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호 보도기획: 대학원 강의평가제도 점검] 반쪽짜리 강의평가

보도 • 일반
201호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4-08-06 02:05
조회
81


사물의 가치나 수준에 대해서 좋고 나쁨, 잘하고 못함, 옳고 그름의 말을 하는 것을 ‘평가(評價)’라고 한다. 예부터 인간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평가는 이뤄져 왔고 21세기 경쟁사회인 오늘날에는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나 항목들도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평가는 필수영역이며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사가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평가했다면 대학은 학생들이 교강사와 강의를 평가할 수 있는 강의평가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본교는 1994년 2학기부터 학부과정뿐만 아니라 대학원에도 동일하게 강의평가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학부와 차이가 있는 대학원의 생태학적 구조상 과연 학부와 똑같이 강의평가를 적용해도 되는가에 대해서 원생들의 우려가 종종 있었다. 이에 본보는 학사지원과와 대학원 행정실을 통해서 현행 대학원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들어보고, 이 제도에 대해 원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설문을 통해 점검해 보고자 한다.




강의평가 시행 현황




‘강의평가제도 시행지침’에 따르면 강의평가제도의 목적은 “교수들에게 강의방법 및 강의내용의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여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업성취도를 향상하며, 수시평가를 통해 수업 진행 중 수업 개선 자료로 활용하고, 정기평가 결과는 교수업적의 교육 영역 평가 자료로 활용”하는 데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시평가는 학기 중 평가로서 수업진단을 위해 학생이 수업운영에 대한 의견을 교강사에게 자율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제도이다. 수시평가 기간은 학기 개시 후 4주차부터 정기평가 개시 전까지 실시함을 원칙으로 하되, 대학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별도의 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정기평가는 학기 말에 실시하며, 학기말시험 개시 1주 전부터 약 3주간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 수시평가는 문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수강생이 개방형으로 기술하도록 하며, 정기평가는 지정문항(외국어항목, 평가자항목, 필수항목, 개방형질문으로 구분)에 따라 대학원별로 실시하되, 문항을 변경하여 실시 가능하다. 두 평가 모두 해당기간에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익명으로 진행된다.




수시평가 결과는 수업환경개선을 위한 교강사의 참고자료로만 활용된다. 이에 비해 정기평가 결과는 필수항목에 한해 교수업적평가 영역 중 교육영역의 평가, 비전임교원의 재임용 등의 자료로 활용되며, 개방형 질문에 대해서는 수시평가와 마찬가지로 해당 강좌 교강사의 수업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정기평가의 결과는 학생의 수강신청 시 강좌선택의 자료로 공개하고 있으며, 현재 대학원 홈페이지 ‘종합시간표’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강의평가 결과는 ‘우수교강사 표창 등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시행지침에 명시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강의평가 결과는 여러 부서에서 업무와 관련해 사용을 하고 있지만, 평가내용은 전적으로 교강사-수강생 간 의사소통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여가 이뤄지지 않는다.




강의평가제도는 전반적으로 교무처(학사지원과)에서 담당한다. 매 학기 학사지원과에서 강의평가 문항을 제공하며 대학원 행정실에 시행협조를 요청한다. 이에 대해 서울교정 대학원 행정실 김준현 실장은“대학원 강의평가 시행이 필수는 아니지만 반대로 시행하지 않을 이유 또한 전혀 없기 때문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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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좋은 대학원 강의평가, 하지만




앞서 살펴본 강의평가제도의 목적과 활용이 학사 및 행정업무에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원생들에게도 과연 도움이 되는 제도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기에 본보는 설문으로써 이를 알아보고자 했다. 설문은 이메일을 통해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8일간 진행됐으며,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총 3,301명의 원생 중 122명이 참여했다. 




먼저 ‘수업의 일환인 강의평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0.2%가‘예’라고 답했으며 9.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반면‘지난 1년 간 대학원 강의평가를 진행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1.6%가 ‘예’를, 48.4%가 ‘아니오’를 답해 전체 응답자의 대부분이 강의평가제도를 알고 있으면서도 절반에 가까운 수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진행하지 않은 이유로는 응답자의 22%가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고 답했다. 또한 학기 중간에 수시평가 기간이 있었음에도 응답자의 약 35%가‘신입생이라 아직 강의평가를 할 기회가 없었다’고 답해 적지 않은 신입생들이 수시평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평가를 시행하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5.9%가 ‘수업에 대한 원생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 및 반영하기 위해’라고 답했고, 31.2%가‘수업개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라고 답해, 강의평가 결과를 활용한 행정적인 업무보다는 수업 자체의 개선과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의평가를 통해 수업에 대한 원생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있는지는 해당 수업에 참여하는 교강사와 수강생만이 알 수 있어서 겉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다. 다만 ‘현재 시행되는 강의평가의 문제점’에 대해서 물어본 질문에 ‘의견이 반영될 것 같지 않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53.3%로 집계되어 아직 그 목적대로 학생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같은 질문에 ‘익명성이 보장될 것 같지 않다’와 ‘문항 구성이 너무 형식적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각각 30%가 넘어 현재 시행되는 강의평가제도의 한계가 드러났다. 실제로 한 응답자는 ‘수업을 2명이 듣는데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대학원이 가지고 있는 제도 중에 가장 형식적’이라고 답해 그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강의평가제도가 시행방법 면에 있어서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에 분명 좋은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색이 바래지게 된다. 




대학원별 특성에 맞는 강의평가가 이뤄져야




그렇다면 강의평가가 대학원에는 불필요한 제도일까?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제도이지만 원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대학원생에게 강의평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답한 사람이 59.8%를 차지해 과반수가 넘었다. ‘보통’을 제외한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를 답한 사람이 13.2%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응답자가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응답자는 이에 대해‘강의평가 시행자체는 수업의 질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수강신청시 이전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도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또 다른 응답자는 ‘좋은 취지고, 제도도 잘 갖춰있다’고 답했지만 ‘대학원이라는 특성 하에서 대학원 강의평가가 얼마만큼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다’라고도 했다. 이와 같이 원생들은 강의평가가 필요한 제도임은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로 인해 선뜻 강의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4년 간 강의평가 참여율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로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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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응답자들의 말을 빌려 ‘방해 요인’과 ‘대학원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부와 대학원은 엄연히 다른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집단이다. 심지어 대학원별 차이도 무시하지 못한다. 전혀 다를지도 모르는 집단에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결과를 도출해내려 한다면 엉뚱한 답이 나와 완전히 무의미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




2014학년도 1학기 정기 강의평가는 6월 2일부터 6월 26일까지 약 3주 동안 진행된다. 강의평가를 실시한 원생의 경우 미실시한 원생보다 2주가량 앞서 성적을 열람할 수 있다. 이는 강의평가를 시행한 이에게 주는 작은 배려겠지만 단순히 강의평가 참여율을 독려하기 위해 우선 성적 열람을 가능하도록 장치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는 ‘소수 수강인원’, ‘연구 중심’, ‘ 지도교수-제자 관계’등 다양한 환경을 가진 우리 원생들에게 최적화된 강의평가 방법이 도입되어 거부감과 의구심 없이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황성연 | betabori@khu.ac.kr
* 그림 설명 및 출처
 - 그림 1: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 그림 2: 최근 4년간 강의평가 참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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