려동물은 동물병원 등 대행업체에서 고유의 동물 등록번호가 등록된 마이크로칩 시술을 받거나 인식표를 부착하게 되고, 동물보호관리 시스템(www.animal.go.kr)에 동물 및 소유자의 정보가 등록되어 관리된다. 또한 농어촌과 인구 10만 명 이하의 시·군을 제외한 도시에서는 등록대상인 개의 소유주가 등록을 하지 않거나, 변경사항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잃어버리고 방치한 경우)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외국의 사례

동물보호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반려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예컨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반려동물법(NSW Companion Animals Act, 1998)은 고양이와 개는 마이크로칩을 심는 방식으로 평생 등록되어야 함을 규정한다. 뉴질랜드에서도 2006년부터 등록된 개들에 대하여 마이크로칩을 심도록 하였다. 고양이와 개의 신원확인 및 등록, 관리방법, 소유주의 의무와 책임을 명시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반려동물법과 반려동물규칙(Companion Animals Regulation, 2008)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당 입법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집행하며 반려동물의 등록과정은 마이크로칩 체내 부착과 등록 두 단계로 이루어져있다. 우선 최초의 소유주는 고양이나 개가 생후 12주 혹은 타인에게 인도되기 전까지 체내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야 한다. 마이크로 칩의 체내 부착으로 모든 고양이와 개의 식별정보가 뉴사우스웨일스 주 반려동물등록명부(Companion Animals Register)에 기재된다. 평생 등록(lifetime-registration)되기 전의 식별정보는 분실된 반려동물을 찾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이후 고양이나 개가 생후 6개월이 되기 전까지 지방자치단체에 평생 등록하여야 한다. 그리고 반려동물 중 개의 경우 마이크로 칩이 부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의 이름과 소유주의 주소 혹은 전화번호가 적힌 인식표를 무조건 달고 다녀야 한다.

반려동물등록제의 장점과 문제점

반려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경우 등록동물정보를 통해 신속하게 주인을 찾을 수 있고, 본인 소유의 동물을 정부에 등록함으로써 동물소유자의 책임의식을 높여 동물 유기 행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버려지는 동물로 인한 공중위생 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반려동물의 체내에 부착 된 마이크로칩은 떠도는 동물을 보다 쉽게 주인에게 돌려주어 동물들의 거처를 마련하고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의 비용을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하다. 또한 건강한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방지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러한 순기능을 가지는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칩은 반려동물의 양 어깨 사이의 피부에 주사기로 주입되고 반려동물은 이로 인해 고통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기술을 사용하므로 마이크로칩은 배터리가 불필요하고 한번 심어놓으면 관리할 필요 없이 판독기를 대는 것만으로 작동하게 된다.

그러나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등록 수단인 마이크로칩이나 인식표 등을 설치시 발생하는 비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칩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며, 체내에 삽입하지 않고 몸 바깥에 부착하는 마이크로칩이나 인식표의 경우 유사시 떼어버리면 그만이기에 실효성에 대한 문제 역시 제기되었다.

반려동물등록제가 발생시키는 추가적인 비용은 이 제도가 지닌 장점을 위해 용납할 수 있다고 해도 마이크로칩 체내 부착이 반려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그 외 체외 부착 마이크로칩이나 인식표의 경우 아무런 제약 없이 손쉽게 떼어버릴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 등록제와는 상관없이 잃어버렸을 경우 찾기 어려워지는 점도 있고, 이로 인하여 반려동물 등록제가 반려동물 유기를 막을 수 있다는 입법취지가 무색해져버린 실정이다. 결국 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동물 등록방법 세 가지를 도입하였지만 실질적으로 체내 마이크로칩 삽입 외에는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서는 문제점과 우려가 있음에도 일단 시행되고 있는 이상 잘 정착될 필요가 있다. 현재 반려동물등록제가 전국적으로 의무화되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홍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시급하다.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

반려동물등록제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동물보호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법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우리 민법상 동물은 물건, 즉 동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소유자의 재산으로서 보호될 뿐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고 단순한 물건이 아닌 유대관계를 공유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에 대한 법적지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민법 제90a조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별도의 규정이 없는 경우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명시적인 조문은 존재하지는 않지만, 동물을 물건으로 보고 있지는 않으며 오히려 법인격이 어느 정도 부여된 ‘준’법인에 가깝게 보고 있는 추세이다. 동물도 인간 못지않게 감각을 가진 생명체라는 점을 강조하여 물건과는 다른 특수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비교법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 민법이 동물에 대해서 지금까지 무관심하였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오래전부터 개를 집에서 키워오기는 하였지만, 서양과 달리 오로지‘애완’의 목적이 아니라 식용 등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경향이 남아있고, 이에 대한 논의도 다른 국가보다 늦어졌다고 생각된다.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다면 법도 변화하여야 한다. 독일과 같이“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문을 추가하든지, 프랑스처럼 동물을 법인과 유사하게 대우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의 개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동물보호법에서 밝히고 있듯이 동물의 생명 존중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유권의 객체로서 보호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 자체의 생명을 존중한다는 점은 기존의 관점을 어느 정도 탈피한 것이기 때문이다. 점진적 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현행 민법 등의 개정도 수년 내에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박정기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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