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호 기획: 지식재산권]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쟁 양상과 우리의 대응방안

 

 

지난해 애플과 삼성 간 상품외장을 둘러싼 법적보호 공방은 IT관련업계의 큰 이슈였다. 미국은 1989년 상표법을 개정해 트럭의 독특한 외관디자인, 치어걸의 복장, 레스토랑의 메뉴를 지식재산권의 하나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보호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지식재산권의 정의와 중요성을 파악하고, 주요국 지식재산정책의 흐름을 통해 향후 나아갈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지식재산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지식재산이란 무엇인가.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지적 창작물에 관한 권리와 표지에 관한 권리를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는 이를 법률로 보호하며, ‘지식재산권’이라 한다. 지식재산은 크게 둘로 나뉜다. 바로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이다. 산업재산권은 특허권(발명), 디자인권, 상표권으로 산업발전에 관계한 권리이고, 저작권은 문화발전에 관계한 권리이다. 이는 곧 전통적인 지식재산의 범주이고, 경제사회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출현하는 신지식재산(동ㆍ식물의 신품종, 영업비밀 등) 역시 포함된다. 지식재산권은 일반적인 소유권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눈에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만질 수도 없다.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동일한 부분을 사용할 수도 있다. 때문에 모방하기 쉬운 권리이기도 하고, 누가 모방했는지를 알기 어려운 권리이기도 하다.

 

지식재산은 왜 중요한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지난 한 해 MS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관련 특허로 삼성, HTC 등의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받은 로열티 수익이 4억 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는 지식재산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지식재산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될 만하다. 새정부 들어‘창조경제’가 화두다. 창조경제는 인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과학, 문화의 결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모델이다. 때문에 창조경제시대에서도 이러한 지식재산의 가치와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192-03-1

글로벌 특허분쟁의 양상

 

최근 글로벌 지식재산분쟁이 한창이다. 지식재산분쟁도 여러 유형으로 나뉘나 글로벌 분쟁에는 특허권이 주를 이룬다. 그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이유에서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핵심 지식재산권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분쟁은 IT분야에서 활발하게 나타나며, 우리나라 기업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삼성 vs 애플 사건은 이를 잘 대변한다. 이 사건은 애플이 2011년 4월 15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방법원에 특허(7건), 디자인(3건), 트레이드 드레스(3건) 및 상표(8건)의 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으로 촉발되었다. 이에 삼성이 항소를 하면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를 포함하여 글로벌 소송으로 번졌다. 여기서 애플은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 관련 특허를 중심으로 소송을 전개 중이고, 삼성은 무선네트워크 지역에서의 다중 전송 서비스, 고속 데이터 전송방식, 터치방식의 디지털 문서전시 방법 등 통신관련 특허를 중심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여전히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치열한 소송전은 계속되고 있다. 비단 삼성과 애플만이 아니라 구글, 노키아, HTC 등 다수 기업이 스마트폰 관련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소송이 미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LED 분야의 선두 기업인 독일 오스람은 LG전자와 이노텍 등을 상대로 우리나라, 미국, 독일 등의 지역에서 특허소송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디지털 이미지 관련 특허를 1,000 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코닥은 삼성전자를 미국 ITC에 제소한 바 있다. 게다가 반도체 메모리(SDRM 및 RDRAM) 특허와 관련하여 2000년 램버스가 하이닉스를 상대로 낸 특허소송은 10년 이상 지속되다가 2011년에서야 하이닉스의 승소로 마무리되었다.

 

위의 사례들이 실제 특허를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기업들의 분쟁이라면, 특허를 실시하지 않고 로열티 수입만을 올리거나 소송을 통해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노리는 특허 전문관리기업(NPE)에 의한 소송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악의적 의미로 이를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NPE로는 인터디지털(InterDigital), 인터렉추얼벤처스(IntellectualVentures) 등이 있다. 일례로 인터디지털은 스마트폰 운영체제 관련 특허를 포함해 8,8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액은 2010년 기준 3억 9,450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NPE로부터 특허소송을 받은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이 51건으로 세계 7위, LG가 46건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2006~10년 기준).

 

주요국 지식재산정책의 흐름

 

세계 주요국들은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지식재산전략을 수립하고, 그 속에서 지식재산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큰 틀에서 살펴보면 미국은 세계 최초로 1980년대 친특허정책을 추진한 이래 국내적으로는 지식재산보호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고, 국외적으로는 자국의 지식재산권자의 권리가 효과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법집행의 전략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의 경우 유럽산업재산권전략(2008), 지식재산권 단일시장전략(2011)을 통해 유럽단일시장 내에서 공동체 법령을 통한 지식재산 보호체제를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역시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지식재산전략대강(2002)과 국가지식재산전략강요(2006)를 각각 수립하여 지식재산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요국들은 양자 간 무역협정(FTA)를 통해 자국의 강력한 지식재산보호제도를 상대국에 이식하는 정책을 취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상대국의 지식재산보호 정도를 자국의 보호수준까지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주요국들은 자국의 지식재산을 잘 보호받도록 하여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지식재산기본법(2011) 제정과 기본계획(2012) 등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현재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지식재산 분쟁에 휩싸여 있거나 그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글로벌 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하여 먼저 기업적 측면으로는 첫째, 무엇보다 강한 지식재산권을 창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잠재적 성장가능성이 높고 시장규모가 큰 신산업 영역 등에서 핵심특허를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R&D부분으로의 투자가 촉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권리범위가 크고 강력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전문가들의 참여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최근 글로벌 분쟁 영역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실정이다. 때문에 특허출원을 미국에 편중할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 EU 등 주요국에 대해서도 많은 특허권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특허분쟁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이나 타기업과의 크로스 라이센스(Cross Licence)를 통하여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특허분쟁에 대한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편 정부적 측면으로는 먼저 우리 기업이 원천 특허나 핵심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R&D 자금을 늘리고 그에 대한 효율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필수적으로 특허전문가를 투입하여 좋은 기술이 특허화되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부실한 특허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의 특허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중소기업이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기업이 도산할 우려가 있다. 소송기간이 길어지거나 아니면 특허침해를 이유로 금지청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글로벌 특허분쟁대응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특허분쟁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대응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 지식재산의 가치에 대해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누가 먼저 좋은 지식재산을 확보하여 활용하고, 또 보호하느냐가 그 국가 또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4위의 발명국가이며, 동시에 세계로 퍼져나가는 문화 콘텐츠(한류 확산) 창조국가이다. 그리고 여기에 지식재산이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지식재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가, 기업, 국민 모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전성태 / 한국지식재산연구원 IP법제연구팀장, 법학박사

* 그림설명및출처

– 그림: 주요국 간 글로벌 특허분쟁 지도

– 출처: Chipworks, Patent battles without frontiers, 2012, p.58.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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