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호 기획: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의 이해와 해결

최근 주거지역이 관광지화되어 관광객이 몰리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주민들이 거주지를 떠나게 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정주환경 개선 및 골목상권 보호, 주거지역 실태조사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거주민, 임차인 등의 견해 차이로 현실적 해결방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의미와 국내외 발생 현황을 알아보고 해외의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해결 사례를 통해 국내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동사 ‘투어리스티파이(touristify)’의 명사형이다. 투어리스트(tourist)가 관광객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투어리스티파이는 ‘관광객에 맞추어지는 것(to make suitable for tourists)’으로 해석된다. 웍셔너리(Wiktionary)를 찾아보면, ‘진정성을 해치면서 장식적인 것이 더해지는(adding superficial frills at the expense of authenticity)’ 의미도 가미되어 있다. 따라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그들의 구미에 맞게 변해가는 가운데 짝퉁이 판치는 관광지로...

[225호 인문학술: 미디어 심리학] 인간과 미디어 심리학

미디어와 심리학 모두 우리에게 익숙하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심리학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항상 타인과 사회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도움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즉, 매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미디어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커뮤니케이션 연구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심리학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술의 교차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있다. 미디어 효과연구에서 출발한 미디어 심리학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미디어 기기의 발달, 증강현실과 3D 기술 등 메시지와 관련한 기술의 개발과 함께 1990년대부터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인간 중심의 미디어 심리학 미디어 심리학은 대체적으로 “미디어 이용자들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란 언어, 영상, 문자 등의 메시지와 메시지를...

[225호 과학학술: 양자암호] 궁극의 보안통신기술, 양자암호통신

정보통신 환경이 다변화하고,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정보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효과적으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가 필수적이고, 여러가지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 암호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그 중 이론적으로 절대 적인 보안을 보장하는 양자암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본보에서는 양자암호의 원리와 이를 이용하는 양자암호통신을 알아보고, 활용 가능성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양자의 양면성 몇 년 전 미국 CIA 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Joseph Snowden)은 영국의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 정부가 전 세계 통신망을 해킹했고, NSA는 전 세계를 도청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러한 폭로는 도청과 해킹에 대해 안전한 절대보안통신 방법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촉발시키는 역사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며, 궁극적으로 안전한 솔루션의 필요를 인지하게 했다. 이에, 양자암호통신이 해답으로 떠올랐다. 최근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보안통신 방법은...

[224호 과학학술: 뉴로모픽칩] 뇌를 닮은 컴퓨터, 뉴로모픽칩

뉴로모픽칩의 부상 우리는 흔히 컴퓨터의 두뇌를 CPU 즉, 중앙 연산처리장치에 비유한다. 쿼드 코어는 인간으로 표현하자면 두뇌가 4개인 것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현대 CPU의 구조는 헝가리 출신의 미국 수학자인 존 폰 노이만이 고안하여 지금까지 약 70여 년 간 지속됐다. 이 구조는 입력된 정보를 저장이 가능한 메모리 장치에 전송하고, 논리연산장치(Arithmetic Logical Unit, ALU)가 계산하여 출력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자극을 입력 받아 뇌에서 처리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CPU와 인간의 뇌의 차이는 극명하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CPU를 해석하자면 단순히 사칙연산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전자계산기일 뿐이다. 현대의 인공지능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지난 2016년 3월, 세기의 대국으로 기억될 ‘알파고 쇼크’를 상기해보면, 알파고 역시 사칙연산을 빠르게...

[224호 최우수논문 토론] 종이와 나노 기술의 만남

빛을 임의의 분자체에 가하면 분자체 고유의 진동 전이에 의해 조사된 빛과는 파장이 약간 다른 빛이 발생하는데, 그 빛을 라만 산란이라 한다. 라만 분광학(Raman Spectroscopy)을 이용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손쉽게 분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SNR(Signal-to-Noise Ratio)과 낮은 재현성(Reproducibility) 때문이다. 1974년 금속 나노구조의 주변에 분자가 존재할 경우, 그 분자의 라만 신호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인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이 발표되었으나 각광받지 못하다가 21세기 들어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같은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보이지않는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아직까지 완전한 메커니즘(Mechanism)에 대한 이해는 되어 있지 않지만,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이 준비된 금속 표면에 존재할 때 입사되는 라만 레이저가 금속...

[224호 최우수논문] 바이오-화학 분석을 위한 현장진단용 표면증강라만산란 종이 플랫폼 개발

    2016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김완선 원생의 박사학위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표면증강라만산란(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 기술을 활용하여 만든 현장진단키트를 개발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담겨있으며, 특히 셀룰로오스 섬유(Cellulose Fiber)로 구성된 종이를 기재로 사용한 참신한 연구로 호평 받고 있다.   문제의식 빛이 어떤 매질을 통과할 때 빛의 파장을 변화시켜 빛의 일부는 진행 방향에서 이탈해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현상을 산란(scattering)이라 하고, 빛의 파장을 변화시키는 산란 현상을 라만 산란(Raman scattering 혹은 Raman effect)이라 한다. 이를 이용한 라만 분광은 화학적, 생물학적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 구조와 그에 해당하는 양의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데, 라만 분광을 이용하여 얻은 신호의 세기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표 면 증 강 라 만 산 란 (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

[224호 기획: 화학물질의 위협과 대응]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안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의 생활안전 문제는 과거부터 주기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은 가습기살균제,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 등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터질 때마다 큰 이슈가 되고, 시민연대와 언론을 중심으로 정부의 근본적인 대응책을 촉구했지만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본보는 화학물질 문제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지금까지의 정부 대응책에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가습기, 계란, 그리고 생리대 가습기살균제에 이어 살충제로 오염된 계란과 유해물질이 방출되는 생리대 문제가 연이어 이슈 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미흡했다. 특히, 이미 해외에서 계란과 생리대 문제가 이슈화된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정부차원의 위험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었음에도, 정부는 문제가 커질 대로 커진 이후에 대응을 시작했다는 점이...

[223호 최우수논문 수상자 인터뷰] 경희대학교 체육학 박사 정원상

Q. 근감소증이 발병하는 원인이 궁금합니다. 근감소증은 여러 가지 기전에 의해 발생됩니다. 부적절한 영양 섭취, 영양의 근육적응 실패는 근육의 감소를 통해 근감소증을 유발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는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의 세포 내 이동을 저해함으로써 근감소증을 유발합니다. 성장관련 호르몬(Growth hormone, GH & insulin like growth factor-1, IGF-1)과 코티솔(Cortisol), 남성호르몬(Testosterone), 여성호르몬 (Estrogen)과 같은 호르몬 또한 근육 단백질 대사의 동화작용과 이화작용에 영향을 미쳐 근육량 감소에 관여합니다. 이미 충분 한 연구가 진행된 비만 또한 염증 유발 시토카인의 증가를 초래하여 근원섬유단백질(Myofibrillar protein)의 분해를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을 감소시켜 직접적으로 근감소증을 유발합니다. 복합적인 근감소증의 발생기전은 운동 부족, 일상에서 근육 사용의 감소, 영양공급 장애와 흡수장애에 따른 영양불량 등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또한 근육량과 근력의 극심한 감소는...

[223호 최우수논문 토론] 근감소증(Sarcopenia) 연구의 중요성

미국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에서 제공하는 의·약학 전문 검색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를 이용하여‘Sarcopenia’를 검색하면 로젠버그가 근감소증을 정의한 1997년부터 최근까지 총 3,982개의 출간된 논문이 검색된다. 이 자료들의 게재년도를 분석해보면,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전체 연구의 단 7.21%만 수행되었으며 이후,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전체 연구의 33.85%, 그리고 2013년부터 2017년 최근까지 58.94%의 연구가 집중적으로 수행되었다. 이와 같이,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으로서, 앞으로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 많은 주제이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5년 동안 연간 25억 규모로‘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화순전남대병원과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 공동으로 연계하여 근감소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근감소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국제적인 수준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근력의 중요성, 근감소증의...

[223호 최우수논문: 근감소증(Sarcopenia)] 노화의 새로운 적, 근감소증(Sarcopenia)

최근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문제로는 비만이 가장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노인의 근감소증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본보는 2016학년도 후기 최우수논문상 수상 논문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비만, 그리고 순환운동과의 관계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근감소증 연구의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되면서 노인의 건강노화(Healthy Ageing)에 관한 논문이 대세를 이루고있다.‘ 100세시대 어떻게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것인가?’,‘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인가?’,‘ 만성 질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등과 같은 주제들이 주요 관심사였다. 이와 같은 주제가 반영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이미 많은 연구발표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223호 기획: 탈원전의 경제성] 탈원전, 정말 감당할 수 없는 길일까?

지난 6월, 문재인 정부는 고리1호기를 폐쇄했다. 정부는 노후 원전을 폐쇄하고, 신규원전의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신고리5·6호기 폐쇄 공론화 과정에서 보수언론과 원자력학계·산업계에서 ‘전기요금 폭등’, ‘불안정한 전력공급’, ‘재생에너지의 불확실성’과 같은 주장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위의 주장들이 타당한지, 탈원전을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6월 19일, 40년 전 한국 최초로 가동되었던 고리1호기가 가동을 멈추고 처음으로 폐쇄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계획 중인 신규원전의 백지화, 수명연장한 월성1호기 폐쇄와 원전 수명연장 금지, 건설 중인 신고리5·6호기 폐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 효율화 및 산업용 전기요금 재편, 탈핵로드맵 마련 등을 내용으로 탈원전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국무총리실은 건설 초기 단계인 신고리5·6호기 공사를 중단하고, 3개월 동안 공론화...

[223호 인문학술: 민중미술] 민중미술, (민중)미술

서울교정 문과대학 건물에는 투쟁하는 한 청년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일명 ‘팔뚝’이라 불리는 이 벽화는 1989년 ‘6월 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그려진 민중미술 작품의 하나로 1980년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 본교의 자랑이다. 세월의 풍파로 많이 훼손되었으나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6월 복원과정을 거쳐 새롭게 공개되었다. 이에 본보는 민중미술의 태동에서 쇠퇴까지의 흐름을 살펴보고 현재의 민중미술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민중미술이냐 민족미술이냐? 혹은 민중미술이냐 (민중)미술이냐? 1980년대, ‘민중’이 역사의 전면에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모든 문화 양식이 그에 운을 맞추었던 때, 그 어떤 예술 분야보다도 사회변혁에 앞장섰던 민중미술이 위업을 이룬지도 30여 년을 훌쩍 넘긴 이때, 희미해질 법도 하건만 왜 이 일을 들추어야 하는가. 지혜로운 사유가 발터 벤야민을 인용해 말해 보건대, ‘행복’의 관념처럼 ‘과거’ 속에는...

