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호 과학학술: 인삼사포닌의 생합성 원리] 인삼사포닌의 생합성 원리

본교 한방재료공학과 양덕춘 교수 연구팀이 인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의 생합성 원리를 밝혀, 진세노사이드의 대량 배양과 인삼 신품종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삼은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약리학적 효능을 일으키는 것이 진세노사이드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수집해온 세계 인삼의 유전자원과 유전정보소스를 기반으로 진세노사이드의 생합성 원리를 규명했다. 이에 본보에서는 인삼 사포닌의 생합성 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식물 이차대사산물의 중요성과 가치 식물 천연 제품은 중요한 의약품과 필수 영양 요소를 제공하며 수천 년 동안 인간 문명에 이용되었다. 최근 들어, 식물유래 활성물질들은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 사료 등에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산업 원료와 고부가가치 정밀 화학 물질로서 중요하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식물 이차대사산물의 구조적으로 광대한 다양성 때문에, 새로운 구조와 활성을 가진...

[212호 인문학술: 레비나스] 레비나스의 주체물음과 형이상학-척박한 세상에서 삶의 구원과 풍요로움을 찾다-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학’은 근대 서구 지식 담론의 출발점이었던 견고하고 단독적인 주체 이전에 고통받는 타자의 얼굴이 있음에 주목한다. 얼굴과의 마주침을 통해서만 비로소 주체 역시 가능하다고 말하는 레비나스의 철학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지식 담론의 영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레비나스의 윤리학이 어떠한 이론적 입장 위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하고 우리 사회와 학문의 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왜 그의 타자철학인가? 레비나스(Emmanuel Lévinas, 1906~1995)의 타자철학은 데카르트 이후 서구 근대철학의 전통을 차 지해 왔던 사유 중심적인 주체철학에 저항한다. 그에 따르면 서양철학의 역사는 사유의 체계성을 중시하면서 존재의 일반화와 관념주의를 초래했으며 이것으로부터 귀결된 지식의 추상성은 인간주체의 고유한 영역을 희석시키거나 비인간적인 폭력성을 불러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과 학살을 목격했던 그는 그런 철학적 비판의식을 갖고...

[212호 기획: 아동학대] 아동학대의 현주소

아동학대는 최근 많은 논란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이다. 뉴스, TV,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아동학대 피해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아동학대를 하나의 소재로 삼아 아동학대의 피해와 영향력에 대해 다뤄오고 있다. 현재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고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한 지 1년 남짓이 지난 지금 특례법이 가진 의미, 아동학대의 예방 등 아동학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심각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아동학대와 방임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 ‘청주 유치원 아동학대사건’,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렌터카를 몰며 자녀 4명에게 하루 한 끼만 먹인 20대 부부 사건’ 등...

[211호 인문학술: 사마천 『사기(史記)』] 역사의 혼 사마천, 『사기』는 인간학의 교과서요 우리 삶의 지침서다

B.C. 90년경에 완성된 중국의 역사서 『사기』는 동양 역사서의 근간이자 인간학의 보고(寶庫)로서 중국 사학사와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걸작이다. 특히 『사기』는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역사로 쓰여진 점이 매우 특이하다. 우리는 『사기』를 읽으며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매료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을 인생의 롤 모델로 삼기도 한다. 이에 본보는 사마천의 『사기』집필 과정에서부터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등을 통해 『사기』를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역사가의 붓이 세상을 밝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사가의 길을 간 사마천 3년 전 뜨거운 여름 나는 시안(西安)에서 2시간 반 쯤 거리인 사마천의 고향인 한청(韓城)에 있는 사마천의 사당에 들렀다. 이른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이었다. 20미터 이상은 됨직해 보이는 우뚝 솟은 사마천의 동상이 멀리 눈에 들어왔다....

[211호 과학학술: 인공광합성] 태양광으로 연료를 생산하다:인공광합성

인공광합성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선정한 미래유망기술 11선에 포함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기후변화와 자원문제에서 비롯된 문제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태양에너지를 연료로 변환하는 기술은 햇빛만 있다면 원하는 화합물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고, 미래 전망이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본보는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한 인공광합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2015년은 더웠다. 사계절을 자랑하던 대한민국도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점점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듯하다.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2015년이 더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국 국립해양 대기청에 따르면 2015년은 전 세계의 평균 기온이 높아졌고, 18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hottest year)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고 보니 몇 해 전“눈물”시리즈로 지구촌 곳곳의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인류와...

[211호 기획: 재특회] 대치하는 한일 양국의 내셔널리즘과 재특회

재특회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극우단체들은 아베정권이 들어서면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베정권의 집단자위권 법안 강제 통과로 인해 일본 사회 분위기가 극우적 경향에 대한 일정한 비판적 경향을 띠게 되었지만, 집단자위권 법안 자체가 일본의 전후 극우 움직임 속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흐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단순히 희망적인 것으로 단언하기도 어렵다. 이에 본보에서는 재특회로 대표되는 일본 극우 세력들이 집단자위권 법안 통과 이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전망은 어떠한지 전체적으로 조명해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재특회의 정식명칭은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이다. 재일코리안이 부당한 ‘재일특권’을 누리고 있으니 그것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그들이 지목한 재일특권은 꽤 여러 가지인데 가장 대표적인 ‘특권’으로 공격대상이 된 것은 ‘특별영주권’과 ‘생활보호/연금’ 수급이다. 특별영주권은 다른 외국인이 취득할 수...

[210호 기획: 성소수자] 성소수자가 마주한 혐오와 배제의 장벽

지난 9월 29일 유니세프, 국제보건기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국제노동기구를 비롯한 국제연합의 12개 기구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인터섹스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종식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모든 사람들은 폭력, 박해, 차별과 낙인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동등한 권리가 있다”로 시작하는 성명은 현재 대한민국 성소수자의 인권에 질문을 제기한다. 대한민국 성소수자의 인권은 존재하는가. 이에 본보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의 현재를 살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생겨난지 20년이 지났 다. 성소수자 관련 이슈와 투쟁이 간헐적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았지만, 공히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년 간 성 소수자들은 커밍아웃을 통해 성소수자를 친숙 하게 느끼는 대중의 저변을 넓혀왔다. 성소수 자 인권단체들은 홀로 고립된 성소수자들을 커뮤니티로 불러내어 사회적 낙인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힘을...

[210호 과학학술: 입자와 자연계] 입자와 자연계: 한없이 작고 가벼운 것과 우리 우주의 운명

지난 7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이 대형강입자가속기(LHC) 실험을 통해‘펜타쿼크(pentaquark)’라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 이는 물리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입증하지 못하다 이제야 성공을 거둔 것이다. 입자의 개념은 일상적으로 아주 작고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물체를 의미하지만 물리학에서는 공간상 한 점에 위치하도록 이상적으로 모형화된 실체를 가리킨다. 이에 본보는 입자를 기본으로 자연계를 이루는 물질과 표준모형, 끈이론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환원론적 물리학 100층이 넘는 건물을 세우고, 불과 열 시간 정도에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는 비행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인간이 물질세계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기술 수준에 대해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우리가 보고, 만져보고, 측정할 수 있는 자연계를 지배하는 기본적인 법칙에 대해 정량적이고 수학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물리학의 목표라고 할 수...

[210호 인문학술: 수사학] 수사학의 역사 속으로

정치 협상에서부터 일상 속의 광고, 대화까지 우리에게 소통은 늘 중요한 키워드이다. 소통, 설득, 논쟁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수사학이 작동하고 있다. ‘설득의 학문’으로 불리곤 하는 수사학은 역사 속에서 중요한 학문으로 평가되기도 했고 말의 교묘한 장식이나 기교로만 취급되기도 했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로 끊임없이 소통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범람의 시대에 수사학은 더욱 많은 영역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수사학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서양의 수사학 논의 전개와 한자문화권의 수사학을 살펴보고 수사학의 진정한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 법정에 선 코락스와 티시아스 이탈리아 반도 끝에 시실리 섬이 있다. 기원전 5세기에 그곳에는 시라쿠사라는 도시국가(polis)가 있었다. 독재하던 참주 트라쉬불로스가 물러나자 민주주의가 열렸다. 독재자의 폭정에서 시달렸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벌였다. 시민들은 법정에서 적으면 2백여...

[209호 과학학술: 머신러닝] 머신러닝: 미래 무한데이터 시대를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빅데이터의 무궁무진한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영향력이 큰 기술이기에 글로벌 IT기업들은 머신러닝에 대한 연구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본보는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 및 원리, 국내외 연구 진행과 머신러닝이 각광받는 이유 등을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머신러닝의 개념 및 원리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기계(machine, 컴퓨터, 로봇, 소프트웨어)가 경험(data)으로부터 시행착오를 통해서 프로그램(model)을 자동으로 학습(learning)을 함으로써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연구 분야이며 머신러닝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핵심 기술이다. 학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학습의 결과는 재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머신러닝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빅데이터로부터 자동으로 생성하는 일종의 자동프로그래밍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실세계의 대규모 데이터로부터...

[209호 기획: 가석방제도] 가석방제도의 이념과 실태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개전(改悛)의 정(情)이 현저한 때에 형기 만료 전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다. 이는 형 집행기간의 단축을 통해 수형자의 사회 복귀를 용이하게 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촉진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지난 8월,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사면과 가석방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본보는 가석방제도는 무엇이고, 한국사회의 가석방제도 운용 현황 및 방향, 전망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석방은 형기가 확정되어 징역이나 금고를 집행 받고 있는 수형자에 대하여 수용생활 중 행상이 양호하여 개전(改悛)의 정이 현저한 때에 무기징역·금고형의 경우 20년, 유기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집행하였다면 잔형기(殘刑期)의 집행을 면하게 해주는 제도이다. 법관은 범죄자가 자행한 불법의 크기에 비례하게 형을 선고한다. 다만, 범행 시 책임능력이나 죄의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자유의지가 충분히 작동되지 않았기...

[209호 인문학술: 신비주의] 신비주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

신비주의 개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오해와 논란의 대부분은 개념 형성 과정에서 겪었던 역사적 경험의 일부 측면이 과도하게 부각된 탓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신비주의 개념을 둘러싼 오해와 역사적 배경, 신비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핵심 요소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 고어 비달(G. Vidal)은 자신의 소설『율리아누스』에 서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Julian the Apostate)의 비범한 체 험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날이 질 무렵 나는 다시 태어나 동굴 밖으로 비틀거리 며 나왔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석양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빛에 의해 사로잡혔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어졌던 체험이 나에게도 주어졌다. 나는 일자(一者)를 보았다. 나는 태양에 흡수되었으며, 내 혈관에는 피가 아 니라 빛이...

[208호 과학학술: 복잡계] 복잡계의 과학

복잡계는 자연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구성 성분 간의 다양하고 유기적인 협동 현상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현상들의 집합체이다. 이 개념은 자연과학 분야를 넘어 사회학, 경제학과 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또한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연결망으로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복잡계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응용 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복잡계의 관점에서 벗어나 복잡계 개념이 시작된 물리학에서 바라보는 복잡계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기본입자의 분류와 그것들의 상호작용(the classification of elementary particles and their interactions)에 관한 연구로 1969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겔만 박사는 복잡계에 대한 연구가 미래에 가장 촉망 받는 분야라고 주장한다. 겔만 박사는 현재 미국 산타페연구소에서 복잡계에 대한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1999년 20세기를 보내며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꼽은 물리학의 10대 미해결 과제 중 하나(AIP Physics News Update 459, November 29),...

