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호 특강취재: Gallery Royal <로얄 아카데미 클래식 오디세이 : 제 4강 클래식 음악의 주인공들]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아름다운 음악으로의 초대

학동역에 위치한 Gallery Royal 로얄 아카데미는 3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총 10주 동안 <클래식 오디세이> 음악 강좌를 열고 있다. 이 특강은 황장원(클래식 음악 전문 칼럼니스트/해설가) 강연자가 기악과 성악, 오페라를 아우르는 클래식 강의를 선보이면서, 클래식 음악의 기초에서 본격 감상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강의 스타일로 진행한다. 지난 18일 ‘로얄 아카데미 클래식 오디세이 제4강: 클래식 음악의 주인공들’이라는 주제로 네 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클래식입문자를 위한 강의답게 어렵지 않은 용어와 설명으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고, 강의 중간 중간에 아름다운 클래식 연주와 영상을 감상하며 눈과 귀가 즐겁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앞으로 나올 네 가지는 클래식 입문자가 복잡한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구심점 내지 나침반과도 같은 구실을 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는 클래식음악의 주체이면서, 보다 균형 잡힌 감상을 위해 틈틈이 돌아보고 되새겨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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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Works), 장르와 형식에 관한 지식

  강연자는 어렸을 적에 쇼팽의 피아노곡을 연주해본 계기로 처음 클래식음악에 입문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어떤 음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클래식음악 역시 처음에는 음악 그 자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그 음악을 우선 귀로 받아들이고 그 음악의 선율, 화성, 리듬, 음색 등을 감지하며 즐기게 된다. 그런데 클래식음악은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장르와 형식에 관한 지식들을 알고 감상하는 것이 유용하다.

클래식음악의 장르는 크게 악기로 연주되는 ‘기악’과 사람의 목소리로 연주되는 ‘성악’으로 양분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장르는 편성 규모에 따라 독창/독주, 중창/실내악, 합창/관현악 등의 하위 장르로 다시 나뉜다. 필요에 따라 성악을 수반하는 기악도 존재하고, 성악의 경우에는 ‘반주’라는 형태로 기악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자의 예로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후자의 예로는 슈베르트나 슈만의 예술가곡을 들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기악과 성악이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 긴밀한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온전해지는 복합장르도 있는데, ‘칸타타’, ‘오라토리오’, ‘미사곡’과 같은 종교음악이나 오페라가 대표적이다.

클래식음악의 형식에 관한 지식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지만, 보다 효율적이고 본격적인 감상을 위해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비교적 간단한 ‘두도막 형식’이나 ‘세도막 형식’에서부터 복잡한 ‘론도 형식’, ‘소타나 형식’, ‘변주곡 형식’, ‘푸가 형식’ 등에 이르기까지, 클래식음악의 ‘얼개’에 관한 지식은 규모가 크거나 구조가 복잡한 곡일수록 절실해진다. 우리가 교향악 콘서트를 통해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협주곡이나 교향곡의 경우에 특히 그렇다.

아울러 성악의 성부와 악기에 관한 지식도 챙겨둘 필요가 있다. 사람의 목소리는 성별과 음역, 소리의 질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고음 성부인 소프라노(여자)와 테너(남자)가 있고 여기에 중간 성부(메조소프라노, 바리톤)와 저음 성부(알토, 베이스)가 추가되기도 한다. 한편 기악에 사용되는 악기는 그 소재에 따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등의 ‘현악기’,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등의 ‘목관악기’,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 등의 ‘금관악기’, 팀파니, 북, 심벌즈 등의 ‘타악기’, 피아노, 하프시코드, 오르간 등의 ‘건반악기’ 등으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그중에서 적어도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악기들의 특성과 음색은 잘 구분해서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작곡가(Composers), 음악사(史)에 관한 지식

  어떤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자연스레 그 음악을 쓴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작곡가에 관한 전기를 찾아 읽기도 하고, 작곡 배경을 설명해 놓은 자료를 뒤적이기도 한다. 한 작곡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풍부하게 접할수록 그가 남긴 작품들에 대한 이해는 깊어진다.