[222호 기획: 국민연금 고갈] 국민연금기금 소진, 급여와 보험료의 불균형이 근본 원인

국민연금은 국가가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국민들의 노령, 장애, 사망에 대해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연금 제도이다. 최근 투자수익률 하락과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정부가 추계한 것보다 9년이나 앞당겨졌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국민들의 우려를 샀다. 국민연금의 고갈 문제는 이전부터 반복해서 언론에 보도되고, 선거마다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강하게 언급되고는 한다. 이에 본보에서는 국민연금 고갈과 관련된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얼마 전 어느 시민단체가 국민연금기금이 2051년에 소진된다는 자료를 내놓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소진 시점이 정부가 공식 발표한 2060년보다 빠르다. 근래 기금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주목해 정부 가정보다 2% 포인트 낮게 잡으니 2051년에 소진된다는 주장이다. 작년에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자체 분석을 통해 소진년도를 2058년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수십 년 이후 전망이므로 누구도 시점을 알아맞힐 수는 없다. 중요한 건...

[222호 인문학술: 스트리트 아트의 도발과 저항 정신] 스트리트 아트, 미시 저항과 예술적 창조

스트리트 아트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심찬양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한복입은 흑인 소녀를 그려서 화제가 된 것을 알고 있는가? 단순한 낙서와 일탈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생각을 그림이나 문자로 표현하는 거리예술은 하나의 예술 분야가 되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스트리트 아트의 저항과 창조, 자기 주도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도전의 장이 되어왔던 새로움과 예술의 미학적 변형은 역설적으로 전통적인 예술 작품의 미적 코드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당대의 문제점을 탐구하며 실천을 모색하고자 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 전략적으로 되풀이 되며 지속되어 왔던 다양한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연대기를 재추적해 볼 때, 자본주의의 부상은 자본에 관해 가장 비판적인 위치에 있어야 할 예술이 타당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예술 체제의 전복을 흡수하였다. ‘자본’이라는 새로운‘이데올로기’, 예술적 가치의 흡수와 예술 체제의 전복,...

[222호 과학학술: 위상수학] 공간의 근본적인 성질을 연구하는 위상수학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은 ‘위상수학’의 개념을 활용해 상전이에 대한 기존 이론을 뒤집어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고, 지난 4월 정부에서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주제에 응용되는 산업 수학에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밝혔다.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위상수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이다. 이에 본보는 위상수학의 개념을 포함하여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2016년 노벨 물리학상과 위상수학 201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특이한 상태에서 물질이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의 문을 연 데이비드 사울레스(David Thouless)와 덩컨 홀데인(Duncan Haldane), 마이클 코스털리츠(Michael Kosterlitz)이다. 이들의 발견은 물질의 여러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이론적 이해의 돌파구를 제공하였으며, 혁신적인 물질들의 개발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물리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순수 수학의 한 분야인 위상수학의...

[221호 인문학술: 포퓰리즘과 정치] 포퓰리즘은 사이비 민주주의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한바탕 뒤집어졌다. 제19대 대선이 더 특별해지는 이유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결정됐고, 후보들은 자신을 대표하는 공약들을 내세워 선거 유세에 바쁘다. 많은 공약들 중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정책들도 있지만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적 공약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 정책의 결과는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여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이에 본보는 포퓰리즘과 정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왜소화되고 변질된 민주주의를 대중에게 되돌려 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서론 포퓰리즘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한때 라틴아메리카가 포퓰리즘의 발상지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구 민주주의’의 본향인 유럽에서 포퓰리즘의 위세가 더 두드러진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포퓰리즘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 대체적으로 포퓰리즘을 ‘무책임한 인기 전술’로 치부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221호 기획: 미세먼지 대책] 2017년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영향과 대안

2014년 본보 지령 198호에서는 미세먼지의 원인 및 연구동향을 중심으로 미세먼지에 대해 다룬 바 있다. 3년이 흐른 2017년, 미세먼지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일기예보를 확인할 때 미세먼지를 먼저 확인하고, 마스크를 쓰는 일은 예사가 되었다.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상 피해가 심각해졌음에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해결책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에 본보는 미세먼지 대책에 초점을 맞추어 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대안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관심이 높은 미세먼지의 문제는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 알레르기 질환이나 성인병 등 다양한 질병과의 연계성이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며, 건강상 영향에 대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개발함으로 인해 미세먼지의 크기는 더욱 작아지고, 다양한 화학적 조성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세먼지의 발생...

[221호 과학학술: 예쁜꼬마선충] 모델 생물 예쁜꼬마선충의 발자취

예쁜꼬마선충은 생김새가 인간을 닮지도 않았고, 뇌라고 불리는 신체기관도 없지만 사람의 몸에 존재하는 여러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하는 모델 생명체가 된다. 다 자라도 1mm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생명체는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 인간의 유전자와 유사하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은 현미경으로 예쁜꼬마선충을 탐구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예쁜꼬마선충의 발자취를 보며 그 매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Caenorhabditis elegans. 한국어로 예쁜꼬마선충이라 불리는 이 벌레는 성체의 크기가 1mm밖에 되지 않는 작은 벌레다. 그런데 이 작은 벌레로 연구한 논문이 작년 한 해에만 1,500건 이상이고, 이 벌레로 연구하는 실험실이 1,000개가 넘는다. 최초로 전체 유전정보가 해독된 다세포 생물이고, 예쁜꼬마선충에게 주어진 상이라고 평가받는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포함한 3번의 노벨상이 이 작은 벌레를 이용한 연구에 수여되었다. 이 작은 벌레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220호 기획: 누리과정] 누리과정 정책의 쟁점과 과제

누리과정은 국가가 만 3~5세 어린이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2012년에 도입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역 간 유치원 · 어린이집의 예산 차이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누리과정 정책의 쟁점과 과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누리과정 정책의 추진 목적과 현황 누리과정 정책이란 생애 출발선에서 균등한 교육·보육의 기회 보장과 국가 책무성 강화를위해 정부가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유아교육·보육정책이다. 누리과정은 비용 지원으로서의 정책과 공통과정으로서의 누리과정(nuri-curriculum)으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전자는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유아(만 3~5세)에게 동일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유아 1인당 2012년에는 월 20만 원, 2013년 월 22만 원, 2014년 월 24만 원, 2015년 월 27만 원씩 매년 증액하여 2016년에는 월 30만 원까지...

[220호 인문학술: 밈(meme)] 밈으로 세상보기: 이기적 ‘밈’이 한류를 만들다

밈은 1974년 생물학자가 정의한 개념으로 밈을 다루는 학문은 밈학, 밈과학이라 불렸다. 그러나 2017년에 밈은 문학 작품, 철학, 사이버 공간을 읽어내는 연구에서 쓰이고 있다. 과학뿐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것을 보면 밈학이 좀 더 적절한 용어로 보인다.오늘날 학문의 추세는 각자의 전공 학문을 넘어서는 융복합 학문이다. 과학학술에서 시작해 인문학술로 이어지는 밈의 내용은 어떻게 학문들을 아우르느냐는 물음에 작은 대답이 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밈의 개념과 특성, 적용분야의 하나로써 한류를 살펴보며 인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밈(meme)이란 무엇인가? ‘밈’은 문화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문화의 ‘전달’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다. 밈이론(Memetics)의 창시자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보내질 수...

[220호 과학학술: 유전자가위] 유전자 가위와 유전체 편집의 이해

1970년대 유전자 조작이 처음 시도되면서 DNA의 특정 서열을 인지해 자르는 ‘제한효소’가 발견됐다. 그러나 제한효소는 인식할 수 있는 서열의 길이가 너무 짧다는 한계를 보였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 결과 마침내 새 롭고 강력한 유전자 가위‘CRISPR(크리스퍼)’가 개발됐다. 이에 본보는 유전자 편집 및 교정기술의 원리와 파급효과, 윤리적 문제점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유전체 교정/편집이 대체 뭐길래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유전자 가위’ 내지는 ‘크리스퍼/Cas9(CRISPR/Cas9)’, 혹은 ‘유전체 편집/교정(Genome Editing)’ 등의 용어를 들어본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본보에서는 소위 ‘유전체 편집/교정기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이들이 과학, 의학 및 산업발전에 미칠 파급효과, 그리고 이들이 야기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고찰해보도록 한다. 1세대 유전자 조작기술 세균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모든 생명현상의 ‘펌웨어’를...

[219호 기획: 방역 살처분] AI방역과 살처분

지난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농가 피해가 확산되고 산란계 살처분으로 인해 계란값이 폭등했으며 최근에는 구제역까지 발생하여 축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피해를 줄이려는 어떠한 선제적 노력이나 대응책을 보여주지 않는 정부에 실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양계농가와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에 본보는 AI방역과 살처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AI 확산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하여 닭·오리·칠면조 등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발생하며 병원성 정도에 따라 저병원성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구분된다. 저병원성 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에서 주로 발생이 되고 아무런 질병을 일으키지 않으며,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에 감염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저병원성 AI는 주로 호흡기나 내장에 약간 감염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지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의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닭이나 오리 등과 같은 가금류로 전파되어 축사 내에서 바이러스 증폭이...

219호 과학학술: 건축음향학

일상생활 속에서 종종 논란거리가 되는 층간소음 문제, 최근 지어져 여러 매체에서 다룬 롯데월드몰 콘서트 홀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건축음향학 기술이 쓰인다는 점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건축음향학이 무엇인지, 우리 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건축 음향학과 생활에서의 쓰임 건축음향학이란  건축음향학(Architectural Acoustics 또는 Building Acoustics)은 건축공간에서 발생되는 소리(sound)를 다루는 학문이다. 건물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소리로 인한 불편함이 없도록 건축적인 방법을 이용해 소리를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건축음향학은 크게 음악 공연장과 같은 대공간의 음향을 다루는 실내음향(room acoustics) 분야와 층간소음과 같은 건축물에서 발생되는 소음(noise)의 차단을 다루는 건물차음(sound insulation) 분야로 구분된다.  실내음향 분야는 콘서트홀과 같은 음악 공간의 음향설계, 강의실의 음성명료도 제어, 체육관과 교통시설 과 같은 대공간 잔향설계 등에 활용된다. 다시 말해, 공간...