[208호 기획: 공소시효] 살인죄 공소시효에 관한 소고

범죄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종료될 경우 범죄자는 향후 처벌 가능성에서 벗어나게 되며, 수사기관은 수사를 더 이상 진척시킬 수 없다. 이에 대해 피해자의 가족들은 범인을 잡지 못해 계속 고통을 받는다. 최근,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었으며 이를 위한 법률안(일명 태완이법)이 발의되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공소시효제도의 존재 이유,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의 필요성 등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일명 ‘태완이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길 희망했던 지난 5월 20일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태완이법은1999년 5월 20일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골목길에서 누군가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한지 49일 만에 숨진 태완군(당시 6세)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게 될 위기에 처하자 발의(서영교 의원)된 법안이다. 이는 지난해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구법 15년)가 다가오면서 시효를 없애자는 여론 형성에 힘입은 바 크다. 이와 더불어...

[208호 인문학술2: 지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사회적 국가가 어쨌다구? 지젝의 공산주의론 비판

  공산주의 이외에는 어떠한 답도 답이 아니다?   지젝은 어떤 사상가인가? 분명한 것은 오늘날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학자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지젝은 라깡 정신분석을 바탕으로 헤겔(독일관념론 철학), 유대-기독교 전통, 맑스-레닌주의를 종합한 사상가라고 평가되었다. (지젝 애호가들 중에는 필자가 지젝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면서 지젝을 단순화시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지면이 많지 않으므로 단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지젝은 다양한 전통을 자신의 논의에 끌어들였지만 많은 지젝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이것들을 종합하는 데 결코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지젝은 중요한 사상적 전통을 종합했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바로 이것이 지젝의 진정한 능력이다!) 하지만 지젝의 사상 원용 방식은 지극히 자의적일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것들을 맑스-레닌주의적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종속시키고자 노력한...

[208호 인문학술1: 지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이데올로기의 구조를 폭로하다: 지젝에 대한 긍정적 평가

‘동유럽의 기적’이라 불리며 여러 번의 내한 강연으로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계적인 학자 지젝. 취업난과 빈부격차, 민주주의의 위기 등 21세기 ‘불안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젝의 사유는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가? 오늘날의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지젝의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제공하며 그 한계는 무엇인가? 이번 인문학술은 논지를 달리하는 대표적인 두 명의 국내 지젝 전문가 이택광, 홍준기 교수를 통해 지젝 사유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위기들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지젝의 ‘자기식 읽기’   최근 슬라보예 지젝의 작업은 ‘주체적 유물론’을 정립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물론에 대한 다양한 정의에서 빠져 있는 ‘주체’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는 것이 지금 설정하고 있는 과제인 셈인데,...

[207호 인문학술: 니체의 예술철학] 니체의 디오니소스적 예술철학 -니체, 비극 속에서 디오니소스적 그리스인을 발견하다-

니체는 근대 이후 현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 사상가로서 철학 외에도 문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정신적 자양분을 제공해왔다. 이렇게 영향력이 크기에 지금까지 니체가 저술한 책의 번역은 물론 학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니체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도 확산되었는데, 이는 니체의 전반적인 사상 체계를 이해하지 않은 채 단편적으로 혹은 표면적으로 니체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니체 철학의 방법론적 특성과 중심 개념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디오니소스’를 통해‘니체의 예술철학’에 한 발짝 색다르게 다가서 보자.   『비극의 탄생』과 초기 니체의 예술철학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는 선언(宣言)과 함께 허무주의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니체의 원래 직업이 철학자가 아니라 ‘고전문헌학자’였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나 비전공자들에게는 아직도 생경한 이야기이다. 니체가 출판한 첫...

[207호 과학학술: 사료와 안전한 축산물] 사료와 안전한 축산물

육류 소비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더욱 질 좋은 고기를 안심하고 먹기 위해 쇠고기, 돼지고기의 이력정보를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가축이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랐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지 않다. 가축체내에 남아있는 항생물질, 화학합성물질 등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음에도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사료의 축산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합사료 자급률, 사료의 오염원인, 오염 방지 대책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배합사료 산업은 지난 1960년대부터 40여 년 간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축산물 소비증가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여 배합사료 생산량이 약 1,800만 톤에 이르게 되었다. 축종별로는 양돈용 사료가 600만 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류 소비패턴에서...

[207호 기획: 보육] 보육정책의 추진과 앞으로의 방향

최근 무상보육의 재정위기와 연이은 보육시설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보육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육은 생산인구 확보와 직결되며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만족할만한 정책을 키우지 못해왔다. 이에 본보는 지금이야말로 보육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쓰고 경로변경 가능성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 하에, 한국 보육정책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보육정책의 추진 정부가 법적 근거를 두고 보육사업을 시작한지는 1961년부터이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보육사업은 1991년 영유아보육법 제정 이후부터 시작됐다. 1961년에는 아동복리법에 의거한 탁아사업으로 보육사업을 추진하였고 1982년에는 유아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탁아시설과 유치원을 새마을 유아원으로 통합하여 보호와 탁아를 동시에 담당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새마을 유아원이 당초에 기대하였던 성과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1989년에 잠시 다시 아동복지법에 의거한 탁아사업을 실시하다가 바로 1991년...

[206호 인문학술: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조망과 함의

경제학의 대전제는‘합리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경제학은 이로 인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반대로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의 대전제를 거부하면서 등장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반드시 인간이 비합리적 존재라는 것은 아니다. 주류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이를 증명하려고 한다. 이번 인문학술은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주류 경제학의 개념과 비교하여 살펴보고, 그 함의를 알아본다.   경제학의 역사에서 행동경제학의 위치   아담 스미스의『국부론』(1776)으로부터 시작된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과 정당화를 목표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한계효용학파와 케인즈에 대한 시장 위주의 해석을 결합시킨 신고전학파 경제학 (neoclassical economics)이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80년 초부터 신고전학파의 부근에서 비판적인 흐름이 생겨났다. 그것이 바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과 그것의 연장인 행동금융재무(behavioral finance)이다. 심리학자 카네만(D. Kahneman)과 트버스키(A. Tversky)에서...

[206호 기획: 전세난] 왜, 전세난은 계속되는가?

지난 몇 년간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전세 공급은 급감한 반면 전세 수요는 급증했다. 또한 전세가율 100%를 넘나드는 전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세난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이번 기획에서는 전세의 메커니즘과 최근 불거진 전세난 현상을 짚어보고, 정책적 함의를 모색해본다.     계속되는 전세난, 그 이면은?   전세난의 지속으로 주거약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 고통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전세가율이라 한다. 최근 전국의 전세가율은 70%를 넘어섰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일부지역에선 90%, 100%를 넘어선 곳도 있다.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집값보다 전세가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가능할까? 가능하다. 임대 형태로 전세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세는 임차인이...

[206호 과학학술] 나노융합기술의 현재와 미래

차세대 기술혁명으로서 나노융합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제조, 의약, 운송, 국방, 환경, 에너지, 바이오기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나노융합기술의 과거와 미래를 소개하고자 한다. 21세기 세계 과학기술계는 융합기술(Converged technolog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그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온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기술(CT)을 아울러 나노-바이오-정보-인지(NBIC)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융합기술이라는 용어는 미국과학재단이 주최한 2002년 ‘21세기 과학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통해 정식으로 알려졌으며, 21세기 첨단 기술의 발전이 NBIC의 활용여부에 달려있다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융합기술을 NBIC, 즉 NT, BT, IT, CT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일본과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일한 목표를 표방하는 강력한 흐름이...

[205호 과학학술: 다중인격] 다중인격은 존재하는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역사와 실체에 관하여-

소심하고 착한 남자의 인격과 거침없는 나쁜 남자의 인격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다중인격의 판타지는 정말로 존재할까? 최근 드라마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소재로 다루며 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대중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원인과 사례 그리고 치료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중매체에서 이상심리나 정신병리에 대한 관심사는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차츰 그 폭이 넓어지면서 최근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다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처럼 한 사람 안에 여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을 말하며, 그래서 이전에는 다중인격 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로 불려졌다. 그러나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해리성 정체감...

[205호 인문학술: 서발턴의 전략] 서발턴 개념의 한계와 연구 전략

탈식민주의 논의가 국내에 소개된 지 20여 년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인문학 분야에서 탈식민주의 논의는 그 이론적 실험과 적용에 있어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러나 그 성과가 이론적 유행에 편승한 것은 아닌지, 탈식민 주의 논의 자체가 비판적으로 제고되어 왔는지는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보에서는 특히 ‘서발턴(subaltern)’과 관련한 논의의 난점과 한계를 점검해 봄으로써, 탈식민주의 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의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서발턴과 포스트식민주의 포스트식민주의는 서양(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종속된 비서양(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경제적 불평등과 문화적 종속을 비판하는 문제설정이다. 여기서 문제설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포스트식민주의가 단일한 사상 체계나 실천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입장의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포스트식민주의는 기존의 반(反)식민지 해방운동을 계승하면서 사회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사회 정의 등 다양한 흐름과 연결되어...

[205호 기획: 증세] 증세 없는 복지를 둘러싼 증세 논란

작년 말과 연초,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등으로 세금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와 연결돼 사회 전반에 혼란을 주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모양새지만, 세금이 서민들의 피부에 직접 체감되는 문제인 만큼 사람들의 의구심을 모두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최근 간접세 인상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증세, 왜 지금 문제되나 1월 연말정산 시기를 전후로 세금이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때와 같은 분위기다. 세금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증세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대해 야당지도자의 비판과 대통령의 반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을 둘러싼 논란은 작년의 세법개정과 연말정산에 대한 시행령...

[204호 기획: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공무원 연금 개정, ‘ 누진 삭감 상한제’로 가자

지난 10월 27일, 새누리당은 공무원 연금 개정안을 발표하고, 다음날 158명 전원 명의로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매년 연금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여해야하므로 연금 개정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내놓았지만, 한편으로는‘더 내고 덜 받는’개정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본보는 공무원 연금 개정안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생산적인 대책마련의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공무원 연금 개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다. 연금 개정은 어떤 주제보다도 이해관계자들과 신중한 토론이 필요하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인수가 급증하면서 모든 연금 개정이 기존 연금 권리를 약화시키는 방향이어서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동의가 관건이다. 게다가 연금 개정은 한번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연속 개정’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에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시기마다 인구 구성, 재정 여건, 경제 전망 등을 종합 감안한 조정 작업이 요청된다. 연금 개정이...

[204호 과학학술: 가능성과 개연성] 불확실성을 다루는 수학, 확률론과 개연론

세상은 불확실하다.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현상을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불명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진단이 잘못되면 오히려 환자의 생명이나 건강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데,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수학으로 확률론과 개연론이 있다. 인공지능과 전문가시스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 수학의 응용이 확대되고 있다.   물이 가득 찬 물병 하나와 빈 물병 하나가 들어 있는 냉장고에서 물병 하나를 꺼내자. 꺼낸 물병에 물이 가득 차 있겠는가? 이 질문에 어떤 사람들은“가능성이 1/2 이다.”란 답을 할지 모르겠다. 이 답은 무슨 의미일까? P씨는 전날 밤 돼지가 새끼를 낳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행운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 복권을 샀다. “당첨될까?”그는 흥분을...