강연자는 클래식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흔히 자신이 선호하는 몇몇 특정 작곡가들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한된 시간과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적어도 한두 번쯤은 여유와 융통성을 갖고 시야를 넓혀볼 필요가 있고 그런 경우에 유용한 것이 음악사에 관한 지식이라고 설명했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 낭만, 근대로 이어져온 클래식음악의 역사를 살피는 것은 여러 모로 유익한 일이다. 먼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다. 중세 시대의 선법음악과 다성 음악,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음악과 세속음악,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와 협주곡, 고전 시대의 교향곡과 현악4중주, 낭만 시대의 예술가곡과 표제음악 등 각 시대를 풍미한 여러 양식들을 두루 섭렵해가는 과정에서 보다 풍부한 음악적 자양분과 균형 잡힌 시각을 확보하게 된다. 나아가 클래식음악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대하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 파란만장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수놓은 뛰어난 인물들의 노력과 결실들, 그리고 그와 맞물린 시대배경 등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클래식 음악의 감동과 가치의 근원을 확인할 수 있다.

연주가(Performers), 개성을 가진 배우

  작곡가가 아무리 좋은 작품을 악보로 만들어 놨어도 적당한 연주가를 만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모든 음악이 그러하듯, 클래식 음악 또한 ‘연주’라는 통로를 통해서 비로소 그 실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클래식 연주가의 유형은 크게 솔로이스트(soloist)와 앙상블(ensemble)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솔로이스트란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 소프라노 가수나 테너 가수처럼 혼자서 또는 반주자의 도움을 받아서 연주를 행하는 개인을 가리킨다. 앙상블이란 현악4중주단이나 오케스트라, 중창단이나 합창단처럼 여러 명이 무리를 지어 연주를 행하는 단체를 가리킨다. 아울러 자신은 소리를 내지 않지만 다른 연주자들을 이끌며 음악을 만들어내는 지휘자(conductor)도 연주가에 속한다.

클래식 연주가의 존재는 다른 어떤 장르에서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 똑같은 곡이라도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지는 까닭이다. 연주가의 성장과정이나 교육적 배경, 연주를 행하는 시점에 연주가의 심리적, 신체적 상황이나 연주 장소 및 악기의 조건 등이 복잡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주가의 재능과 실력, 그리고 취향(taste)인데, 주로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연주가의 음악적 스타일과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것을 그 연주가의 ‘개성’이라고 부른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연자는 수강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연주가를 배우에 빗대어 설명했다. 만일 이영애가 맡았던 배역을 김정은이 맡는다면, 배용준이 맡았던 배역을 이병헌이 맡는다면 그 결과는 달라진다. 따라서 연주가에 대한 지식과 이해 또한 클래식 감상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감상자(Listener), 클래식음악의 완성자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음악은 감상자에게 도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음악은 공간을 떠돌 때는 그저 소리일 뿐이며, 감상자에게 전달되어 느껴지고 이해받아야 온전한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감상의 형태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경우에 따라 감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있다. 공연장을 찾아가서 감상할 때는 기본적인 매너를 숙지하고 지키는 것이 도리이다. 음반이나 영상물을 통해서 감상할 때는 해당 매체의 효율적인 선택과 함께 보다 나은 음질을 위한 오디오 세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음반 가이드북이나 관련 정보지가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 악보 읽기나 직접 연주를 통한 감상도 가능한데, 물론 그러려면 사전에 충분한 수련을 쌓아둬야 한다.

강연자는 수강생들에게 “어떤 경로를 택하든 ‘아는 만큼 들린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막연한 취향과 제한된 감각에만 의존하는 감상은 망망대해에서 고기 몇 마리 낚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다분하다. ‘클래식을 제대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먼저 가급적 자주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틈틈이 관련 정보들을 챙김으로써 자신의 지성과 감성의 폭을 꾸준히 넓히고 가다듬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끝으로 강연자는 “음악적인 경험 못지않게 일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결국 클래식 음악도 인생의 반영이며, 작곡가, 연주가, 감상자의 생각과 감정이 작품을 통해서 공명할 때 가장 큰 감흥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황성연 | betabori@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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