[219호 인문학술: 멜랑콜리] 중세의 멜랑콜리와 예술: 정현종 시인의「낮술」과 함께

멜랑콜리는 본래 ‘검은 담즙’을 많이 가진 우울 체질을 뜻한다.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의 하이데거에 이르기까지, 멜랑콜리는 서양지성사에서 철학과 예술을 설명하는 중요 키워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중세의 멜랑콜리는 ‘나태’,  ‘게으름’을 의미하는 ‘아케디아(acedia)’로 불리며 기독교 문화권 내에서 죄악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우리의 오늘날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게으름이 죄악으로 여겨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에 본보는 중세의 멜랑콜리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살펴 보고, 현대인의 삶에 시사하는 바를 찾아보고자 한다. 아케디아 아케디아 누구나 할 것 없이 현대인들은 바쁘다. 바쁜 것은 더 이상 웃음거리가 아니라 최고의 자랑거리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마냥 바쁘기는 한데, 왜 바쁜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는 모른다. 이것이 문제다. 이 무지와 맹목은 사후(事後) 결과가 아니라 원인에 가깝다. 너무 바빠 이유를...

[218호 과학학술: 약물동태학] 약물동태학적 성별차이

지난 100년간 승인되어 시장에 출시된 약품들은 남성 환자에게만 실험되어, 여성들에게는 복용량이 잘못 측정되거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부작용 및 투약중단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중요한 생리적 차이점이 고려되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의약품의 성별차이에 대한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과정 등에서의 성별차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의약품에서의 성별차이 여성과 남성은 키, 체중, 대사, 유전적 특징 등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고 이런 차이들로 인해 약물에 대한 반응성, 질환발생의 위험도 및 증상 발현 등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의 효과와 독성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되어 여성의 사용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와 자료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즉,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의 용량,...

[218호 인문학술: 노마디즘과 폭력성] 노마디즘, 선악을 넘어서

노마드(nomad)란 ‘유목민’, ‘유랑자’를 뜻하는 용어로, 현대철학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용어다. 이는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불모지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일체의 방식을 의미하며, 철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문화·심리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기존의 여러 가치관이 대립을 이루고 새로운 가치관이 창출되는 현대사회에서 노마디즘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노마디즘에 대한 이론적이면서도 실천적인 논의는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왕성하였는데 그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물론 단순히 줄어들었거나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는 그 논의의 결과나 성과가 상당한 정도로 보통 사람들의 어휘나 대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상업광고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난 노마드의 이미지가 그 한 예일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그렇지 않은 면도 크다. 전반적으로 한국 지식인 계층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주제와...

[218호 기획: 소방공무원 국가직 일원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일원화와 국민안전

현재 우리나라의 소방공무원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다. 이러한 이원화된 지휘체계로 재난 발생시 대응체계의 한계와 소방공무원의 처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에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일원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지는 않다. 본보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일원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소방의 역할 및 소방공무원 현황 소방의 역할하면, 대개의 경우 ‘화재진압’을 우선 생각한다. 물론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의 대한민국 소방조직에 주로 해당이 된다. 2014년 기준, 실제 소방 출동 건수 중 단순 화재진압 출동 건수는 약 10% 정도만 차지한다. 재난관리 전체 프로세스를 예방-대비-대응-복구의 4단계로 나눌 때, 현재 우리나라 소방조직은 인적재난, 자연재난, 특수재난을 아우르는 모든 재난 대비 · 대응의 80~90% 이상을 전담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217호 과학학술: 미세플라스틱] 바다로 간 플라스틱의 복수(Revenge of Our Plastics Gone to the Ocean)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물리적인 내구성이 강하며, 가공이 쉽다는 장점 때문에 플라스틱의 활용도는 매우 높아졌다. 그러나 편리한 플라스틱의 이면에는 환경 내에서 자연분해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숨어있다. 최종 종착지인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져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본보는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미세화되는 과정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해결책 등을 알아보기로 한다. 아직도 철기시대? 초등학교 시절 배운 시대 구분에 따르면 철기시대는 기원전 약 300년 전에 시작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역산하면 무려 2,316 년 전이다. 그럼 우리는 아직도 철기시대에 살고 있는 걸까? 유럽 플라스틱 협회와 세계 철강 협회의 연간 생산량 자료를 비교해보면 부피로 환산한 플라스틱의 생산량이 철강의 생산량을 1990년대 초반부터 상회하고 있으며, 2012년 현재...

[217호 기획: 전기요금 누진제] 이슬람국가(IS)와 테러리즘: 국가선포에서 테러네트워크로의 변모

올 여름은 역대급 무더위였다. 7월부터 8월까지 평균기온은 1961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국민들이 에어컨을 모셔 놓고 마음 편히 틀지 못했던 이유는 매서운 누진제도가 적용된 전기요금 때문일 것이다.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의 전기요금 누진율은 11.7배로, 전기를 많이 쓰면 많이 내고 적게 쓰면 적게 내는 구조다. 그러나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한 누진율이 산업용과 상업용보다 높아 불공정하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배경과 문제점, 현실적 해결책을 알아보고자 한다.  하늘은 맑으며 기후는 선선하고 쾌적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 하지만 몇 달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7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기온이 1961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에어컨을 모셔다 놓고 마음 편히 틀지 못했거나...

[217호 인문학술: 미래파] 미래파-존재에 대한 시간적 이해

미래파는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전위적 예술운동으로 산업혁명 이후 발달해가는 기술 문명에 고무되어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미래파의 속도와 기계에 대한 찬미는 존재를 시간적으로 이해하는 사고의 전환으로 연결되어 표현상의 획기적 시도로 드러났다. 미래파의 급진적 사상과 예술의 영향 관계는 오늘날 존재와 움직임에 대한 사유에도 참고할 만하다. 이에 본보에서는 미래파의 예술운동과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파는… 디지털 문명의 시대인 현대는 가히 기계와 속도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스마트폰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기계가 인간의 삶에 이 정도로 개입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100년쯤 전에 마치 이런 현대의 모습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예술사조가 있었다. 인류의 미래가 대단히 영광되고 흥분될 만한 것이라는 낙관 속에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새로운 세계의 미는 현대문명을 창조해가는 기계의 미라고 생각했던 예술가들. 이들은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니케(Nike)여신상보다도...

[216호 과학학술: 지진] 우리나라 지진, 전조현상의 진실과 지진 대비

지난 7월 5일, 울산 동쪽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는 1978년 우리나라에서 계기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발생한 지진 중 다섯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또한 지진 이후 부산과 울산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부산에서 개미떼 이동이 관측되면서 대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많은 걱정이 뒤따랐다. 최근 이탈리아 중부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280여 명이 사망해 전 세계적으로 지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본보는 지진의 발생 원리와 지진 전조현상, 한반도의 지진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016년 7월 5일 20시 33분경 울산 동구 동쪽 52km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이 지진으로 울산, 부산, 포항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진도 3~5 정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에서 계기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발생한...

[216호 기획: IS와 테러리즘] 이슬람국가(IS)와 테러리즘: 국가선포에서 테러네트워크로의 변모

최근 벨기에, 프랑스, 러시아, 이라크에 이어 지난 8월 20일, 터키 가지안테프에서도 IS 자폭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호주 경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테러리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테러 희생자 수는 33,658명으로,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진화해가는 IS의 테러기법과 수단에 비해, 대응전략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차별적 테러리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고도화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이를 저지할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이에 본보는 IS의 테러리즘이 전 지구적으로 퍼지게 된 배경과 원인, 해결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프랑스 성당에서의 신부 살해와 트럭 테러, 독일 열차 및 노천 음악축제 테러,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자살폭탄 테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상업지구 자폭 테러, 방글라데시 다카 레스토랑 인질극. 7월 한 달 과격 이슬람주의 테러세력...

[216호 인문학술: 댄디즘(Dandyism)] 댄디즘과 21세기 미학적 사회에 대한 전망

댄디즘은 19세기 유럽의 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 · 예술의 흐름으로, 댄디에게 있어 ‘겉모습’은 단지 외적인 모습만을 뜻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적 이미지가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댄디즘은 단편적 혹은 표면적인 의미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19세기와 21세기에서 각각 바라본 댄디즘의 의미와 사회문화적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21세기: 댄디의 시대 21세기는 댄디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그야말로 여기저기에서 댄디가 툭툭 튀어나온다. 영화제나 팬미팅에 나온 유명인들은 저마다 댄디룩을 ‘장착’하고, ‘꽃미남 스타’들은 댄디 스타일의 멋진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어쩐지 그저 잘생기고 옷 잘 입는 연예인들은 모두 댄디라고 부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들의 블로그에서조차도 댄디함의 정석이나 댄디하게 옷을 입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놓은 것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물며 이제는 의복의 범주를 넘어 댄디 컷,...

[215호 인문학술: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 주디스 버틀러의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계보학

      주디스 버틀러의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계보학 『젠더는 패러디다』가 재구성한 『젠더 트러블』의 쟁점과 그 현대적 의미 주디스 버틀러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철학자다. 푸코, 들뢰즈 등 프랑스 후기구조주의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이른바‘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을 통해 주요 사상가들의 논의를 비판함으로써 섹슈얼리티-섹스-젠더 모두, 권력과 사회의 구성물이라는 사유를 드러낸다. 『젠더 트러블』을 번역하고, 『젠더 트러블』에 대한 해설서 『젠더는 패러디다』를 지은 조현준 교수를 통해 『젠더 트러블』의 쟁점과 그 현대적 의미를 짚어 보고자 한다.   왜 트러블인가?   가장 번화하다는 서울 강남 한복판 거리에서 한 여성이 죽었다. 이유 없이 연고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여자가 돌아오지 않자 화장실로 찾아간 남자 친구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여자의 시신 앞에...