[204호 인문학술2: 페탱] 정의가 바스러진 세상에서 정의를 찾기

어떤 이는 말했다. “정당성을 잃은 정부, 그것은 강도 집단과 마찬가지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최악의 정부라고 해도, 정부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까? 매우 특별한 시대, 난폭한 현실에 짓눌려, 정의도 질서도 모조리 찌그러지고 바스러져 버린 세상을 살아간다고 할 때, 우리는 의문을 품게 된다. 또 한 가지가 있다. 그렇게 정의가 현실에 짓눌려 질식해 버린 시대를 살아간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는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자신의 긍지와 신념을 연료 삼아서 한 줄기 불꽃이 되었어야 할까? 아니면 현실은 현실이라고 말하고, 그 속에서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일(그것이 정말 최선인지 가늠해 줄 기준 따위는 없다. 어쨌든 정의가 바스러진 세상이니까)을 했어야 할까? 앙리 필리프 페탱(H. P. P´etain, 1856~1951)이라고 하는 사람의 선악을 판단하기 위해,...

[204호 인문학술1: 이완용] 이완용, 엘리트주의와 도구적 합리성의 결합

매국노는 사적인 이익을 탐해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을 뜻한다. 그렇다면 역사를 거쳐 간 매국노들은 왜 매국을 하게 됐을까? 이번 인문학술은 가서는 안될 길을 감으로써 지금도 부끄러운 이름으로 남아 있는 이완용과 페탱에 대해 추적해본다. 국가를 책임지는 한 개인의 잘못된 선택이 어떻게 국가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지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관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을사5적의 한사람, 정미7적의 우두머리, 그리고 1910년‘병합’조약을 협상하고 조인했던 이완용(1858~1926)을 우리는 ‘매국적’이라고 부른다. 팔 수 없는 것을 팔아 식민지배란 역사적 고통을 안겨줬던 그의 매국 행위는 사리사욕에 찌든, 도덕적으로 파탄난 인간성에 기인한다는 믿음이 이미 확고하게 형성되어 왔다. 그래서 그의 매국 행위의 원인을 기존의 믿음과 다르게 설명하려는 시도는 금기의 영역이 되어 버렸고, 다시 거론하려는 시도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매국행위를 이완용 개인의 도덕성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203호 기획: 담뱃값 인상] 담배가격 인상의 오해와 진실

지난 9월 11일, 정부는 10년 동안 동결됐던 담뱃값을 2015년 1월부터 2,000원 상승된 4,500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담뱃값 인상안’과 물가가 오를 때마다 담뱃값도 같이 올리겠다는 ‘담뱃값 물가 연동제’ 내용을 담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여론 사이에서는 찬반논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에서 담뱃값 인상안이 가지는 타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9월 추석연휴가 끝나고 정부에서 발표한 담배가격 2,000원 인상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논쟁거리였다.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신문지면과 TV를 통해 상당부분 다루어졌으며,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도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고는 담배가격 인상에 관련된 다양한 논의 중 학술적 접근을 통해 사실을 중심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한다는 정부의 개입은 정당한가?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사실...

[203호 과학학술 : 암흑물질] 암흑물질을 찾아서 -암흑물질의 증거와 그 중요성에 대하여-

인류의 오래된 호기심 중 하나는 우리 주변을 이루고 있는 물질의 근원에 관한 것이다. 2013년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표준모형은 완전히 검증되었지만, 이러한 물질들이 지구 주변을 넘어, 우리 은하 그리고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본고에서는 암흑물질이 존재한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이며, 우주의 진화에 어떤 역할을 하였고, 암흑물질을 찾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존재하는 관측 가능한 에너지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은하계에 분포하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다. 우주의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암흑물질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암흑물질에 대해 알아보고 그 증거 및 우주론적 의미를 살펴본다.   암흑물질 인류의 오래된 호기심 중 하나는 우리 주변을 이루고 있는 물질의...

[203호 인문학술2: 아나키스트(Anarchist)] 당신이 아는 것은 아나키즘이 아닐 수 있다!

    아나키즘에도 이론가들이 있는가? 데이비드 그레이버(D. Graeber, 1961~)는 『아나키스트 인류학에 관한 단상들』에서 유명한 이론가들이 없는 이유를 분석한다. 사실 아나키즘의 기본원리인 자조, 자발적인 결사, 상호부조는 인류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행위양식이다. 그래서 이 오래된 양식을 설명하기 위해 탁월한 이론가가 필요하지는 않다. 아나키스트들은 새로운 이론이나 교리보다 그것을 실현할 개인의 윤리, 사회관계에 관심을 쏟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는 방법으로 정체성을 증명하려 한다. 따라서 아나키스트들은 “회의를 진행할 때 무엇이 진정 민주적인 방식인가, 조직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도록 어디서 멈춰야 하는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또는 대항권력의 윤리학에 관해 논의”했다. 그럼에도 아나키즘 운동의 좌표를 잡은 사람들은 있었다. 물론 이 방향타 역시 어떤 지적 논쟁보다는 실천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사적 소유는 도둑질이고 국가는 폭력이다!  ...

[203호 인문학술1: 아나키즘(Anarchism)] 세월호 이후의 한국사회, 아나키즘은 어떤 질문을 던지나?

보통 아나키즘을 비현실적이거나 과격한 사상, 헛된 공상이라 여긴다. 물론 모든 이념이 그렇듯이 아나키즘에는 그런 요소도 숨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념이 현실 속에서 출현해 현실을 이끄는 힘이라면, 때로는 현실이 그런 요소들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아나키즘의 중요한 개념을 살피고, 아나키스트들이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어떤 이념을 품었는지 살펴봄으로써 그것이 현실을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나키즘은 지배를 거부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되지만 아나키즘은 국가만이 아니라 자본의 지배에도 단호히 맞섰다. 물론 근대국가와 자본주의의 폐해에 맞서고자 한 사상이 아나키즘만은 아니었다. 사회주의로 통칭되는 흐름도 그런 폐해에 맞서고자 했고 아나키스트들도 초기에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했다.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P. Kropotkin, 1842~1921)도『청년에게 고함』에서 사회주의라는 대의(大義)에 동참하라고 청년들에게 호소했다.   아나키즘이 사회주의와 다른 길을...

[202호 과학학술 : 증강현실] 증강현실에서 증강휴먼으로!

증강현실이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유기적으로 연동하고 3차원적으로 결합한 ‘확장된 현실’을 말한다. 최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증강현실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증강현실의 기본 개념과 정의, 증강현실 발전 방향으로서의 증강휴먼, 증강휴먼 핵심기술 및 응용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방에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방 안에서 생각과 몸짓만으로 3차원 콘텐츠를 현실 공간에 재현하고 손동작을 통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원하는 장면을 확대하거나 변형할 수 있다.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진 이 시나리오는 그 이후 다양한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더 이상 정보를 얻기 위해 키보드나 마우스로 검색하거나 결과를 컴퓨터 화면에 띄우지 않는다. 최근 증강현실 실현 기술의...

[202호 인문학술2: 두 명의 Simone] 윤리적 실존주의자, 시몬 드 보부아르

보부아르에 대한 최근까지 오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와의 파격적인 계약 결혼을 비롯해 화려했던 연애 경력, 그리고 전 세계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제2의 성』(1949)의 작가이자 여성해방운동의 선봉에 섰던 페미니즘 투사 등과 같은 예사롭지 않은 삶의 이력으로 인해,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의 사생활은 그녀가 죽음을 맞이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보부아르를 향한 관심이 지나치게 그녀의 사생활에만 집중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 결과 그녀가 평생에 걸쳐 발전시켜 온 실존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지닌 독창성을 무시한 채, 그녀의 사상을 단순히 사르트르 실존주의를 요약 또는 반복한 결과물, 그 이상의 것으로 보려하지 않는 경향이 최근까지 대세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보부아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호 인문학술1: 두 명의 Simone] 베이유의 삶과 철학

고대부터 철학은 주로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20세기에 들어 샬롯 퍼킨스 길먼, 에디트 슈타인, 한나 아렌트 등의 여성 철학자가 등장했지만 철학은 여전히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이에 본보에서는 프랑스 여성 철학자 중 ‘불꽃의 지성’ 시몬느 베이유와 ‘행동하는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를 선정해 그들의 삶과 사상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철학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확인하고자 한다.     20세기 프랑스에서 시몬느 베이유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여성이 두 명 있다. 한 명(Simone Veil, 1927~)은 우파 정치인으로서 데스탱(Valéry Giscard d’Estaing, 1926~)과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 1916~1996) 대통령 때 보건 장관을 지냈다. 미테랑 때는 사회당 대통령보다는 수상이 신–드골파 발라뒤르(Édouard Balladur, 1929~)라서 내각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고난은 신의 사랑 이 글에서 살펴보려는 베이유(Simone Weil,...

[202호 기획 :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협동조합(Cooperative)과 사회적 경제는 발명된 것이 아니다. 이는 18세기 중엽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한 대량실업, 생계비 증가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 왔다. 영국의 노동자들은 소비자협동조합을 결성하여 보다 좋은 것을 싸고 안전하게 구입하려 하였고, 프랑스인들은 불안정 고용과 노동 소외를 생산자협동조합을 통해 극복하려 했으며,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산업혁명이 뒤쳐졌던 독일은 자본이 필요한 사람들끼리 소액으로 돈을 모아 빌려주는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형태의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연대와 협력을 통해 경쟁을 넘어서려 했던 것이다. 협동조합은 자발적조직(Associations), 상호부조조직(Mutual),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포함하는 사회적경제로 확장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발전 OECD는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를 ‘국가와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으로, 사회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를 가진 조직들’이라고 정의한다....

[187호 과학학술: 인체인식 기술] 보안에서 출발한 인체인식기술, 문화용으로 꽃피우다

영화 리얼스틸(real steel), 아이로봇 등을 보셨나요? 이들 영화에서 로봇들은 사람을 인식하며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여 궂은일을 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인간처럼 동작하게 하는 모터제어, 자세제어 등의 기술뿐만 아니라 로봇 속의 컴퓨터가 인간의 얼굴, 목소리, 동작 등을 이해해야 인간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컴퓨터가 인체를 인식해야 할 텐데요. 그 인식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인체인식기술은 지문, 홍채, 얼굴, 목소리 등 사람의 신체정보 또는 걸음걸이, 서명 등 행동정보를 이용하여 사람을 인지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영상정보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신체정보로 인체를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을 다뤄봅니다. 먼저 보안용으로 개발되고 활용되기 시작한 인체인식기술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문인식기술  먼저 지문인식기술이 있습니다. 현재 디지털 도어락(Door Lock), 동사무소, 은행...

