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호 인터뷰] 올바른 언론인의 자세,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라

한균태 서울 부총장

한균태 부총장은 본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저널리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언론학회 회장, 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언론학회 편집위원장, KBS 경영평가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관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발행 200호를 맞이하여 <대학원보>가 대학 내 언론기구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200-1-1

언론학자로서 책임과 관심

 Q. 서울교정 부총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언론학자로서 부총장 직급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상당히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에서 일련의 여러 복잡한 일들이 벌어졌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소통’이 구성원 간에 잘 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취임하면서부터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서 ‘소통을 잘 해보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 구성원은 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 교수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소통이 매우 중요하죠. 전제가 되는 신뢰성이 없으면 아무리 많은 소통을 하더라도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신뢰 속에서 믿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궁극적으로 학교가 발전하는 데는 다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목표의식 속에서 서로가 솔직하게 얘기를 나눈다면 어떤 타협점이 도출되고 학교 발전에 서로가 더 힘을 합쳐서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요즘 언론계에 관심을 두고 계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제가 신문기자 출신이라 근본적으로 저널리즘에 아무래도 많은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한국의 저널리즘이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도 봤듯이 상당한 위기에 있는 것만은 사실이에요. 단순히 신문 산업이 매출이 급감해서 위기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에 상당한 위기감이 있다고 봅니다. 언론의 공신력 문제에서도 특히 신문 같은 경우는 신뢰도가 지난 10년 사이에 엄청나게 떨어져 있고 대신 인터넷이라든가 소셜 미디어에 신뢰성이 높아져가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신뢰감이 많이 떨어졌고 불신이 너무 팽배해졌습니다.

사실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언론이 너무 정치적 이념 싸움에 치중하고, 내편 네편 갈라서 있다고 봅니다.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면 중립성, 객관성, 공정성, 형평성 이런 기본적인 덕목들이 있는데 그러한 기본들을 무시해서 일어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상세대 속 대학언론 외면

 Q. 언론의 위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대학언론도 예외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학언론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저도 십여 년 전에 학교 대학신문방송국장을 하면서 대학언론을 감독했던 사람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언론의 모습이 대학에 그대로 옮겨져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언론도 일반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공정성, 객관성, 중립성에 전제를 두고서 취재에 들어가야 되는데 지나치게 학생위주다보니까 이런 정치적 이념이 기사 속에 상당히 포함되었던 것 같습니다. 80~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어떤 이데올로기적인 다툼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이념적인 성향보다 실리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더불어 신문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있고 전반적으로 오프라인신문에 대한 관심이 하락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주·산업화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신문입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헌을 한 셈이죠. 결국 신문이 깨어있는 공중(公衆)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에요. 깨어있는 공중을 만들기 위해서 결국은 신문을 통해서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 그것을 열심히 읽고 토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야 되는데, 요즘은 영상세대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읽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신문을 외면하는 경향이 높고 또 불신도 첨가가 되고 전반적으로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고 대학신문도 어느 정도 위기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Q. 대학언론의 총체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언론도 역시 학교와 학생의 중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했을 때 사람들이 신문을 찾게 됩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고 또 학교의 정책적인 결정들을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학생들, 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하죠. 그런데 지금 대학언론이 수요자들의 필요를 파악하는 데에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하게 부족한 점도 있고 읽기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학생들의 경향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이 된 것 같습니다.

 