[215호 기획: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위험관리책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와 국가의 위험관리책임

최근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지난 15년간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온세상에 밝혀졌다. 그렇지만 가해 기업과 회사 대표, 관련 연구진은 도의적 책임에 대해선 인정하나 법적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기며 일명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화학물질 오남용으로 인한 인재(人災)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이에 본보는 ‘국가는 어떻게 위험관리를 해야 하고, 관련 법안은 무엇이 있는지’등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둘러싼 문제점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해결 방안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개요 2011년 4월 25일 서울의 모 의료기관 중환자실에서 급성호흡부전을 주 증상으로 하는 중증폐렴 임산부 환자의 입원이 증가하면서 질병관리본부에 조사요청이 접수되었다. 당시 특정 인구집단(임산부)에서 급성호흡부전을 초래하는 질환이 유례없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는데, 환자들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기침이었고, 이후...

[215호 과학학술: 플라즈마] 플라즈마 바이오의과학 (Plasma Bioscience and Medicine)

물질의 세 가지 형태인 고체, 액체, 기체와 더불어 ‘제4의 물질상태’라고 불리는 플라즈마는 형광등, 네온사인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플라즈마는 난치병 치료, 피부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플라즈마의 개념과 바이오 과학에서의 연구동향 등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플라즈마 바이오의과학의 배경 플라즈마(Plasma)는 고체, 액체, 기체상태 다음의 제4의 물질상태라고 흔히들 교과서에 정의되어 있다. 쉽게 생각하기 위하여 얼음을 생각하여 보자. 고체상태의 얼음에 열에너지를 가하여, 액체 상태의 물이 되고, 여기에 더 많은 열에너지를 주면 기체상태의 수증기가 된다. 여기까지가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물질의 전기적 중성상태이다. 이와 같은 기체상태에서 기체분자의 최외각 전자를 분리하기 위한 필요에너지, 즉 이온화 에너지에 해당하는 크기를 가진 전기에너지를...

[214호 과학학술: 후성유전학] 인체의 후성유전학

유전자는 환경이나 경험에 따라 발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정상 유전자도 특정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면 질병의 원인이 되고, 인체의 본성과 외적환경 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의 변형과 발현에 관한 연구인 후성유전학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현재 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외 공동연구로 인체의 후성유전적 정보가 늘어감에 따라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유전적 질환 및 각종 암세포의 진단, 예방, 치료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보는 후성유전학의 개념과 연구동향, 가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후성유전학의 개념 및 원리 고등 동식물의 모든 생명활동은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활성에 의해 결정된다. 인간의 경우, 염색체 DNA에 존재하는 유전정보는 유전자 발현이라는 과정에 의해 mRNA라는 중간자를 통해 최종적으로 단백질로 전해져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쓰인다. 이러한 유전자와 단백질 사이의 상호관계는 지난 일백...

[214호 인문학술: 질베르 시몽동] 시몽동의 철학 읽기

시몽동은 최근에 발굴되기 시작한 철학자이지만 매우 독창적이며 현대적인 사유를 전개하는 철학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 시몽동은 생성철학의 입장에서 존재의 문제에 답하고자 하는 자신의 고유한 형이상학적 입장에서 시작하여‘개체화’라는 독창적인 문제틀을 가지고 물질과 생명의 문제에 접근하고, 기술의 탄생에 대한 반성을 경유하여, 다시 인간과 정신과 사회의 발생과 변화라는 문제를 고찰한다. 이에 본보에서는 시몽동이 누구이고,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어떠한 사상을 전개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시몽동의 철학 읽기  시몽동 사상의 등장과 작품의 형성과정  질베르 시몽동(Gilbert Simondon, 1924~1989)? 현대 프랑스철학자? 아마도 위키피디아와 같은 짤막한 소개 글에는 그의 이름이 있을지 몰라도 ‘현대프랑스철학’을 다루는 책에서 그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시몽동은 일찍이 1958년에 기술철학 분야에서 중요한 책을 출판하고 어느 정도 자신의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이 시기가...

[214호 기획: 잊혀질 권리] 방통위의 ‘잊혀질 권리’ 논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지난 3월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잊혀질 권리’에 대해 아직 합의되지 않은 부분을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끊임없이 정체불명의 자료가 축적되고 확산되는 공간으로 한번 축적이 되면, 자신과 직결된 정보라 하더라도 일일이 삭제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이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잊혀질 권리’의 개념과 이를 둘러싼 논쟁점에 대해 살펴보는 장을 마련해보았다. 지난 3월 25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서 ‘잊혀질 권리’의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되었다. 때마침 외신을 통해 프랑스 당국이 인터넷기업 구글에 대해 ‘잊혀질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쟁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이다. ‘잊혀질 권리’의 의미와 등장 배경 ‘잊혀질 권리’란 개인이 인터넷상에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정보에...

[213호 기획: 장애등급제] 장애등급제: 물건너 간 폐지 약속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을 의학적인 기준으로 장애 정도를 판단해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로서 등급에 따라 복지서비스 수급 여부를 결정해왔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사회·환경적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는, 의학적 기준에만 의존한 등급판정으로 서비스 편중과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또한 개인의 욕구와는 다른 판정과 ‘등급’이라는 개념은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본보는 장애등급제의 개념, 문제점, 해결 방향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장애인의 종류 및 기준)와 [별표 1]을 통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총 15종)와 기준을 정하고 있고, 시행규칙 제2조(장애인의 등급 등)에서는 장애 종류와 장애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있다. 그런데 2010년 들어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연금과 활동보조서비스 등을 새롭게 신청하는 사람에게 장애 상태와 등급의 심사를 의무화하면서 장애등급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되었다. 장애등급제의 문제점 그렇다면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장애인의...

[213호 과학학술: 중력파] 중력파 검출의 의미와 가능성

지난 2월 11일, 미국의 라이고(LIGO, 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소)를 중심으로 한 13개국 협력 연구단인 라이고과학협력단에서 최초로 중력파 검출 실험에 성공하였다. 이로써 아인슈타인이 이론적 가설로만 언급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실제로 입증됐으며, 금세기 최고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본 검출 실험에는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도 참여하여 역사적 순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본보에서는 본 검출 실험 참여 연구원이기도 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오정근 선임연구원으로부터 중력파 검출의 의미와 가능성, 그 성공 밑에 깔린 지고한 노력의 순간들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장을 마련하였다. 중력파란 무엇인가?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질이 운동 상태가 변할 때 생기는 중력의 변화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는 시공간의 일렁임이다. 마치 물가에 돌을 던졌을 때 퍼져가는 물결로 비유해 볼 수 있다. 질량을 가진 물질이 가속 운동을 하게 되면 항상 중력파를...

[213호 인문학술: 쿠바의 정체성] 쿠바의 정체성 담론의 변화와 발전

한국인들에게 쿠바라는 나라는 언젠가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 미지의 나라이다. 체 게바라, 헤밍웨이, 시가, 살사, 모히또 등이 많은 사람들을 쿠바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쿠바의 역사, 정치, 경제 등은 잘 알지 못한다. 이에 본보에서는 스페인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쿠바에서 이루어진 정체성 담론을 쿠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알아본다. 최근 들어 쿠바는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2014년에 미국과 쿠바의 수교 정상화가 발표 되었고, 이어 미국은 여행금지 조치 해제, 정기 항공노선 취항, 우편 자유화를 비롯해 우회적 방식으로 경제제재의 상당 부분을 해제했다. 또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가 쿠바의 땅을 밟았고, “쿠바의 운명은 쿠바인 스스로 정하고 만들기 바란다”라고 밝히면서, “양국은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서로를 적으로 삼던 냉전 시대는 이제...

[212호 과학학술: 인삼사포닌의 생합성 원리] 인삼사포닌의 생합성 원리

본교 한방재료공학과 양덕춘 교수 연구팀이 인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의 생합성 원리를 밝혀, 진세노사이드의 대량 배양과 인삼 신품종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삼은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약리학적 효능을 일으키는 것이 진세노사이드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수집해온 세계 인삼의 유전자원과 유전정보소스를 기반으로 진세노사이드의 생합성 원리를 규명했다. 이에 본보에서는 인삼 사포닌의 생합성 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식물 이차대사산물의 중요성과 가치 식물 천연 제품은 중요한 의약품과 필수 영양 요소를 제공하며 수천 년 동안 인간 문명에 이용되었다. 최근 들어, 식물유래 활성물질들은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 사료 등에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산업 원료와 고부가가치 정밀 화학 물질로서 중요하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식물 이차대사산물의 구조적으로 광대한 다양성 때문에, 새로운 구조와 활성을 가진...

[212호 인문학술: 레비나스] 레비나스의 주체물음과 형이상학-척박한 세상에서 삶의 구원과 풍요로움을 찾다-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학’은 근대 서구 지식 담론의 출발점이었던 견고하고 단독적인 주체 이전에 고통받는 타자의 얼굴이 있음에 주목한다. 얼굴과의 마주침을 통해서만 비로소 주체 역시 가능하다고 말하는 레비나스의 철학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지식 담론의 영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레비나스의 윤리학이 어떠한 이론적 입장 위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하고 우리 사회와 학문의 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왜 그의 타자철학인가? 레비나스(Emmanuel Lévinas, 1906~1995)의 타자철학은 데카르트 이후 서구 근대철학의 전통을 차 지해 왔던 사유 중심적인 주체철학에 저항한다. 그에 따르면 서양철학의 역사는 사유의 체계성을 중시하면서 존재의 일반화와 관념주의를 초래했으며 이것으로부터 귀결된 지식의 추상성은 인간주체의 고유한 영역을 희석시키거나 비인간적인 폭력성을 불러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과 학살을 목격했던 그는 그런 철학적 비판의식을 갖고...

[212호 기획: 아동학대] 아동학대의 현주소

아동학대는 최근 많은 논란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이다. 뉴스, TV,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아동학대 피해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아동학대를 하나의 소재로 삼아 아동학대의 피해와 영향력에 대해 다뤄오고 있다. 현재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고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한 지 1년 남짓이 지난 지금 특례법이 가진 의미, 아동학대의 예방 등 아동학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심각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아동학대와 방임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 ‘청주 유치원 아동학대사건’,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렌터카를 몰며 자녀 4명에게 하루 한 끼만 먹인 20대 부부 사건’ 등...