[201호 과학학술: 중시계 물리학] 중시계 물리학 – 상식과 비상식의 중간 지대

    일반적으로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고전역학’과‘양자역학’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 그것이 바로‘중시계 물리학’이다. 중시계는 대립되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겹쳐지는 구간을 일컫는다. 이에 본보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중시계 물리학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18세기 뉴턴(I. Newton, 1642~1727)과 라이프니츠(G. W. Leibniz, 1646~1716)가 세운 수학을 통한 사물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역학은 수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인류에게 심어 주었다. 이후 자연과학은 수학의 엄밀성을 바탕으로 이론을 진행해 나가면서도 인간의‘상식’에 어긋나는 일 없이 탄탄대로를 걸었다. 자연과학이 상식과 배치되기 시작한 것은 ‘빛’의 연구부터이다. 맥스웰(J. Maxwell, 1831~1879)은 1861년 필로소피컬 매거진(Philosophical Magazine)이라는 물리학 논문집에 “빛은 전기와 자기장의 횡파로 구성되어 있다”고...

[201호 인문학술2: 동북아 신화의 이해] 고구려의 주몽·유리신화

    ‘주몽의 혼인담’의 중층성으로 미루어 볼 때, 고구려 태조왕이 유리신화를 고구려신화에 편입시키면서 유리를 ‘주몽의 친아들’로 부각한 반면에 ‘주몽의 아들인 비류와 온조의 이야기’를 지웠을 것이고, 백제 쪽에서는 고구려를 계승한 시조 온조가 자신을 주몽의 아들로 설정하면서 자연스레 그 혼인담을 수용하였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건국신화 개관 우리의 건국신화 속 건국시조는 공통적으로 천상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 시조가 (1) 직접 하강한 존재인지, 아니면 (2) 지상에서 탄생한 존재인지 분명하게 구별된다. 먼저, ‘건국시조가 하늘에서 직접 하강하여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었다’는 내용의 신화(「직접 하강」형 신화)는 우리 건국신화의 원초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해모수신화와 환웅신화, 그리고 사로 육촌장설화를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지상에서 탄생한 건국시조’(「지상 탄생」형 신화)를 보면, 천상적 존재[부]와 지상적 존재[모]의 신성혼에 의하여 탄생하는 경우와 하강한 운반체에 의하여...

[201호 인문학술1: 동북아 신화의 이해] 시베리아 동북아 곰신화의 이해와 전망

    신화연구란? 신화연구는 과거 자연신화학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역사지리학적 연구 등 다양한 관점을 넘어 이젠 심리학, 언어철학, 포스트모더니즘적 철학 경향에까지 두루 적용되면서 여전히 화려한 변신과 신비적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과학문명이 발달할 만큼 발달한 오늘도 여전히 신화적 세계의 한 부분이라고 한 해석이 허용되고 있는 점을 보면 신화연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구 공존될 가능성이 예견된다. 신화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집착은 과연 어디에 그 목적이 있고 언제쯤 그 끝이보여지는 것일까? 신화는 결국 현세적 인간의 삶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즉 나와 동료와 사회 및 자연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설정해야 하는 과정이란 것이다. 많은 신화가 필요한 이유는 그 현재란 것이 서로 다른 시공간과 사건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많은 신화들이 서로 전혀 다른 얘기만하고 있지는 않다는...

[201호 기획: 1인가구] 혼자 사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혹시 그 사실 아세요? 지하철 2호선이 싱글벨트라는 점.” “싱글벨트, 뭐예요?” “서울의 지하철 2호선 노선 주변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그 지하철 노선을 싱글벨트라 불러요.” “아하.”(<그림 1>참조)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우리 사회의 캠페인이었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전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 보니‘혼자 사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시대로 이미 들어 와 있다. 결코 길지 않은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일어난 것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 30년 만에 열배 이상 증가하다 2013년, 한국사회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이다. 대한민국 전체 사람들의 인구특성과 주거현황 등을 조사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체가구 중 1인 가구는 23.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또한 24.4%에...

기획 | 미세먼지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 공해

— 필자 조영민 /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   — 본문 정 부는 수도권대기환경법을 수립하며,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애쓴 덕분에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지역의 미세먼지는 2013년 40㎍/m3을 밑도는 평균치를 기록하였으나, 여전히 OECD 국가 대비 평균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도 말에 한반도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가 여러 날 관측되었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이동해오면서 하루 평균 농도 기준치인 100㎍/m3을 넘어 300~400㎍/m3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중국발 대기오염인 직경(直徑) 10㎛ 이하인 미세먼지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2.5의 함유량이 70% 이상으로 그 위해도(危害度)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2015년부터 발효되는 초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을 하루 평균 50㎍/m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시내의 모습이다. ⓒnews.donga.com/3/all/20140117/60235771/1 미세먼지의 위해도(危害度)  ...

[200호 과학학술: 싱크홀] 싱크홀(Sinkhole), 자연현상인가 인재(人災)인가?

싱크홀(Sinkhole)은 본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덩이로 산과 들, 바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현상이지만 최근에는 도심지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커져 재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도심지의 무분별한 개발과 공사는 싱크홀 형성의 가능성을 높이므로 싱크홀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번 호에서는 ‘싱크홀’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고,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현상에 대한 재고의 기회를 갖고자 한다.   “2012년 2월 인천 시내 한 가운데 길이 10~40m, 깊이 20m 크기의 구멍이 발생하여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뉴스한국, 2012) “2014년 2월 미국 캔터기주 한 박물관에 깊이 9m의 거대한 구멍이 발생하여 전시중인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New York Times, 2014) 최근 몇 년 간 도심지 한복판에 원형의 커다란 구멍, 일명 싱크홀이...

[200호 인문학술2: 19세기 프랑스 문학]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L’homme aux semelles de vent)

들어가며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선구자 시인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 1854-1891)에 대해 언급할 때, 그의 문학 세계보다 먼저 그의 삶에서의 많은 일화와 더불어 반항과 방랑의 부단한 동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나이’, ‘나그네’, ‘행려 편집광자’, ‘자유의 불사조’ 그리고 ‘떠도는 유대인’이나 ‘혜성’ 등과 같은 별명들은 바로 시인의 반항과 방랑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랭보의 삶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반항과 방랑의 여러 모습들은 그의 시 세계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인 동적 이미지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이로 인해 다른 시인들에 비해 아주 짧은 문학 생애와 적은 작품들에도 불구하고 시인 랭보가 프랑스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랭보는 1854년 북프랑스 샤를르빌에서 태어났다. 유년...

[200호 인문학술1: 19세기 프랑스 문학] 프랑스 소설의 거인, 발자크

19세기 프랑스는 사회·정치사 측면에서 보면 격동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프랑스의 많은 정치적 변화는 비단 당대만이 아니라 후대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문학 또한 마찬가지로 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등장해 작품 활동을 함으로써 후대까지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본보에서는 19세기 프랑스 문학가 가운데 소설가와 시인 각 1명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호적부와 경쟁하겠다”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는 프랑스, 나아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창작력이 왕성했던 작가 중의 하나이다. 100편이 넘는 『인간극』의 장단편 소설들, 10여 편의 초기작, 100편의 『익살스런 이야기』, 그 외 수십 편의 부수적인 작품, 신문에 기고한 다수의 에세이… 거기에 많은 양의 서간집을 더하면 발자크라는 작가는 51세의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글을 쓰지 않고 보낸 시간이...

[200호 기획 : 개인정보 유출]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그 딜레마

지식정보화, 네트워크화, 디지털, 모바일 등으로 대표되는 21세기의 한국사회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참으로 기형적인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사상 최악의 국내 3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여 온 국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간의 다각적인 정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인정보 침해·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이에 관해 그 문제의 본질을 기존 시각과 사뭇 상이한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지난 1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 3사의 경영진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유출의 심각성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한국 국민들의 불안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월에는 검찰이 롯데카드에서 2013년 12월 2,600만 건, 농협(NH)카드에서 2012년 10~12월에 2,500만 건, 그리고 국민(KB)카드에서 2013년 6월에 5,300만 건이 각각 유출됐다고 발표하였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카드,...

[199호 문화비평: 대학 구조조정] 대학 구조조정과 산수의 정치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대학가에 비상령이 떨어졌다. 특히 지방대와 전문대는 가히 구조조정을 앞둔 기업의 분위기와 흡사한 ‘전운’마저 감돈다고 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 향후 9년간 대입정원 16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개혁’과‘특성화’란 허울 좋은 수사들이 동원되지만, 우리는 이 시대에 구조조정이 의미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기업에서건 대학에서건 그것은 곧‘인력감축’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학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인력감축과 학과통폐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대학원생 조교를 자르고, 저 대학에서는 취업률이 낮다며 인문·사회·예술계열 학과를 통폐합한다. 물론 갈등이 없진 않다. 경기대 학생들은 학과통폐합 계획에 반발해 총장실을 점거했고, 서일대 학생들은 연극과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산발적인 저항을 제외하면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 자체는 사회적인 합의를 얻고 있으며, 각 대학들도 적응과...

[199호 과학학술: 바이러스] 바이러스, 진화역사의 아웃사이더인가?

지난 1월 전북 지역에서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H5N8)가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충남, 전남, 경기, 경남, 최근 충북 음성군까지 AI 감염 확진을 받은 닭, 오리들이 대규모로 살처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 바이러스란 무엇이기에 감기바이러스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부터 A형독감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일까? 본보는 바이러스의 구조와 종류, 기원과 진화 등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바이러스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1981년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즉 에이즈의 병원체인 HIV의 발견은 그동안 천연두, 소아마비, 독감 등과 같이 전통적 바이러스 병원체에 익숙해 있던 대중들의 시선을 새로운 멤버의 출현 현장으로 집중시킨 대형 사건이었다. 그 전에도 다양한 신·변종 바이러스들의 출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위...

[199호 인문학술: 루머의 메커니즘] 퍼지지 않으면 루머가 아니다

퍼지지 않으면 루머가 아니다 –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루머와 확산의 메커니즘 –    우리 주변에는 음모이론에서부터 도시괴담, 더 나아가 증권가‘찌라시’까지 다양한 루머가 산재해 있다. 루머란 집단, 사건, 단체와 관련해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루머가 거짓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루머에 관심을 기울이고 궁금해 한다. 루머는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일까? 루머 확산의 메커니즘에 대해 ‘SIR 모델’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괴담’이다. 출처가 불분명하고 내용의 진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여러 사회적 피해를 유발한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아고라 논객 ‘미네르바’사건, 방사능 오염 수산물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해 미확인된 괴담이 유포되면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사회적...

[164호 학술기획2: 자본주의의 위기와 해법] 사회적 기업을 통한 공동체 자본주의의 실현

요약 오늘날의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맑스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의 시선은 어떻게 엇갈리며 어디에서 조우하는 것일까. 이번 호 학술기획은 서로 다른 이념적 지평을 가진 두 학자의 원고를 통해 자본주의의 한계와 대안을 고민한다. 첫째 원고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주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며,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시도한‘21세기 사회주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둘째 원고는 초기자본주의의 이타적 정신을 설명하며, 정직을 잃어버린 현 사회를 비판한다. 이어 사회적 기업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을 통해 그 이상을 제시한다.     뉴욕 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recession)를 넘어 공황(depression)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소위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붕괴가 전지구인들을 불행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소위 닷컴(.com) 기업들에 대한 과잉기대와 탐욕이 나스닥 버블의 붕괴를 일으키면서 발생했다....