소통과 차별화가 필요한 대학원보

Q. 우리 대학 내 언론기구 중 하나로서 대학원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제가 신문방송국장을 할 때 대학원보와 대학주보의 통합을 시도했었어요. 왜냐하면 상당부분이 중복되기 때문에 괜히 자원낭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또 외국에도 대학원생들을 위한 신문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대학이란 전체적인 하나의 공동체,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소화를 하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 쪼개서 학부생을 위한 신문과 대학원생을 위한 신문을 구분하는 것이 조금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통합을 시도 해봤지만 이해집단들이 서로 각자의 목적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지금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원보>가 <대학주보>하고 좀 더 차별화를 한다면,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학교 소식은 학부와 관련되든 대학원과 관련되든 다 대학주보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원보가 지금보다 더 학술적인 논의를 하는 하나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나 학술·학문적인 주제를 선정해서 전문가의 단독 인터뷰, 토론회 등에 집중한다든지요. 그러면 대학원생들이 훨씬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신문을 찾아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Q. 앞서 소통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원생과 <대학원보>가 소통의 기본 바탕인 신뢰를 쌓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원생들에게 구독을 강제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원생 스스로가 대학원보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발할 수 있어야만 구독이 가능한 것이죠.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학부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원생들이 신문 읽기를 썩 내켜하는 것 같지 않고 신문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요. 결국 원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들 또는 학술적인 논의들, 최근 학문적인 경향 등을 파악하면서 대학원보를 만드는 제작진들이 스스로 변화해야하겠죠. 정말로 원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또 대학원 전공별로 학생들의 수요가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공별로 수요조사를 해야 될 필요는 있어요. 예를 들어 외국 유학을 나가는 원생들을 위해서 계속해서 끊임없이 외국 대학원들에 대해, 유학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대학원보에서 실어준다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순하게 맨날 일반 신문사들의 기자들이 하듯이 똑같은 관행처럼 해서는 안 돼요.

<대학원보>는 어떻게 보면 전문지 성격을 띠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종합일간지가 아니라 전문지적인 특성을 내려면 전문지가 어떻게 변신을 해야 하는가를 봐야죠. 예를 들어 섬유신문, 의학신문, 건축신문은 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에요. ‘대학원보’라고 하면 대학원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야죠. 일반적인 소식전달에는 한계가 있죠. 그런 건 <대학주보>가 할 수 있는 거예요. 분명한 역할분담이 있어야 합니다.

200-2-1

 

기본과 목적을 잊지 마라

 Q. 현재와 미래의 언론종사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기자가 될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지만 기자로서 우선은 정확한 보도가 생명입니다. 요즘 세월호 사건에서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말을 듣는 것도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소셜 미디어와 차별성을 두는 일반 신문기자들이라면 정확한 보도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예컨대 MBN의 ‘홍가혜 사건’처럼 보도자료 즉, 뉴스 릴리스(news release)에만 의존하며 확인절차를 전혀 안 해요. 그렇게 편하게 기자생활을 하는 거예요. 아무리 자기가 믿는 뉴스 소스고 정보원이라고 할지라도 어느 신문사 어느 방송사든 기자라고 한다면 사실을 검증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정확성이 매우 중요한 거예요. 그런 다음에 공정성 객관성을 중심으로 따져야지, 정확치도 않은 보도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중립적으로 보도할 수 있겠습니까? 또 요즘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정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보도가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거의 백 개 중에 열 개 미만일 수도 있어요. 신문기자 스스로도 아마 ‘과연 내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보도를 했느냐’고 물어본다면 섣불리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진 않을 겁니다. 물론 의식적으로 해서는 안 되지만 다양하게 무의식 속에서 자기의 어떤 이야기 거리가 뉴스로 채택됐다면 이미 거기서 자기의 색깔이 드러나는 겁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도 보면 뉴스를 너무 지나치게 한다고 봅니다. 뉴스를 하루 종일 하다보니까 시시콜콜한 뉴스거리가 안 되는 것까지도 자꾸 언론에 실으려는 경향이 있어요. 워낙 대형사건이고 또 굉장히 애달픈 사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언론이 거기에 너무 집중해서 시간과 지면을 너무 많이 할애하다보면 불필요한 정보까지도 자꾸 들어가게 됩니다. 결론은 언론계에 종사하는 모두가 쉽진 않겠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서 정확한 보도를 기반으로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Q.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원생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생은 공부하러 들어온 사람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혼날 수도 있겠지만, 한국 대학원생들은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쉽게 공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스로 대학원에 온 목적이 있는 것을 항상 잊지 말고 학문적인 연구를 충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학위를 하나 더 따러 들어오는 학생도 상당히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왜 대학원에 와서 공부를 해야 되는가’를 항상 잊지 말고 학문적인 탐구를 하는 데에 정진한다면 좀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원을 들어온 목적 즉 초심을 잊지 말자는 것, 그리고 자기가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국가나 사회, 민족을 위해 봉사하고 또 학문적인 진전을 통해서 사회 자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을 큰 목적으로 삼고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담·정리: 황성연 | betabori@khu.ac.kr

사 진: 박운호 | whpark@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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