[211호 인문학술: 사마천 『사기(史記)』] 역사의 혼 사마천, 『사기』는 인간학의 교과서요 우리 삶의 지침서다

B.C. 90년경에 완성된 중국의 역사서 『사기』는 동양 역사서의 근간이자 인간학의 보고(寶庫)로서 중국 사학사와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걸작이다. 특히 『사기』는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역사로 쓰여진 점이 매우 특이하다. 우리는 『사기』를 읽으며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매료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을 인생의 롤 모델로 삼기도 한다. 이에 본보는 사마천의 『사기』집필 과정에서부터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등을 통해 『사기』를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역사가의 붓이 세상을 밝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사가의 길을 간 사마천 3년 전 뜨거운 여름 나는 시안(西安)에서 2시간 반 쯤 거리인 사마천의 고향인 한청(韓城)에 있는 사마천의 사당에 들렀다. 이른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이었다. 20미터 이상은 됨직해 보이는 우뚝 솟은 사마천의 동상이 멀리 눈에 들어왔다....

[211호 과학학술: 인공광합성] 태양광으로 연료를 생산하다:인공광합성

인공광합성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선정한 미래유망기술 11선에 포함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기후변화와 자원문제에서 비롯된 문제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태양에너지를 연료로 변환하는 기술은 햇빛만 있다면 원하는 화합물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고, 미래 전망이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본보는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한 인공광합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2015년은 더웠다. 사계절을 자랑하던 대한민국도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점점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듯하다.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2015년이 더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국 국립해양 대기청에 따르면 2015년은 전 세계의 평균 기온이 높아졌고, 18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hottest year)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고 보니 몇 해 전“눈물”시리즈로 지구촌 곳곳의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인류와...

[211호 기획: 재특회] 대치하는 한일 양국의 내셔널리즘과 재특회

재특회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극우단체들은 아베정권이 들어서면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베정권의 집단자위권 법안 강제 통과로 인해 일본 사회 분위기가 극우적 경향에 대한 일정한 비판적 경향을 띠게 되었지만, 집단자위권 법안 자체가 일본의 전후 극우 움직임 속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흐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단순히 희망적인 것으로 단언하기도 어렵다. 이에 본보에서는 재특회로 대표되는 일본 극우 세력들이 집단자위권 법안 통과 이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전망은 어떠한지 전체적으로 조명해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재특회의 정식명칭은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이다. 재일코리안이 부당한 ‘재일특권’을 누리고 있으니 그것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그들이 지목한 재일특권은 꽤 여러 가지인데 가장 대표적인 ‘특권’으로 공격대상이 된 것은 ‘특별영주권’과 ‘생활보호/연금’ 수급이다. 특별영주권은 다른 외국인이 취득할 수...

[210호 기획: 성소수자] 성소수자가 마주한 혐오와 배제의 장벽

지난 9월 29일 유니세프, 국제보건기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국제노동기구를 비롯한 국제연합의 12개 기구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인터섹스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종식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모든 사람들은 폭력, 박해, 차별과 낙인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동등한 권리가 있다”로 시작하는 성명은 현재 대한민국 성소수자의 인권에 질문을 제기한다. 대한민국 성소수자의 인권은 존재하는가. 이에 본보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의 현재를 살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생겨난지 20년이 지났 다. 성소수자 관련 이슈와 투쟁이 간헐적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았지만, 공히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년 간 성 소수자들은 커밍아웃을 통해 성소수자를 친숙 하게 느끼는 대중의 저변을 넓혀왔다. 성소수 자 인권단체들은 홀로 고립된 성소수자들을 커뮤니티로 불러내어 사회적 낙인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힘을...

[210호 과학학술: 입자와 자연계] 입자와 자연계: 한없이 작고 가벼운 것과 우리 우주의 운명

지난 7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이 대형강입자가속기(LHC) 실험을 통해‘펜타쿼크(pentaquark)’라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 이는 물리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입증하지 못하다 이제야 성공을 거둔 것이다. 입자의 개념은 일상적으로 아주 작고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물체를 의미하지만 물리학에서는 공간상 한 점에 위치하도록 이상적으로 모형화된 실체를 가리킨다. 이에 본보는 입자를 기본으로 자연계를 이루는 물질과 표준모형, 끈이론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환원론적 물리학 100층이 넘는 건물을 세우고, 불과 열 시간 정도에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는 비행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인간이 물질세계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기술 수준에 대해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우리가 보고, 만져보고, 측정할 수 있는 자연계를 지배하는 기본적인 법칙에 대해 정량적이고 수학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물리학의 목표라고 할 수...

[210호 인문학술: 수사학] 수사학의 역사 속으로

정치 협상에서부터 일상 속의 광고, 대화까지 우리에게 소통은 늘 중요한 키워드이다. 소통, 설득, 논쟁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수사학이 작동하고 있다. ‘설득의 학문’으로 불리곤 하는 수사학은 역사 속에서 중요한 학문으로 평가되기도 했고 말의 교묘한 장식이나 기교로만 취급되기도 했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로 끊임없이 소통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범람의 시대에 수사학은 더욱 많은 영역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수사학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서양의 수사학 논의 전개와 한자문화권의 수사학을 살펴보고 수사학의 진정한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 법정에 선 코락스와 티시아스 이탈리아 반도 끝에 시실리 섬이 있다. 기원전 5세기에 그곳에는 시라쿠사라는 도시국가(polis)가 있었다. 독재하던 참주 트라쉬불로스가 물러나자 민주주의가 열렸다. 독재자의 폭정에서 시달렸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벌였다. 시민들은 법정에서 적으면 2백여...

[209호 과학학술: 머신러닝] 머신러닝: 미래 무한데이터 시대를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빅데이터의 무궁무진한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영향력이 큰 기술이기에 글로벌 IT기업들은 머신러닝에 대한 연구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본보는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 및 원리, 국내외 연구 진행과 머신러닝이 각광받는 이유 등을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머신러닝의 개념 및 원리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기계(machine, 컴퓨터, 로봇, 소프트웨어)가 경험(data)으로부터 시행착오를 통해서 프로그램(model)을 자동으로 학습(learning)을 함으로써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연구 분야이며 머신러닝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핵심 기술이다. 학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학습의 결과는 재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머신러닝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빅데이터로부터 자동으로 생성하는 일종의 자동프로그래밍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실세계의 대규모 데이터로부터...

[209호 기획: 가석방제도] 가석방제도의 이념과 실태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개전(改悛)의 정(情)이 현저한 때에 형기 만료 전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다. 이는 형 집행기간의 단축을 통해 수형자의 사회 복귀를 용이하게 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촉진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지난 8월,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사면과 가석방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본보는 가석방제도는 무엇이고, 한국사회의 가석방제도 운용 현황 및 방향, 전망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석방은 형기가 확정되어 징역이나 금고를 집행 받고 있는 수형자에 대하여 수용생활 중 행상이 양호하여 개전(改悛)의 정이 현저한 때에 무기징역·금고형의 경우 20년, 유기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집행하였다면 잔형기(殘刑期)의 집행을 면하게 해주는 제도이다. 법관은 범죄자가 자행한 불법의 크기에 비례하게 형을 선고한다. 다만, 범행 시 책임능력이나 죄의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자유의지가 충분히 작동되지 않았기...

[209호 인문학술: 신비주의] 신비주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

신비주의 개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오해와 논란의 대부분은 개념 형성 과정에서 겪었던 역사적 경험의 일부 측면이 과도하게 부각된 탓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신비주의 개념을 둘러싼 오해와 역사적 배경, 신비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핵심 요소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작가 고어 비달(G. Vidal)은 자신의 소설『율리아누스』에 서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Julian the Apostate)의 비범한 체 험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날이 질 무렵 나는 다시 태어나 동굴 밖으로 비틀거리 며 나왔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석양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빛에 의해 사로잡혔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어졌던 체험이 나에게도 주어졌다. 나는 일자(一者)를 보았다. 나는 태양에 흡수되었으며, 내 혈관에는 피가 아 니라 빛이...

[208호 과학학술: 복잡계] 복잡계의 과학

복잡계는 자연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구성 성분 간의 다양하고 유기적인 협동 현상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현상들의 집합체이다. 이 개념은 자연과학 분야를 넘어 사회학, 경제학과 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또한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연결망으로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복잡계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응용 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복잡계의 관점에서 벗어나 복잡계 개념이 시작된 물리학에서 바라보는 복잡계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기본입자의 분류와 그것들의 상호작용(the classification of elementary particles and their interactions)에 관한 연구로 1969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겔만 박사는 복잡계에 대한 연구가 미래에 가장 촉망 받는 분야라고 주장한다. 겔만 박사는 현재 미국 산타페연구소에서 복잡계에 대한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1999년 20세기를 보내며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꼽은 물리학의 10대 미해결 과제 중 하나(AIP Physics News Update 459, November 29),...

[208호 기획: 공소시효] 살인죄 공소시효에 관한 소고

범죄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종료될 경우 범죄자는 향후 처벌 가능성에서 벗어나게 되며, 수사기관은 수사를 더 이상 진척시킬 수 없다. 이에 대해 피해자의 가족들은 범인을 잡지 못해 계속 고통을 받는다. 최근,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었으며 이를 위한 법률안(일명 태완이법)이 발의되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공소시효제도의 존재 이유,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의 필요성 등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일명 ‘태완이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길 희망했던 지난 5월 20일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태완이법은1999년 5월 20일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골목길에서 누군가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한지 49일 만에 숨진 태완군(당시 6세)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게 될 위기에 처하자 발의(서영교 의원)된 법안이다. 이는 지난해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구법 15년)가 다가오면서 시효를 없애자는 여론 형성에 힘입은 바 크다. 이와 더불어...

[208호 인문학술2: 지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사회적 국가가 어쨌다구? 지젝의 공산주의론 비판

  공산주의 이외에는 어떠한 답도 답이 아니다?   지젝은 어떤 사상가인가? 분명한 것은 오늘날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학자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지젝은 라깡 정신분석을 바탕으로 헤겔(독일관념론 철학), 유대-기독교 전통, 맑스-레닌주의를 종합한 사상가라고 평가되었다. (지젝 애호가들 중에는 필자가 지젝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면서 지젝을 단순화시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지면이 많지 않으므로 단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지젝은 다양한 전통을 자신의 논의에 끌어들였지만 많은 지젝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이것들을 종합하는 데 결코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지젝은 중요한 사상적 전통을 종합했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바로 이것이 지젝의 진정한 능력이다!) 하지만 지젝의 사상 원용 방식은 지극히 자의적일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것들을 맑스-레닌주의적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종속시키고자 노력한...