[164호 학술기획1: 자본주의의 위기와 해법] 세계 대공황을 극복하는 맑스주의자들의 대안

요약 오늘날의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맑스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의 시선은 어떻게 엇갈리며 어디에서 조우하는 것일까. 이번 호 학술기획은 서로 다른 이념적 지평을 가진 두 학자의 원고를 통해 자본주의의 한계와 대안을 고민한다. 첫째 원고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주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며,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시도한‘21세기 사회주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둘째 원고는 초기자본주의의 이타적 정신을 설명하며, 정직을 잃어버린 현 사회를 비판한다. 이어 사회적 기업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을 통해 그 이상을 제시한다.   세계가 난리다.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시작된 경제공황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적자(嫡子)인 파생상품의 경로를 타고 전 세계로 공황을 전파시켰다.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더욱 많이 수용한 나라일수록 파생상품을 많이 사들였고, 결국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왔다. 유래 없는 공황 앞에서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던...

[198호 과학학술: 외계지적생명체 탐사(SETI)] 외계인을 찾는 과학연구

최근 종영한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외계지적생명체로 크게 화제된 바 있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영화나 소설에서 우주세계나 외계생명체를 꾸준히 주요 소재로 다루어 우주세계에 대한 관심과 욕망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에서 비롯한 실질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아니므로 다소 황당하고 막연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본보에서는 이번 칼럼 주제를 통해 실제로 외계지적생명체 존재를 탐색하는 과학계의 노력과 그 방법 및 가능성에 대해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어린이들에게 천문학에 대한 강연을 하면 강연의 주제가 무엇이든 관계없이 자주 들어오는 질문들이 있다. “UFO가정말 있나요?”, “ 다른 별에도 외계인이 살고 있을까요?” 어른들은 이런 질문들을 잘 하지 않는다. 강연 주제와 동떨어진 유치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너무 허황된 이야기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서인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198호 인문학술2: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식민지 근대화론의 일제강점기 재인식

식민지 근대화론의 등장 배경 내재적 발전론은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외부로부터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1980년대 말부터 경제학계 일부에서 제기된 식민지 근대화론이 바로 그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룬 경제발전, 그리고 1987년 이후 민주화의 진전에 1980년대 이후 냉전 체제의 붕괴와 그에 뒤이은 동구 사회주의권의 쇠퇴가 겹쳐지면서 한국사는 물론이고 인문·사회과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는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포함되었다. 식민사학의 극복을 내걸고 내재적 발전론이 등장했듯이 이번에는 내재적 발전론을 비판하는 새로운 경향이 등장한 것이다. 거기에 앞장선 것은 경제사학계의 안병직, 이영훈 등이었다. 안병직 등의 문제의식은 1960년대 이후 한국이 거둔 경제발전과 그에 대비되는 북한의 경제난에 비추어 사회주의의 역사적 실험은 실패했고 자본주의는 영원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198호 인문학술1: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사학 청산

  식민사학의 정체성론 해방 이후 한국사학계의 가장 큰 과제는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을 핵심으로 하는 일제 식민사학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식민사학자로는 후쿠다(福田德三)와 시가타(四方博)를 들 수 있다. 원래 일본 경제사 전공자인 후쿠다는 19세기 말에 이미 당시 한국사회를 1,000년 전의 일본과 비교될 정도로 낙후된 사회로 보고 더 나아가서는 자력으로 근대화할 수 없는 한국이 취할 길은 일본에 동화되어 일본의 힘으로 경제발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일제의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식민사학의 기반을 마련했다. 시가타는 이러한 후쿠다의 논리를 더 발전시켜 각종 통계수치를 내세워 한국은 자생적으로 근대화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정교화했다. 시가타에 따르면 개항 당시의 한국에는 자본축적도 없고 기업적 정신에 충만한 계급도 없고 대규모 생산을 담당할 기계도 기술도 없었다. 당시 한국에 있는 것은 단순한 농작물 생산자인 농민, 여가노동에 가까운 수공업자, 잉여 생산물 및...

[198호 기획: 미세먼지]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 공해

  정부는 수도권대기환경법을 수립하며,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애쓴 덕분에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지역의 미세먼지는 2013년 40㎍/m3을 밑도는 평균치를 기록하였으나, 여전히 OECD 국가 대비 평균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도 말에 한반도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가 여러 날 관측되었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이동해오면서 하루 평균 농도 기준치인 100㎍/m3을 넘어 300~400㎍/m3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중국발 대기오염인 직경(直徑) 10㎛ 이하인 미세먼지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2.5의 함유량이 70% 이상으로 그 위해도(危害度)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2015년부터 발효되는 초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을 하루 평균 50㎍/m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위해도(危害度) 호흡을 통하여 인체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와 폐에축적되면서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초미세먼지는 폐포 깊숙이까지 침투하여 심장질환이나 호흡곤란을 야기하고, 조기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177호 비평: 페르소나(Persona)] 가면의 이중성 – 『페르소나』

대립 너머의 이중성   이중성(double)은 대립이 아닌 ‘이면’을 지시한다. 두 개의 머리와 네 개의 팔, 네 개의 다리로 둥근 원을 이루어 빠른 속도로 굴러다녔던 인간을 두려워했던 제우스는 인간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인간을 둘로 나누게 된다. 회전하며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머리는 이제 자신이 볼 수 없는 뒤통수를 갖게 되고 인간은 볼 수 없어 위험에 노출된 ‘등’을 ‘뒤’로 한 채 걷게 된다. ‘하나’에서 ‘둘’을 만들어내는 ‘거세’(cutting)는 그러므로 다시 결합하면 온전하게 되는 대립쌍을 생성해내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성의 표지는 바깥이 아닌 안에 기입된다. 비가시적 형태로 이미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뒤’는 가시적인 대립물을 통해 결핍이 없는 하나로 다시 복귀하려는 시도를 불가능하게 한다. 사랑은 볼 수 없어 알 수 없는 ‘뒤’ 즉...

[197호 과학학술: 힉스입자] 힉스 입자를 찾아서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의 의미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신의 입자, ‘힉스’의 존재가 결국 확인됐다. 힉스 입자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시한 영국 에든버러대학 피터 힉스 교수와 브뤼셀자유대학 프랑수아 엥글레르 교수가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이에 이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하고 우주 생성의 비밀을 밝혀낼 단서가 되는 힉스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고, 힉스 입자를 발견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본다.   지난 10월 8일, 왕립 스웨덴 과학 아카데미는 영국의 피터 힉스(Peter Ware Higgs)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엥글레르 (FranÇois Englert)를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 이유는 “아원자 입자의 질량의 근원을 인간이 이해하게 해주고, 최근에 CERN의 LHC에서 ATLAS와 CMS 실험팀이 그들이 예측한 기본입자를 발견함으로써 확인된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발견한 공로”였다. 여기서 말하는 ‘그들이 예측한 기본입자’가 바로 피터 힉스 의 이름을 딴...

[197호 인문학술 2: 타자와 공동체] 사르트르와 증여-익명의 증여를 위해

증여의 의무   ‘증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프랑스 민족지학의 아버지’ 로 불리는 모스의 『증여론』(1923~1924)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는 그 당시 자본주의에 편승해 ‘경제적 동물’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 대안의 일환으로 고대사회에서 행해졌던 증여를 고찰하게 된다. 그 결과 가『증여론』이다. 하지만 그는 처음 의도와는 달리 이 연구로 인해 절망에 사로잡혔다. 그 이유는 증여에 포함된 세 가지 의무에 있다. 증여에는 ‘주어야 하는 의무’, ‘받아야 하는 의무’, ‘갚아야 하는 의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모스의 주장이다. 첫 번째 의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하우(hau)’개념에 의지한다. 하우는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들어있다고 여겨지는 ‘영(괈)’으로, 원래 있었던 곳으로 되돌아가려 하고 또 이를 방해하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한 사람이 물건들을 지나치게 많이...

[197호 인문학술1: 타자와 공동체] 공동체는 어디에 있는가-블랑쇼와 낭시의 공동체론

90년대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거대담론이 사라진 지적담론의 영역에서 ‘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들어설 자리는 급격히 축소 되어 왔다. 그러나 ‘미시담론’에 편향돼 왔던 그간의 흐름들은 ‘다른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블랑쇼와 낭시의 공동체론과 사르트르의 ‘익명의 증여’개념은 타자를 공동체 속에서 사유하는 새로운 인식의 단초를 제 공해줄 것이다. 왜 공동체인가 1848년 마르크스·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부르주아의 지배에 저항하는 혁명의 파도에 ‘공산주의(communism)’ 라는 명칭을 부여한 이래 공산주의는 피착취, 피억압 계급의 해방을 가져올 자본주의의 유일무이한 대안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공산주의 이념에 의해 통치된 20세기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보여준 것은 결코 혁명도, 해방도 아니었다. 20세기의 공산주의는 러시아혁명 직후의 짧은 시기를 제외하곤 전체주의, 즉 권력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였다.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는 히틀러의 나치즘이 대중의 압도적인...

[197호 기획: 기본소득] 기본소득 운동의 흐름과 쟁점

기본소득은 ‘재산, 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기초적인 생활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정신에서 나온 개념으로 최근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의 법적 도입을 위한 국민발의안이 제출되어, 국내 학계와 진보 진영 안에서도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기본소득 운동의 전개상황을 살펴보고, 기본소득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삶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본소득이란   기본소득은 자격심사 없이 모두에게(보편성), 개별적으로(개별성), 대가 없이(무조건성) 지급되는 소득이다. 노인수당이나 아동수당도 위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부분적인 기본소득 으로 간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무상급식과 같이 현물로 지급되는 것도 기본소득에 포함시킬 수 있다. 기본소득은 토머스 페인의 사상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하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을 했 든 안 했든 똑같이 1데나리온을 주는 예수의 포도원 비유에서도 그 뿌리를...

[196호 과학학술: 우울증] 우울증은 무엇일까

요즘 주변에서 우울함과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한두 번씩은 자신이 우울증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렇게 우울증은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인데, 우울증에 대한 편견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미루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의학적 견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울증의 의미 요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憂鬱症)’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우울증의 정확한 의미는 ‘우울장애(憂鬱障碍, depressive disorder)’이다. 의학교과서에 나오는 우울증(우울장애)의 정의에 의하면, 우울증이란 기분의 저하 또는 흥미의 상실을 특징으로 하는 기분장애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사고, 행동, 수면, 식욕 등 여러 가지 정신 기능과 신체 기능에 포괄적인 장애를 수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196호 인문학술2: 긍정변증법, 부정변증법] 부정변증법 ― 비판과 구제의 길

현실적으로, 부정적인 것은 한 번에 부정되지 않는다. 부정적인 것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극복되어야 한다. 끝없는 부정의 과정만이 고통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다. 긍정주의는 약탈자의 이데올로기다  행복주의의 다른 이름인 긍정주의라는 기이한 마취제가 허가받은 마약처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웃으면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로 이름을 날린 대표적인 전(도)사들이 하나 둘씩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지만 척박한 거리엔 여전히 새로운 마약 거래상들로 넘쳐난다. 웃을 일이 줄어들수록 웃음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역설이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긍정주의는 어떤 것이 진리이거나 정의라서, 혹은 아름답기 때문에 긍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든 긍정하면 진리와 정의가 되고, 또 아름다워진다는 마법의 방망이, 곧 마약과 마취제를 함께 투여하라는 처방전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주의는 긍정적인 것을 긍정하라는 의사의 처방전이 아니라, 부정적인 것을...

[196호 인문학술1: 긍정변증법, 부정변증법] ‘그림자 없는 인간’의 사회 ― 긍정의 문화와 그 역설

우리 시대의 긍정성은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할 하나의 지표가 됐다. 하지만, 자신의 본래 감정을 배제한 채 결핍을 가리기 위한도구로 ‘긍정성’을 이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두 편의 원고를 통해 긍정성이 부각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논의들이 철학적 맥락에서는 어떻게 사유돼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유재석’은 무엇의 이름인가  우리 시대에 ‘긍정적’(positive)이라는 형용사는 사람의 성격을 지칭하는 많은 단어들 중에서도 최상의 찬사로 쓰인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표현은 클리셰지만, 동시에 그만큼 한국사회가 중요하게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소개팅에서든, 학교에서든, 기업의 면접장에서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사람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한국에서 ‘현실’이라는 말이 가지는 엄청난 중량감을 떠올려 볼 때,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시선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196호 기획 : 집단지성] 집단지성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집단지성의 개념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집단지성이 전문가나 지식인의 지식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으로 논의되어 온 이 시점에서, 집단지성 개념이 함축하는 의미와 문제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집단지성을 마치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도구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것도, 공무원들이 더 자기희생적이고 합리적이 되는 것도, 기업이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이 되는 것도, 학생들이 더 창의적이 되는 것도 모두 집단지성을 이용하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처럼 집단지성이 경쟁사회의 사람들을 옥죄기 위한 그럴듯한 말로 전락한 상황에서 집단지성 개념이 함축하는 의미와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지성이 발현되려면 모든 참가자의 의견이 동등하게...

[195호 인문학술] 한국사회의 감정노동 바로 알기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호칭이 무엇일까? 아마도“고객님”일 것이다. 쇼핑을 할 때, 각종상담전화나 안내전화를 받을 때, 고장난 물건을 수리하러 A/S 센터를 방문할 때, 은행 업무를 볼 때, 구청이나 지하철역에서도 우리는‘고객님’이 된다. 심지어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는 TV 홈쇼핑에서도 우리는‘고객님’이다. 그렇게 우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고객님’이 되어 우리를‘고객님’으로 부르는 사람들로부터 극존칭을 들으며 왕 대접을 받는 사이 한국사회에서는 우리를‘고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감정노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이 한국사회에 알려지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소개된 이후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파장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감정노동이 이루어지는 영역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음을 반영한다. 감정노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산업 부문의 비중만 보더라도 서비스산업 종사자가 총 취업자의 약 70%에 이를 정도로 확대된...

[195호 기획] 한국의 안전문화

  올 여름 노량진 상수도 건설현장에서 7명의 근로자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여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사고들은 국민의 안전의식과 그 의식의 산물인 안전문화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의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안전문화와 선진국의 상황, 우리의 안전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안전문화보다 예방문화 안전문화(Safety culture)라는 용어는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의 사고조사보고서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보고서에서는 보다 나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그 수단으로써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문화’라는 단어는 매우 포괄적이어서 언어로서의 기능이 제한적이다. 하이데거의 ‘언어는 존재의 방’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인간은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 이외의 현상이나 존재를 알...

[194호 과학학술: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

최근 기후변화는 지구 규모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학 잡지나 전문 서적에서 다루어질 법한 이야기를 정부 및 세계 지도자들, 더 나아가 유엔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알려진 기후변화를 둘러싼 관련 사실들과 증거들을 보면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점들이 많은데, 기후변화는 단순히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여러 주제들이 서로 맞물려 전체를 형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주제들을 풀어내고 사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작업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핵심이 되는 논의 몇 가지를 통해 기후변화로서 지구온난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날씨와 기후 그리고 기후시스템   날씨는 어떤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의 대기 상태를 의미하고, 계속적으로 변화하며 때때로 시간마다 또는 날마다 변화한다. 기후는 이러한 날씨의 통계적인 특성으로 어떤...

[194호 인문학술2: 숭례문 복원] 숭례문이 입지한 장소가 갖는 지리학적 의미

지난 5월 4일, 숭례문이 활짝 열렸다. 안타까운 방화사건으로 성문이 무너져 내린지 5년 3개월만이다. 숭례문 화재가 발생했던 2008년 2월 10일, 처음에는 성문에 불이 붙지 않고 여러 대의 소방차가 물을 뿜어댔기 때문에 사람들은 연기가 곧 멈출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면서 연기는 거대한 불기둥으로 변했고, 결국 숭례문은 무너져 내렸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도 견뎌왔던 숭례문이었 건만, 그렇게 한순간에 폭삭 주저앉아 버렸던 것이다. 그랬던 숭례문이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이나 하듯, 태연하게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숭례문을 지켜내지 못한 우리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의젓한 위용으로 우리 품에 다시 돌아왔다.   조선의 도읍지 한양, 성곽도시로 건설되다   대숭례문 복구에서 반가운 소식 중 하나는 성문 양옆의 성벽을 새롭게 복원한 일이다. 서쪽으로 16미터, 동쪽으로 53미터까지 성벽을...

[194호 인문학술1: 숭례문 복원] 숭례문의 문화재적 가치와 복구 과정에 대하여

지난 5월 4일, 화재로 훼손됐던 숭례문이 5년 3개월의 복구과정 끝에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보1호 문화재의 훼손은 국민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지만,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잊혀지고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들을 새로이 발굴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이에 본보에서는 두 편의 원고를 통해 숭례문 복구의 문화사적 의미와 복구과정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의 장을 마련하고 더불어 숭례문 자체의 인문지리학적 의미까지 확장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복구와 복원   흔히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잘못 사용하는 단어가 ‘복구(復舊)’와 ‘복원(復元, 復原)’이다. ‘복구’는 ‘옛 모습으로 되돌린다’는 뜻이다. 시간 기준은 다양하지만, 기본 뼈대가 있는 상태에서 훼손된 부분을 보완하여 훼손 전으로 되돌림을 뜻한다. ‘복원’은 그 모습이나 터가 없어져 흔적을 알 수 없는 것을 되살리는 것이다. 가령 예를...

[194호 기획: 통화정책] 양적완화, 환율정책, 그리고 글로벌 과잉 유동성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이어지면서 길고 긴 세계 경기 침체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기 초기부터 주요 선진국은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침체를 완화하려고 노력해 왔다. 언론 지상에 연일 등장하고 있는 양적완화, 글로벌 유동성확대, 환율전쟁과 같은 경제용어는 이러한 국제 경제 배경하의 통화정책이라는 하나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의 실상   먼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unconventional 또는 untraditional monetary policy)의 일환으로, 정책금리가 실질적인 제로(0) 금리 상태에 다다라 정상적인 금리 조정을 통한 통화정책의 여력이 사라진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자산 매입을 통해 실물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을 의미한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부터 실질적인 제로(0) 금리 상태에 다다른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 중앙은행은 국채와 민간채권, 모기지...

[193호 기획2: 연구윤리] 바람직한 연구윤리 정립을 위하여

남순건 대학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바른 연구윤리 정립을 위한 학교 측의 구상을 들어봤다. 낮은 의식수준으로 무너진 연구윤리 Q. 최근 각계 공인들의 논문표절이 문제화되면서 연구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먼저 연구자들이 연구윤리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 즉 의식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단돈 만 원일지라도 그것을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듯, 타인의 글을 허락이나 적합한 절차 없이 사용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인의 지식재산을 도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듯합니다. 이와 맞물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역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정확한 논문작성법을 알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끝으로 일부이지만 소위 ‘공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이 대학원을 다니며 진정성 있는 연구 활동을 하지...

[193호 기획1: 연구윤리] 연구윤리, 어디쯤 와 있는가

2012년 5월 8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Antioxidants & Redox Signaling(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 Impact factor 8.456, 이하 ARS)의 편집장, Chandan Sen에게 한 통의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이 메일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강수경 교수가 교신저자로 출판된 14개 논문들의 데이터들을 비교하여, 데이터들이 날조되어 수차례 재활용되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편집장은 해당 교신저자에게 24시간 내에 이러한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논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 교수는 ARS에 게재된 논문 2편과 투고 중이던 논문 2편을 자진 철회했다. 이러한 사태를 접수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는 내·외부 관련전문가들로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 끝에 ‘고의적 조작’이라는 결론을 내고, 지난 2013년 3월 징계위원회를 통해 이러한 연구부정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권고하였다. 현재까지 이와 같은 논문 조작을 이유로 서울대 교수가 해임 된 것은 2006년 황우석 교수...

[193호 과학학술: 결핵] 결핵 바로 알기

결핵은 대부분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가에 몰려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후진국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수준의 향상과 사회경제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감염병으로 남아 있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 결핵환자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나쁜 영양 상태가한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이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만성 감염병‘결핵’에 대해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를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3월 24일은‘제31회 세계 결핵의 날’이자 ‘제3회 결핵예방의 날’이었다. 결핵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1년「결핵예방법」제4조에 따라 제정된 ‘결핵예방의 날’은 현재 정부 주도로 기념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결핵예방의 날’기념행사는 국민들에게 결핵의 심각성을 알리고, 결핵예방을 생활화하자는 결의를 담은 “STOP TB in My Lifetime, 결핵예방은 생활이다!”라는 슬로건으로 2013년 홍보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3월 24일이...

[193호 인문학술: 벤야민의 도시인문학] 발터 벤야민의 메트로-맑스주의

도시적인 분위기 대도시(메트로폴리스)에 대한 벤야민의 역사유물론적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베를린-나폴리-모스크바-파리로 이어지는 벤야민의 삶의 궤적을 살펴야 한다. 그의 일생은 실상 이 도시들을 선분으로 연결한 성좌였다. 대도시에 대한 벤야민의 지적 관심은 1913년 그가 프리드리히 빌헬름 왕립 대학에서 ‘대도시와 정신적 삶’에 관한 게오르그 짐멜의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그는 블로흐, 숄렘, 루카치 등을 만났다. 대도시에 관한 벤야민의 탁월한 감각은 짐멜에게서 발원한 것이었고, 훗날 그 물줄기는 ‘상품’과 ‘군중’을 중심으로 거대한 폐허가 되어버린‘파리’를 분석하는 데까지 확장되었다. 도시체험의 고유성을 ‘충격’에서 찾는 짐멜의 사유는 벤야민을 거쳐 보들레르의 ‘충격’, ‘상실’과 연결된다. 한편 그는 1924년에는 독일에 불어 닥친 경제위기를 피해 탈출한 나폴리의 카프리 섬에서 동지이자 연인인 아샤 라시스를 만났고, 다공성(porosity), 즉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확연하게 구분된 근대적 도시의 삶과는 다른 지중해적인 무경계성을 목격했다. 1926년...