[208호 인문학술1: 지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이데올로기의 구조를 폭로하다: 지젝에 대한 긍정적 평가

‘동유럽의 기적’이라 불리며 여러 번의 내한 강연으로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계적인 학자 지젝. 취업난과 빈부격차, 민주주의의 위기 등 21세기 ‘불안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젝의 사유는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가? 오늘날의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지젝의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제공하며 그 한계는 무엇인가? 이번 인문학술은 논지를 달리하는 대표적인 두 명의 국내 지젝 전문가 이택광, 홍준기 교수를 통해 지젝 사유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위기들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지젝의 ‘자기식 읽기’   최근 슬라보예 지젝의 작업은 ‘주체적 유물론’을 정립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물론에 대한 다양한 정의에서 빠져 있는 ‘주체’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는 것이 지금 설정하고 있는 과제인 셈인데,...

[207호 인문학술: 니체의 예술철학] 니체의 디오니소스적 예술철학 -니체, 비극 속에서 디오니소스적 그리스인을 발견하다-

니체는 근대 이후 현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 사상가로서 철학 외에도 문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정신적 자양분을 제공해왔다. 이렇게 영향력이 크기에 지금까지 니체가 저술한 책의 번역은 물론 학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니체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도 확산되었는데, 이는 니체의 전반적인 사상 체계를 이해하지 않은 채 단편적으로 혹은 표면적으로 니체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니체 철학의 방법론적 특성과 중심 개념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디오니소스’를 통해‘니체의 예술철학’에 한 발짝 색다르게 다가서 보자.   『비극의 탄생』과 초기 니체의 예술철학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는 선언(宣言)과 함께 허무주의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니체의 원래 직업이 철학자가 아니라 ‘고전문헌학자’였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나 비전공자들에게는 아직도 생경한 이야기이다. 니체가 출판한 첫...

[207호 과학학술: 사료와 안전한 축산물] 사료와 안전한 축산물

육류 소비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더욱 질 좋은 고기를 안심하고 먹기 위해 쇠고기, 돼지고기의 이력정보를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가축이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랐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지 않다. 가축체내에 남아있는 항생물질, 화학합성물질 등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음에도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사료의 축산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합사료 자급률, 사료의 오염원인, 오염 방지 대책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배합사료 산업은 지난 1960년대부터 40여 년 간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축산물 소비증가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여 배합사료 생산량이 약 1,800만 톤에 이르게 되었다. 축종별로는 양돈용 사료가 600만 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류 소비패턴에서...

[207호 기획: 보육] 보육정책의 추진과 앞으로의 방향

최근 무상보육의 재정위기와 연이은 보육시설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보육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육은 생산인구 확보와 직결되며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만족할만한 정책을 키우지 못해왔다. 이에 본보는 지금이야말로 보육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쓰고 경로변경 가능성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 하에, 한국 보육정책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보육정책의 추진 정부가 법적 근거를 두고 보육사업을 시작한지는 1961년부터이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보육사업은 1991년 영유아보육법 제정 이후부터 시작됐다. 1961년에는 아동복리법에 의거한 탁아사업으로 보육사업을 추진하였고 1982년에는 유아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탁아시설과 유치원을 새마을 유아원으로 통합하여 보호와 탁아를 동시에 담당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새마을 유아원이 당초에 기대하였던 성과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1989년에 잠시 다시 아동복지법에 의거한 탁아사업을 실시하다가 바로 1991년...

[206호 인문학술: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조망과 함의

경제학의 대전제는‘합리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경제학은 이로 인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반대로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의 대전제를 거부하면서 등장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반드시 인간이 비합리적 존재라는 것은 아니다. 주류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이를 증명하려고 한다. 이번 인문학술은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주류 경제학의 개념과 비교하여 살펴보고, 그 함의를 알아본다.   경제학의 역사에서 행동경제학의 위치   아담 스미스의『국부론』(1776)으로부터 시작된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과 정당화를 목표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한계효용학파와 케인즈에 대한 시장 위주의 해석을 결합시킨 신고전학파 경제학 (neoclassical economics)이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80년 초부터 신고전학파의 부근에서 비판적인 흐름이 생겨났다. 그것이 바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과 그것의 연장인 행동금융재무(behavioral finance)이다. 심리학자 카네만(D. Kahneman)과 트버스키(A. Tversky)에서...

[206호 기획: 전세난] 왜, 전세난은 계속되는가?

지난 몇 년간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전세 공급은 급감한 반면 전세 수요는 급증했다. 또한 전세가율 100%를 넘나드는 전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세난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이번 기획에서는 전세의 메커니즘과 최근 불거진 전세난 현상을 짚어보고, 정책적 함의를 모색해본다.     계속되는 전세난, 그 이면은?   전세난의 지속으로 주거약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 고통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전세가율이라 한다. 최근 전국의 전세가율은 70%를 넘어섰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일부지역에선 90%, 100%를 넘어선 곳도 있다.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집값보다 전세가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가능할까? 가능하다. 임대 형태로 전세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세는 임차인이...

[206호 과학학술] 나노융합기술의 현재와 미래

차세대 기술혁명으로서 나노융합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제조, 의약, 운송, 국방, 환경, 에너지, 바이오기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나노융합기술의 과거와 미래를 소개하고자 한다. 21세기 세계 과학기술계는 융합기술(Converged technolog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그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온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기술(CT)을 아울러 나노-바이오-정보-인지(NBIC)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융합기술이라는 용어는 미국과학재단이 주최한 2002년 ‘21세기 과학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통해 정식으로 알려졌으며, 21세기 첨단 기술의 발전이 NBIC의 활용여부에 달려있다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융합기술을 NBIC, 즉 NT, BT, IT, CT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일본과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일한 목표를 표방하는 강력한 흐름이...

[205호 과학학술: 다중인격] 다중인격은 존재하는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역사와 실체에 관하여-

소심하고 착한 남자의 인격과 거침없는 나쁜 남자의 인격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다중인격의 판타지는 정말로 존재할까? 최근 드라마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에서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소재로 다루며 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대중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원인과 사례 그리고 치료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중매체에서 이상심리나 정신병리에 대한 관심사는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차츰 그 폭이 넓어지면서 최근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다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처럼 한 사람 안에 여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을 말하며, 그래서 이전에는 다중인격 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로 불려졌다. 그러나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해리성 정체감...

[205호 인문학술: 서발턴의 전략] 서발턴 개념의 한계와 연구 전략

탈식민주의 논의가 국내에 소개된 지 20여 년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인문학 분야에서 탈식민주의 논의는 그 이론적 실험과 적용에 있어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러나 그 성과가 이론적 유행에 편승한 것은 아닌지, 탈식민 주의 논의 자체가 비판적으로 제고되어 왔는지는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보에서는 특히 ‘서발턴(subaltern)’과 관련한 논의의 난점과 한계를 점검해 봄으로써, 탈식민주의 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의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서발턴과 포스트식민주의 포스트식민주의는 서양(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종속된 비서양(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경제적 불평등과 문화적 종속을 비판하는 문제설정이다. 여기서 문제설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포스트식민주의가 단일한 사상 체계나 실천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입장의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포스트식민주의는 기존의 반(反)식민지 해방운동을 계승하면서 사회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사회 정의 등 다양한 흐름과 연결되어...

[205호 기획: 증세] 증세 없는 복지를 둘러싼 증세 논란

작년 말과 연초,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등으로 세금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와 연결돼 사회 전반에 혼란을 주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모양새지만, 세금이 서민들의 피부에 직접 체감되는 문제인 만큼 사람들의 의구심을 모두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최근 간접세 인상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증세, 왜 지금 문제되나 1월 연말정산 시기를 전후로 세금이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때와 같은 분위기다. 세금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증세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대해 야당지도자의 비판과 대통령의 반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을 둘러싼 논란은 작년의 세법개정과 연말정산에 대한 시행령...

[204호 기획: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공무원 연금 개정, ‘ 누진 삭감 상한제’로 가자

지난 10월 27일, 새누리당은 공무원 연금 개정안을 발표하고, 다음날 158명 전원 명의로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매년 연금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여해야하므로 연금 개정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내놓았지만, 한편으로는‘더 내고 덜 받는’개정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본보는 공무원 연금 개정안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생산적인 대책마련의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공무원 연금 개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다. 연금 개정은 어떤 주제보다도 이해관계자들과 신중한 토론이 필요하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인수가 급증하면서 모든 연금 개정이 기존 연금 권리를 약화시키는 방향이어서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동의가 관건이다. 게다가 연금 개정은 한번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연속 개정’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에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시기마다 인구 구성, 재정 여건, 경제 전망 등을 종합 감안한 조정 작업이 요청된다. 연금 개정이...

[204호 과학학술: 가능성과 개연성] 불확실성을 다루는 수학, 확률론과 개연론

세상은 불확실하다.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현상을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불명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진단이 잘못되면 오히려 환자의 생명이나 건강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데,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수학으로 확률론과 개연론이 있다. 인공지능과 전문가시스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 수학의 응용이 확대되고 있다.   물이 가득 찬 물병 하나와 빈 물병 하나가 들어 있는 냉장고에서 물병 하나를 꺼내자. 꺼낸 물병에 물이 가득 차 있겠는가? 이 질문에 어떤 사람들은“가능성이 1/2 이다.”란 답을 할지 모르겠다. 이 답은 무슨 의미일까? P씨는 전날 밤 돼지가 새끼를 낳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행운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 복권을 샀다. “당첨될까?”그는 흥분을...

[204호 인문학술2: 페탱] 정의가 바스러진 세상에서 정의를 찾기

어떤 이는 말했다. “정당성을 잃은 정부, 그것은 강도 집단과 마찬가지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최악의 정부라고 해도, 정부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까? 매우 특별한 시대, 난폭한 현실에 짓눌려, 정의도 질서도 모조리 찌그러지고 바스러져 버린 세상을 살아간다고 할 때, 우리는 의문을 품게 된다. 또 한 가지가 있다. 그렇게 정의가 현실에 짓눌려 질식해 버린 시대를 살아간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는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자신의 긍지와 신념을 연료 삼아서 한 줄기 불꽃이 되었어야 할까? 아니면 현실은 현실이라고 말하고, 그 속에서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일(그것이 정말 최선인지 가늠해 줄 기준 따위는 없다. 어쨌든 정의가 바스러진 세상이니까)을 했어야 할까? 앙리 필리프 페탱(H. P. P´etain, 1856~1951)이라고 하는 사람의 선악을 판단하기 위해,...