[192호 과학학술: 규제과학] 규제과학(Regulatory Science)

‘규제과학’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는 ‘정책’과 ‘과학’ 양쪽 모두에 걸쳐있는 과거에는 없었던 독특한 종류의 과학을 뜻한다. 정책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정책 입안자와,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서로 독립된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규제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기 위한 혼종적인 영역에 존재하게 된다. 특히 유전자변형식품, 광우병 등의 최근 이슈들은 규제과학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저선량 방사능 노출의 안전성 논란, 화학물질의 독성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진실공방, 한국 은나노제품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그에 따른 일련의 사건들,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안전성을 둘러싼 유럽연합과 미국의 지리한 다툼, 그리고 각기 다른 맥락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과 관련해 일어난 대중적 시위들은 모두 현대 한국 사회의 풍경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모습들이다. 도대체 확고한 과학적 사실을 두고 왜 그렇게 많은 사회정치적 논쟁과 논란들이 벌어지는지가 궁금하다면,...

[192호 인문학술2: 메를로-퐁티] ‘몸담은’ 인간과 ‘몸담은’ 세계

구체성의 철학으로: 메를로-퐁티와 사르트르   메를로-퐁티는 종종 사르트르와 함께 이야기된다. 그는 사르트르와 더불어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로 이해된다. 또한 그는 사르트르와 정치·사회적 활동을 함께 한 프랑스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 메를로 퐁티는 독일 점령 시기인 1941년, 사르트르와 함께 <사회주의와 자유>라는 레지스탕스(저항)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다. 또한 1945년에는 사르트르와 함께 <현대>라는 잡지를 공동 창간하여 정치·사회적 문제들을 발언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후 메를로-퐁티는 정치적으로 사르트르와는 다른 입장을 취한다. 두 사람이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게 된 계기는 한국전쟁이었다. 사르트르가 한국전에 대해 좌파의 견해를 따른다면, 메를로-퐁티는 한국전에 대한 구소련의 태도를 비판한다. 결국 메를로-퐁티는 1952년 사르트르와 공동 창간한 <현대>지를 떠나고 사르트르와 결별한다. 메를로-퐁티는 철학적으로도 사르트르와 다른 입장을 취한다. 메를로-퐁티는 자신의 철학에 ‘실존주의(existentialism)’라는 이름을 붙이기를 싫어한다. 사실 1940년대 중·후반부터 실존주의라는...

[192호 인문학술1: 장 폴 사르트르] 사르트르, 존재와 현존의 변증법

현상, 즉 의식에 주어진 대상에 대해 말하는 것은 곧 그 대상의 존재 방식을 기술하는 일과 동일하다. 대상은 의식에 주어지는 방식대로 존재하므로 현상을 제대로 기술한다면, 우리는 대상의 참다운 존재 양식을 가능케 하는 대상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상에 대한 관점은 학자들마다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사르트르와 메를로-퐁티의 관점이 그러하다. 이에 현상학에 대한 두 학자의 관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르트르, 그는 누구인가   1905년이 태어난 사르트르는 1980년 4월 16일에 사망한다. 그리고 사흘 뒤 그의 장례식이 납빛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몽파르나스와 생제르맹 거리는 5만 명으로 추산되 는 대부분 젊은이들인 애도 인파로 넘쳐났다. 도대체 사르트르는 누구였기에 이 정도인가? 그의 사후 20년이 흐른 뒤,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사르트르의 평전을 출간하면서 『사르트르의 세기』라는...

[192호 기획: 지식재산권]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쟁 양상과 우리의 대응방안

    지난해 애플과 삼성 간 상품외장을 둘러싼 법적보호 공방은 IT관련업계의 큰 이슈였다. 미국은 1989년 상표법을 개정해 트럭의 독특한 외관디자인, 치어걸의 복장, 레스토랑의 메뉴를 지식재산권의 하나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보호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지식재산권의 정의와 중요성을 파악하고, 주요국 지식재산정책의 흐름을 통해 향후 나아갈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지식재산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지식재산이란 무엇인가.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지적 창작물에 관한 권리와 표지에 관한 권리를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는 이를 법률로 보호하며, ‘지식재산권’이라 한다. 지식재산은 크게 둘로 나뉜다. 바로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이다. 산업재산권은 특허권(발명), 디자인권, 상표권으로 산업발전에 관계한 권리이고, 저작권은 문화발전에 관계한 권리이다. 이는 곧 전통적인 지식재산의 범주이고, 경제사회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출현하는 신지식재산(동ㆍ식물의 신품종,...

[191호 과학학술] 알레르기 질환과 한의학

많은 사람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만 봄철이면 만개하는 꽃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꽃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비단 꽃뿐 아니라 우유, 땅콩, 진드기, 집먼지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알레르기는 ‘개인 맞춤형’질환이다. 사람 체질마다 알레르기 유발인자가 조금씩 다른데, 최근 한의학에선 이를 인체의 정기(正氣)와 관련지어 다스리려고 한다. 친숙하지만 낯선 알레르기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얻고, 더 나아가 한의학과의 관계까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적으로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이 급속하게 증가되고 있다. 국회 보도자료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의 진료환자 수가 2010년에는 879만 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고, 봄과 가을 등 환절기뿐 아니라 일 년 내내 고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질환이 증가되는 이유를 생활환경의 서구화, 즉...

[191호 인문학술:판단과 의사결정]결정의 조건과 근거

  인간은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일까? 이는 심리학의 오랜 관심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과연 심리학만이 인간의 판단과 결정을 연구하는 학문일까? 당연히 아니다. 심리학의 역사는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 비해 매우 짧은 것이며 따라서 심리학 이전에도 많은 학문 분야에서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을 연구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경제학이다. 비록 재화와 용역같은 경제적 대상을 중심으로 한 판단과 의사결정 연구이지만 인간이 어떤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에 대해 관심을 모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경제학은 또 다른 심리학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에서 보는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경제학과 심리학이 역사적으로 조금 다른 관점에서 출발을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합리성(rationality)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191호 기획] 반려동물등록제에 관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과 그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등록, 관리함으로써 동물을 잃어버린 경우 신속하게 주인을 찾아주고, 동물소유자의 책임의식을 높여 동물 유기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동물등록제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려동물등록 수단인 마이크로칩이나 인식표 등을 설치할 시 발생하는 비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칩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전국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반려동물등록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고, 제도의 장ㆍ단점, 반려동물의 법적지위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 인간은 약 50만 년 전부터 동물을 가축화하기 시작하여 가축을 노동력으로 사용하고, 필요한 자원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필요에 의한 사육 외에도 인간은 동물을 통해서 정서적 만족감과 안정을 얻게 되었는데 이것이 애완동물의 시초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들을 사람과 더불어 사는 생명체로서 동물이 인간에게...

[190호 과학학술: 통증] 죽이는 통증, 살리는 통증

통증은 우리의 몸을 상처로부터 지키고, 우리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통증이 너무 심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전혀 없는 것도 문제가 된다. 통증은 적당한 수준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모든 통증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배가 아프다는 것은 위장 기관이, 다리가 아프다는 것은 다리가 쉬고 싶다는 몸의 신호다. 통증이 없다면 우리는 아픈 부위를 깨닫지 못하다 친명적인 상처를 입거나 질병에 될 것이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고통과 유익을 함께 주는 통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군인들은 전쟁터로 나갈 때 진통제를 소지한다. 심각한 상처를 입은 군인은 상처 치료보다 통증을 줄이는 것이 더 급한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이 심하면 상처 때문이 아니라 통증 때문에 쇼크로 죽는다. 통증을 다스리는 일은...

[190호 인문학술2: 허균(許筠)] 경박한 천재, 허균을 이야기하다

최근 개봉된 영화 <광해>를 보며, 필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영화 속에 그려진 허균의 모습이 정도 이상으로 심하게 미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강단, 곳곳에서 발휘되는 천재적 지략까지…. 배우 류승용의 명연기로 재탄생한 영화 속의 ‘허균’은 그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완벽한 인간의 전형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듯 보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문헌 자료에 드러난 허균의 모습은 그렇게 멋있지가 않다. ‘불세출의 천재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허점투성이고, 처신이 서툴러 가는 데마다 분란을 일으키며, 앞과 뒤가 다른 이중적 행동으로 사람들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명문가의 막내 도련님’, 이것이 바로 허균의 진짜 모습이다. 다음의 글을 보자. 나는 집안이 가난하고 형은 늙어 아주 떠날 수는 없으니, 다만 조그만 고을이나 맡아...

[190호 인문학술1: 허균] 시대에 맞서, 용납될 수 없었던 지식인의 초상 ‘허균’

허균은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갔던 시대의 이단아로 평가된다. 그의 정치적 굴곡과 뛰어난 문재는 후세 사람으로 하여금 그를 거듭 주목하고 재평가하게 했다. 최근 영화 <광해>의 흥행으로 다시 화두가 된 허균의 정치적 행보, 사상, 문학 등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그가 시대를 앞서간 혁명가였는지, 혹은 철없는 천재였는지 두 편의 원고를 통해 조명해 본다.   왕조가 사라질 때 까지 지워지지 않은 금수와 괴물의 낙인   “천지간의 괴물(怪物)”, 이것은 광해군 10년(1618) 남대문의 흉서를 계기로 발생한 역모혐의와 관련하여 양사가 합계해 올린 글에서 허균을 지칭한 표현이다. 이 밖에도 허균은 “개․돼지(狗彘)”, “금수(禽獸)”로 표현되며 간악한 역적이자 짐승과 같은 존재로 규정되었다. 그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조선 후기에 와서도 지속되었다. 숙종 26년(1700)에는 광주부윤(廣州府尹) 시절 박태순(朴泰淳)이 허균이...

[190호 기획: 주폭] ‘주폭’은 없다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서민이 서민 잡는 범죄를 ‘주폭’이라 정의하며,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경찰이 민생범죄를 줄이는데 앞장선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적 위주 수사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데다 주폭 문제가 과연 형사 처벌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따른다. 이에 본보에서는 주폭 및 주폭 척결사업의 사회적 함의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재고하고자 한다.   다른 사회적 이슈들에 가려 큰 논란으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지난 5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실시한 ‘주폭 척결 캠페인’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하다는 의미는 이 정책의 필요성 내지 당위성을 역설하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혀두는 바이다. 때문에 우리는 왜 이러한 정책이 등장했으며,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189호 기획2: 서평] 제국의 수사학과 긴장하는 북한문학의 실증적 텍스트들

선의의 북한문학 연구 / 왜곡되는 정치성 남한에서 이뤄지는 북한문학연구는 선의(善意)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정치적 굴절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는 북한문학이 지닌 강렬한 타자성(他者性) 때문이다. 동일한 근대문학의 기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북한 문학은 전혀 다른 경로를 거쳐왔다. 그 간극을 연구자의 입장에서 극복하려는 선의의 노력이 ‘내재적 접근법’이었다. 연구자는 자신의 위치를 중시한다. 북한(문학) 연구도 남한 연구자들의 입장이 강조되다 보니, ‘비판적 관점’이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의 ‘비판적 접근법’이 이데올로기적 양상을 띠었던 것에 반발해 제기된 ‘내재적 접근법’이다. ‘내재적 접근법’은 한 사회 체제 내의 작동 메커니즘을 ‘내부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안고 있다. 이 관점을 발전시켜 송두율은 북한사회에 대한 ‘내재적 비판적 접근법’을 제시했고, 김재용은 이를 문학연구에 적용해 ‘역사적 내재적 접근법’에 입각해『북한문학의 역사적 이해』라는 저서를 간행했다. 그런데,...