[204호 인문학술1: 이완용] 이완용, 엘리트주의와 도구적 합리성의 결합

매국노는 사적인 이익을 탐해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을 뜻한다. 그렇다면 역사를 거쳐 간 매국노들은 왜 매국을 하게 됐을까? 이번 인문학술은 가서는 안될 길을 감으로써 지금도 부끄러운 이름으로 남아 있는 이완용과 페탱에 대해 추적해본다. 국가를 책임지는 한 개인의 잘못된 선택이 어떻게 국가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지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관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을사5적의 한사람, 정미7적의 우두머리, 그리고 1910년‘병합’조약을 협상하고 조인했던 이완용(1858~1926)을 우리는 ‘매국적’이라고 부른다. 팔 수 없는 것을 팔아 식민지배란 역사적 고통을 안겨줬던 그의 매국 행위는 사리사욕에 찌든, 도덕적으로 파탄난 인간성에 기인한다는 믿음이 이미 확고하게 형성되어 왔다. 그래서 그의 매국 행위의 원인을 기존의 믿음과 다르게 설명하려는 시도는 금기의 영역이 되어 버렸고, 다시 거론하려는 시도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매국행위를 이완용 개인의 도덕성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203호 기획: 담뱃값 인상] 담배가격 인상의 오해와 진실

지난 9월 11일, 정부는 10년 동안 동결됐던 담뱃값을 2015년 1월부터 2,000원 상승된 4,500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담뱃값 인상안’과 물가가 오를 때마다 담뱃값도 같이 올리겠다는 ‘담뱃값 물가 연동제’ 내용을 담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여론 사이에서는 찬반논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에서 담뱃값 인상안이 가지는 타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9월 추석연휴가 끝나고 정부에서 발표한 담배가격 2,000원 인상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논쟁거리였다.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신문지면과 TV를 통해 상당부분 다루어졌으며,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도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고는 담배가격 인상에 관련된 다양한 논의 중 학술적 접근을 통해 사실을 중심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한다는 정부의 개입은 정당한가?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사실...

[203호 과학학술 : 암흑물질] 암흑물질을 찾아서 -암흑물질의 증거와 그 중요성에 대하여-

인류의 오래된 호기심 중 하나는 우리 주변을 이루고 있는 물질의 근원에 관한 것이다. 2013년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표준모형은 완전히 검증되었지만, 이러한 물질들이 지구 주변을 넘어, 우리 은하 그리고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본고에서는 암흑물질이 존재한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이며, 우주의 진화에 어떤 역할을 하였고, 암흑물질을 찾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존재하는 관측 가능한 에너지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은하계에 분포하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다. 우주의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암흑물질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암흑물질에 대해 알아보고 그 증거 및 우주론적 의미를 살펴본다.   암흑물질 인류의 오래된 호기심 중 하나는 우리 주변을 이루고 있는 물질의...

[203호 인문학술2: 아나키스트(Anarchist)] 당신이 아는 것은 아나키즘이 아닐 수 있다!

    아나키즘에도 이론가들이 있는가? 데이비드 그레이버(D. Graeber, 1961~)는 『아나키스트 인류학에 관한 단상들』에서 유명한 이론가들이 없는 이유를 분석한다. 사실 아나키즘의 기본원리인 자조, 자발적인 결사, 상호부조는 인류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행위양식이다. 그래서 이 오래된 양식을 설명하기 위해 탁월한 이론가가 필요하지는 않다. 아나키스트들은 새로운 이론이나 교리보다 그것을 실현할 개인의 윤리, 사회관계에 관심을 쏟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는 방법으로 정체성을 증명하려 한다. 따라서 아나키스트들은 “회의를 진행할 때 무엇이 진정 민주적인 방식인가, 조직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도록 어디서 멈춰야 하는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또는 대항권력의 윤리학에 관해 논의”했다. 그럼에도 아나키즘 운동의 좌표를 잡은 사람들은 있었다. 물론 이 방향타 역시 어떤 지적 논쟁보다는 실천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사적 소유는 도둑질이고 국가는 폭력이다!  ...

[203호 인문학술1: 아나키즘(Anarchism)] 세월호 이후의 한국사회, 아나키즘은 어떤 질문을 던지나?

보통 아나키즘을 비현실적이거나 과격한 사상, 헛된 공상이라 여긴다. 물론 모든 이념이 그렇듯이 아나키즘에는 그런 요소도 숨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념이 현실 속에서 출현해 현실을 이끄는 힘이라면, 때로는 현실이 그런 요소들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아나키즘의 중요한 개념을 살피고, 아나키스트들이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어떤 이념을 품었는지 살펴봄으로써 그것이 현실을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나키즘은 지배를 거부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되지만 아나키즘은 국가만이 아니라 자본의 지배에도 단호히 맞섰다. 물론 근대국가와 자본주의의 폐해에 맞서고자 한 사상이 아나키즘만은 아니었다. 사회주의로 통칭되는 흐름도 그런 폐해에 맞서고자 했고 아나키스트들도 초기에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했다.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P. Kropotkin, 1842~1921)도『청년에게 고함』에서 사회주의라는 대의(大義)에 동참하라고 청년들에게 호소했다.   아나키즘이 사회주의와 다른 길을...

[202호 과학학술 : 증강현실] 증강현실에서 증강휴먼으로!

증강현실이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유기적으로 연동하고 3차원적으로 결합한 ‘확장된 현실’을 말한다. 최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증강현실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증강현실의 기본 개념과 정의, 증강현실 발전 방향으로서의 증강휴먼, 증강휴먼 핵심기술 및 응용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방에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방 안에서 생각과 몸짓만으로 3차원 콘텐츠를 현실 공간에 재현하고 손동작을 통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원하는 장면을 확대하거나 변형할 수 있다.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진 이 시나리오는 그 이후 다양한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더 이상 정보를 얻기 위해 키보드나 마우스로 검색하거나 결과를 컴퓨터 화면에 띄우지 않는다. 최근 증강현실 실현 기술의...

[202호 인문학술2: 두 명의 Simone] 윤리적 실존주의자, 시몬 드 보부아르

보부아르에 대한 최근까지 오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와의 파격적인 계약 결혼을 비롯해 화려했던 연애 경력, 그리고 전 세계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제2의 성』(1949)의 작가이자 여성해방운동의 선봉에 섰던 페미니즘 투사 등과 같은 예사롭지 않은 삶의 이력으로 인해,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의 사생활은 그녀가 죽음을 맞이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보부아르를 향한 관심이 지나치게 그녀의 사생활에만 집중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 결과 그녀가 평생에 걸쳐 발전시켜 온 실존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지닌 독창성을 무시한 채, 그녀의 사상을 단순히 사르트르 실존주의를 요약 또는 반복한 결과물, 그 이상의 것으로 보려하지 않는 경향이 최근까지 대세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보부아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호 인문학술1: 두 명의 Simone] 베이유의 삶과 철학

고대부터 철학은 주로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20세기에 들어 샬롯 퍼킨스 길먼, 에디트 슈타인, 한나 아렌트 등의 여성 철학자가 등장했지만 철학은 여전히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이에 본보에서는 프랑스 여성 철학자 중 ‘불꽃의 지성’ 시몬느 베이유와 ‘행동하는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를 선정해 그들의 삶과 사상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철학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확인하고자 한다.     20세기 프랑스에서 시몬느 베이유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여성이 두 명 있다. 한 명(Simone Veil, 1927~)은 우파 정치인으로서 데스탱(Valéry Giscard d’Estaing, 1926~)과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 1916~1996) 대통령 때 보건 장관을 지냈다. 미테랑 때는 사회당 대통령보다는 수상이 신–드골파 발라뒤르(Édouard Balladur, 1929~)라서 내각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고난은 신의 사랑 이 글에서 살펴보려는 베이유(Simone Weil,...

[202호 기획 :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협동조합(Cooperative)과 사회적 경제는 발명된 것이 아니다. 이는 18세기 중엽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한 대량실업, 생계비 증가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 왔다. 영국의 노동자들은 소비자협동조합을 결성하여 보다 좋은 것을 싸고 안전하게 구입하려 하였고, 프랑스인들은 불안정 고용과 노동 소외를 생산자협동조합을 통해 극복하려 했으며,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산업혁명이 뒤쳐졌던 독일은 자본이 필요한 사람들끼리 소액으로 돈을 모아 빌려주는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형태의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연대와 협력을 통해 경쟁을 넘어서려 했던 것이다. 협동조합은 자발적조직(Associations), 상호부조조직(Mutual),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포함하는 사회적경제로 확장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발전 OECD는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를 ‘국가와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으로, 사회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를 가진 조직들’이라고 정의한다....

[187호 과학학술: 인체인식 기술] 보안에서 출발한 인체인식기술, 문화용으로 꽃피우다

영화 리얼스틸(real steel), 아이로봇 등을 보셨나요? 이들 영화에서 로봇들은 사람을 인식하며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여 궂은일을 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인간처럼 동작하게 하는 모터제어, 자세제어 등의 기술뿐만 아니라 로봇 속의 컴퓨터가 인간의 얼굴, 목소리, 동작 등을 이해해야 인간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컴퓨터가 인체를 인식해야 할 텐데요. 그 인식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인체인식기술은 지문, 홍채, 얼굴, 목소리 등 사람의 신체정보 또는 걸음걸이, 서명 등 행동정보를 이용하여 사람을 인지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영상정보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신체정보로 인체를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을 다뤄봅니다. 먼저 보안용으로 개발되고 활용되기 시작한 인체인식기술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문인식기술  먼저 지문인식기술이 있습니다. 현재 디지털 도어락(Door Lock), 동사무소, 은행...