[189호 기획1: 대담] 『북한문학 연구자료 총서』, 한민족 문화권 문학사를 위한 도정

북한 문학과 비평 자료, 그에 대한 연구 성과를 시기별로 집대성한『북한문학 연구자료 총서』가 발간됐다. 남한 연구자들의 북한 문학에 대한 논의와 북한의 시, 소설, 평론을 3,000여 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4권의 책 안에 엮었다. 이에 저자 김종회 교수를 만나 총서의 준비 과정과 북한 문학의 연구 동향,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다음 지면에서는 서평을 통해 총서가 갖는 의미와 가치, 시사점을 짚어 봤다   『북한문학 연구자료 총서』(전 4권, 국학자료원, 2012)가 출간되었다. 남한연구자들의 북한문학 연구 성과를 모으고 점검한 1권 「북한문학의 심층적 이해」와 1945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에서 발표된 시 작품 252편을 가려 뽑은 2권 「겨울밤의 평양」, 해방 후 최근까지의 소설 31편의 모은 3권 「력사의 자취」, 김일성과 김정일의 문학예술에 관한 글을 포함하여 북한의 대표 평론가들의 글 26편을 모은 4권 「문학예술의...

[189호 과학학술: 질화갈륨 조건 박막 및 나노막대 성장에 미치는 영향] ‘질화갈륨 초기 성장 조건이 박막 및 나노막대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최근 소자로서의 응용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물질은 질산화갈륨이다. 이에 따라 이 물질의 박막 성장 및 나노 구조체성장에 있어서, 초기 성장조건이 박막 및 나노 구조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학적 특성 및 표면변화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질산화 갈륨 초기 성장이 박막 및 나노막대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이 2012학년도 최우수 학위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어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이 어둠을 밝히기 시작한 조명의 발달은 ‘불’을 발견한 후 시작되었다. 그러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어둠을 밝히던 빛(1세대 조명)은 에디슨의 전구 상용화(2세대 조명)를 기점으로 전기에너지가 빛을 밝히는 근원으로 바뀌었다. 후에 수명이나 광 효율 측면에서 백열등보다 우수한 형광등이 3세대 조명으로써 많이 사용되었고, 현재는 모바일 기기 등에 응용성도 높은 LED(Light...

[189호 인문학술: 윤리적 소비] 나는 윤리적으로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소비를 권장하는 현대사회는 인권 및 환경과 관련해 이미 많은 사회적 문제에 봉착해 있어 윤리적 소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국제적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윤리적 소비의 개념을 살펴보고, 윤리적 소비가 촉발된 역사적∙이론적 배경과 오늘날의 윤리적 소비 현황과 실태를 짚어본 후 그 실천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소비 권하는 사회 근대사회가 ‘생산’이 중요시된 사회라면 현대사회는 ‘소비’가 미덕이 된 사회라 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인 Victor Lebow는 “생산적인 경제를 위해서는 소비를 삶의 방식으로 삼고, 물건을 사고 쓰는 것을 의식으로 만들어야 하며, 소비를 통해 영적인 만족과 자아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물건들을 끊임없이 소비하고 없애고 대체하고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야말로 현대는 ‘소비를 권하는 사회’로 변모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188호 보도기획: 제5회 학술테마기행 진단] 원생들과 함께 성장하는 학술테마기행

    서울교정 총학생회(이하 서울총학)가 주최하는 제5회 학술테마기행(이하 학술기행)이 하계 방중에 진행됐다. 올해 참가한 26명의 원생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팀 또는 개인으로 국가와 기간을 자유롭게 지정해 각자의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2008년부터 매년 학술기행을 진행해온 서울총학은 원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회 마다 원생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어내고 있다.   본보에서는 올해 진행된 제5회 학술기행에 대한 원생들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통해 본 사업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번 학술기행에 참가한 원생들의 불편한 점들을 조사하여 함께 다뤘다. 이에 학술기행에 대한 원생들의 인지도와 선호도 및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성공적인 홍보와 높은 만족도의 학술기행   이번 학술기행에서 서울총학은 ‘차이’라는 테마를 제시해 모든 계열의 원생들이 참가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테마에 부합한 각자의...

[188호 과학학술: 원자력의 미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원자력의 미래

    기후변화와 화석 연료의 유한성이 발전의 한계로 지목되는 오늘날, 원자력은 에너지 공급 문제를 해결해 줄 새로운 방편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에너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실제로 세계 최대 원전국인 미국과 중국, 인도까지 원전건설 일변도 정책에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이와 같은 현황을 토대로 원자력 발전의 원리 및 핵심기술을 파악하고,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10만이 넘는 인명이 한순간에 사라짐에 따라 인류는 원자력에너지의 거대한 위력을 비로소 실감했다. 화석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고밀도 에너지인 원자력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그것의 평화적인 이용을 주창하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에너지원으로부터 도움을 주는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188호 인문학술2: 올림픽] 올림픽과 경영

    최근 국내 매출액 100대기업을 대상으로 ‘우리기업의 스포츠마케팅 실태와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특수여부를 묻는 질문에 ‘세계경기가 좋지 않지만, 올림픽특수가 있을 것이다’는 응답이60.9%로 나타났다.<올림픽특수 기대 어렵다 39.1%> 런던올림픽 연계마케팅을 펴겠다는 기업도 34.8%에 달해 지난 2002년 국내에서 열린 한일월드컵(19.7%)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27.3%)때보다 연계마케팅이 활발할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 2012).   1. 글로벌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 세계 3대 스포츠 대회(올림픽, 월드컵, F1그랑프리) 중 하나인 올림픽은 1984년 LA올림픽을 시작으로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 1970년대까지 200만~4,000만 달러 정도의 재정을 유지하던 IOC는 LA 올림픽에서 기업 스폰서십을 도입하며 상업화 시작 ○ 1985년 IOC는 TOP(The Olympic Partners) 프로그램을 도입, 11개 사업분야별로 대표 기업을 선정해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받는 대신, 파트너는 독점적으로 올림픽 엠블럼과 휘장을 내걸고 홍보하는...

[188호 인문학술1: 올림픽] 올림픽 열풍, 그 신드롬의 역사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종목 다변화의 개척 정신과 패자를 위로할 줄 아는 페어플레이의 성숙함을 보여주며 삶의 질과 행복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독도 세리머니’ 파문과 판정 시비 등으로 국제적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올림픽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며 전쟁터가 되어 버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평화와 희망의 전도사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세계5위 런던성과가 말하는 것   런던 올림픽의 일진태풍이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으나 이 땅의 폭염을 이겨내는 청량한 바람이기도 했다. 우리에게 올림픽은 이처럼 언제나 민족 자부심을 고양해주는 희망이요 신바람을 안겨주는 광희(狂喜)이며 국민의 마음을 이어주는 끈이기도 하다.   한국의 이번 올림픽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메달성적을...

[188호 기획: 의료관광 산업]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저하고 있는 우수한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의료관광 상품개발 및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실정이다. 의료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지원책과 개선방안을 다각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의료관광산업의 개념과 특징   의료관광(Medical Tourism)은 건강증진 및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환자들에게 관광활동과 결합하여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의 형태로서, 초기에는 건강증진, 웰빙과 관련된 스파, 해수욕 등의 형태로부터 출발하였으나, 최근에는 사회,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동시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와 관광까지 겸할 수 있는 의료관광산업으로 성장하였으며, 현재 세계 많은 국가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서비스를 관광산업과의 연계로 인한 경제적 부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길며, 특히...

[187호 인문학술2: 축제] 축제는 국가간 이념적 가치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우리는 문화의 정의를 ‘특정 사회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그 문화가 추구하는 가치 지향성을 드러낸다’라고 둘 수 있다. 그래서 문화 인류학자들이 한 집단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그 사회의 축제 현상에 주목해 왔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축제를 통하여 많은 부분, 그 사회의 문화적 토대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정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살면서 국경 없는 지구촌의 다양한 문물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통신과 교통통신의 발달 등으로 세계 곳곳의 문화와 축제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대되었다. 우리는 지구촌 뉴스를 통해서 세계가 돌아가는 방향을 알 수 있고, 해외여행을 통해 국가마다 존재하는 고유한 문화를 느낄 수 있으며, 세계의 축제에 참여함으로써 즐거움을 느낄 수...

[187호 인문학술1: 축제] 축제를 통해 발현된 공연예술-일탈과 참여의 장(場)

축제는 인류의 시작과 그 출발점을 같이 하고 있다. 인간사회가 지역적·문화적 특색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듯, 그 안에서 태동한 축제의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이러한 축제는 어떻게 발생하게 된 것이며, 축제가 갖는 의미에 따라 어떠한 형태로 발전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인간의 삶과 축제가 서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인간과 신의 소통에서 출발한 축제는 현실보다는 이상을 지향하고 가상의 세계와 자유롭게 조우하는 장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축제에서 인간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지속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경험한 인간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으로 재탄생되어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축제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 삶에 대한 발현양태를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187호 기획: Glocalization] Zoom in or Zoom out : Glocalization

세계화(globalization)가 국경 개념이 허물어지는 오늘날의 세계적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라면, 지방화(localization)는 지방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말이다. 이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현상을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ion)’이라고 한다. 이에 본보는 이러한 글로컬라이제이션 개념의 탄생과 글로벌과 로컬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공간적 스케일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대학문화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는 극심한 취업난 속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자주 그려진다. 물론 정도는 다르지만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90년대 중반에도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젊은 세대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세계화라는 구호가 유행어처럼 혹은 당연히 따라야할 규범처럼 번져가기 시작한 것도 90년대 초중반의 일이라 기억한다. 세계화가 무엇이고 왜 세계화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누가 세계화의 승자 혹은 패자가 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적어도 내...

[186호 과학학술: 불면증(insomnia)] 불면증(insomnia)

불면증은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증상들을 일컫는 용어이며, 수면상태에 이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긴 시간 수면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자주 깨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이 생기는 원인에는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여러 가지 요인이 존재하는데, 최근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환자가 급증해 불면증의 치료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불면증의 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됐고, 그에 따른 여러 치료방법이 개발돼 불면증의 어려움에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바늘 같은 걱정을 베고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꿈보다 더 생생한 네 생각 때문에 끝내 밤을 새워 – 휘성의 ‘insomnia’ 가사 중   정상적인 수면을 유지하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에서는 개체의 생존과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특히 적절한 수면의...

[186호 인문학술2: 아트 마케팅] 아트마케팅, 창조경영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다

현대미술은 대중에게 난해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이미 현대인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현대미술에 더 친근하게 접근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현대미술 시장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그 동향은 어떠한지 살폈다. 또한 두번째 원고에서는 현대미술이 지니는 예술적 가치를 상품에 담아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기업의 아트마케팅에 대해 다뤘다.   아트마케팅의 현황   2011년 4월 30일 신세계 백화점은 세계적인 작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작품인 「세이크리드」 하트(Sacred heart)」를 공개하였다. 300억에 달하는 이 작품은 6층 조각공원에 전시 되었으며 백화점은 작품구입과 동시에 작품 이미지를 모티브로 활용한 티셔츠 및 상품을 제작하여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신세계 백화점은 전년도 5월 대비 매출이 13.8%나 증가하였고 VIP고객(1년간 1500만원 구매고객) 수는 2010년 상반기보다 26%나 증가하였다. 이제 백화점도 작품구입에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