[201호 과학학술: 중시계 물리학] 중시계 물리학 – 상식과 비상식의 중간 지대

    일반적으로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고전역학’과‘양자역학’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 그것이 바로‘중시계 물리학’이다. 중시계는 대립되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겹쳐지는 구간을 일컫는다. 이에 본보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중시계 물리학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18세기 뉴턴(I. Newton, 1642~1727)과 라이프니츠(G. W. Leibniz, 1646~1716)가 세운 수학을 통한 사물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역학은 수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인류에게 심어 주었다. 이후 자연과학은 수학의 엄밀성을 바탕으로 이론을 진행해 나가면서도 인간의‘상식’에 어긋나는 일 없이 탄탄대로를 걸었다. 자연과학이 상식과 배치되기 시작한 것은 ‘빛’의 연구부터이다. 맥스웰(J. Maxwell, 1831~1879)은 1861년 필로소피컬 매거진(Philosophical Magazine)이라는 물리학 논문집에 “빛은 전기와 자기장의 횡파로 구성되어 있다”고...

[201호 인문학술2: 동북아 신화의 이해] 고구려의 주몽·유리신화

    ‘주몽의 혼인담’의 중층성으로 미루어 볼 때, 고구려 태조왕이 유리신화를 고구려신화에 편입시키면서 유리를 ‘주몽의 친아들’로 부각한 반면에 ‘주몽의 아들인 비류와 온조의 이야기’를 지웠을 것이고, 백제 쪽에서는 고구려를 계승한 시조 온조가 자신을 주몽의 아들로 설정하면서 자연스레 그 혼인담을 수용하였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건국신화 개관 우리의 건국신화 속 건국시조는 공통적으로 천상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 시조가 (1) 직접 하강한 존재인지, 아니면 (2) 지상에서 탄생한 존재인지 분명하게 구별된다. 먼저, ‘건국시조가 하늘에서 직접 하강하여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었다’는 내용의 신화(「직접 하강」형 신화)는 우리 건국신화의 원초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해모수신화와 환웅신화, 그리고 사로 육촌장설화를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지상에서 탄생한 건국시조’(「지상 탄생」형 신화)를 보면, 천상적 존재[부]와 지상적 존재[모]의 신성혼에 의하여 탄생하는 경우와 하강한 운반체에 의하여...

[201호 인문학술1: 동북아 신화의 이해] 시베리아 동북아 곰신화의 이해와 전망

    신화연구란? 신화연구는 과거 자연신화학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역사지리학적 연구 등 다양한 관점을 넘어 이젠 심리학, 언어철학, 포스트모더니즘적 철학 경향에까지 두루 적용되면서 여전히 화려한 변신과 신비적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과학문명이 발달할 만큼 발달한 오늘도 여전히 신화적 세계의 한 부분이라고 한 해석이 허용되고 있는 점을 보면 신화연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구 공존될 가능성이 예견된다. 신화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집착은 과연 어디에 그 목적이 있고 언제쯤 그 끝이보여지는 것일까? 신화는 결국 현세적 인간의 삶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즉 나와 동료와 사회 및 자연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설정해야 하는 과정이란 것이다. 많은 신화가 필요한 이유는 그 현재란 것이 서로 다른 시공간과 사건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많은 신화들이 서로 전혀 다른 얘기만하고 있지는 않다는...

[201호 기획: 1인가구] 혼자 사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혹시 그 사실 아세요? 지하철 2호선이 싱글벨트라는 점.” “싱글벨트, 뭐예요?” “서울의 지하철 2호선 노선 주변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그 지하철 노선을 싱글벨트라 불러요.” “아하.”(<그림 1>참조)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우리 사회의 캠페인이었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전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 보니‘혼자 사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시대로 이미 들어 와 있다. 결코 길지 않은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일어난 것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 30년 만에 열배 이상 증가하다 2013년, 한국사회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이다. 대한민국 전체 사람들의 인구특성과 주거현황 등을 조사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체가구 중 1인 가구는 23.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또한 24.4%에...

기획 | 미세먼지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 공해

— 필자 조영민 /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   — 본문 정 부는 수도권대기환경법을 수립하며,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애쓴 덕분에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지역의 미세먼지는 2013년 40㎍/m3을 밑도는 평균치를 기록하였으나, 여전히 OECD 국가 대비 평균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도 말에 한반도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가 여러 날 관측되었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이동해오면서 하루 평균 농도 기준치인 100㎍/m3을 넘어 300~400㎍/m3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중국발 대기오염인 직경(直徑) 10㎛ 이하인 미세먼지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2.5의 함유량이 70% 이상으로 그 위해도(危害度)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2015년부터 발효되는 초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을 하루 평균 50㎍/m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 시내의 모습이다. ⓒnews.donga.com/3/all/20140117/60235771/1 미세먼지의 위해도(危害度)  ...

[200호 과학학술: 싱크홀] 싱크홀(Sinkhole), 자연현상인가 인재(人災)인가?

싱크홀(Sinkhole)은 본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덩이로 산과 들, 바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현상이지만 최근에는 도심지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커져 재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도심지의 무분별한 개발과 공사는 싱크홀 형성의 가능성을 높이므로 싱크홀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번 호에서는 ‘싱크홀’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고,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현상에 대한 재고의 기회를 갖고자 한다.   “2012년 2월 인천 시내 한 가운데 길이 10~40m, 깊이 20m 크기의 구멍이 발생하여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뉴스한국, 2012) “2014년 2월 미국 캔터기주 한 박물관에 깊이 9m의 거대한 구멍이 발생하여 전시중인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New York Times, 2014) 최근 몇 년 간 도심지 한복판에 원형의 커다란 구멍, 일명 싱크홀이...

[200호 인문학술2: 19세기 프랑스 문학]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L’homme aux semelles de vent)

들어가며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선구자 시인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 1854-1891)에 대해 언급할 때, 그의 문학 세계보다 먼저 그의 삶에서의 많은 일화와 더불어 반항과 방랑의 부단한 동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나이’, ‘나그네’, ‘행려 편집광자’, ‘자유의 불사조’ 그리고 ‘떠도는 유대인’이나 ‘혜성’ 등과 같은 별명들은 바로 시인의 반항과 방랑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랭보의 삶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반항과 방랑의 여러 모습들은 그의 시 세계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인 동적 이미지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이로 인해 다른 시인들에 비해 아주 짧은 문학 생애와 적은 작품들에도 불구하고 시인 랭보가 프랑스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랭보는 1854년 북프랑스 샤를르빌에서 태어났다. 유년...

[200호 인문학술1: 19세기 프랑스 문학] 프랑스 소설의 거인, 발자크

19세기 프랑스는 사회·정치사 측면에서 보면 격동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프랑스의 많은 정치적 변화는 비단 당대만이 아니라 후대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문학 또한 마찬가지로 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등장해 작품 활동을 함으로써 후대까지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본보에서는 19세기 프랑스 문학가 가운데 소설가와 시인 각 1명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호적부와 경쟁하겠다”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는 프랑스, 나아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창작력이 왕성했던 작가 중의 하나이다. 100편이 넘는 『인간극』의 장단편 소설들, 10여 편의 초기작, 100편의 『익살스런 이야기』, 그 외 수십 편의 부수적인 작품, 신문에 기고한 다수의 에세이… 거기에 많은 양의 서간집을 더하면 발자크라는 작가는 51세의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글을 쓰지 않고 보낸 시간이...

[200호 기획 : 개인정보 유출]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그 딜레마

지식정보화, 네트워크화, 디지털, 모바일 등으로 대표되는 21세기의 한국사회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참으로 기형적인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사상 최악의 국내 3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여 온 국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간의 다각적인 정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인정보 침해·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이에 관해 그 문제의 본질을 기존 시각과 사뭇 상이한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지난 1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 3사의 경영진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유출의 심각성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한국 국민들의 불안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월에는 검찰이 롯데카드에서 2013년 12월 2,600만 건, 농협(NH)카드에서 2012년 10~12월에 2,500만 건, 그리고 국민(KB)카드에서 2013년 6월에 5,300만 건이 각각 유출됐다고 발표하였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카드,...

[199호 문화비평: 대학 구조조정] 대학 구조조정과 산수의 정치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대학가에 비상령이 떨어졌다. 특히 지방대와 전문대는 가히 구조조정을 앞둔 기업의 분위기와 흡사한 ‘전운’마저 감돈다고 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 향후 9년간 대입정원 16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개혁’과‘특성화’란 허울 좋은 수사들이 동원되지만, 우리는 이 시대에 구조조정이 의미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기업에서건 대학에서건 그것은 곧‘인력감축’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학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인력감축과 학과통폐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대학원생 조교를 자르고, 저 대학에서는 취업률이 낮다며 인문·사회·예술계열 학과를 통폐합한다. 물론 갈등이 없진 않다. 경기대 학생들은 학과통폐합 계획에 반발해 총장실을 점거했고, 서일대 학생들은 연극과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산발적인 저항을 제외하면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 자체는 사회적인 합의를 얻고 있으며, 각 대학들도 적응과...

[199호 과학학술: 바이러스] 바이러스, 진화역사의 아웃사이더인가?

지난 1월 전북 지역에서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H5N8)가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충남, 전남, 경기, 경남, 최근 충북 음성군까지 AI 감염 확진을 받은 닭, 오리들이 대규모로 살처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 바이러스란 무엇이기에 감기바이러스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부터 A형독감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일까? 본보는 바이러스의 구조와 종류, 기원과 진화 등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바이러스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1981년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즉 에이즈의 병원체인 HIV의 발견은 그동안 천연두, 소아마비, 독감 등과 같이 전통적 바이러스 병원체에 익숙해 있던 대중들의 시선을 새로운 멤버의 출현 현장으로 집중시킨 대형 사건이었다. 그 전에도 다양한 신·변종 바이러스들의 출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위...

[199호 인문학술: 루머의 메커니즘] 퍼지지 않으면 루머가 아니다

퍼지지 않으면 루머가 아니다 –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루머와 확산의 메커니즘 –    우리 주변에는 음모이론에서부터 도시괴담, 더 나아가 증권가‘찌라시’까지 다양한 루머가 산재해 있다. 루머란 집단, 사건, 단체와 관련해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루머가 거짓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루머에 관심을 기울이고 궁금해 한다. 루머는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일까? 루머 확산의 메커니즘에 대해 ‘SIR 모델’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괴담’이다. 출처가 불분명하고 내용의 진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여러 사회적 피해를 유발한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아고라 논객 ‘미네르바’사건, 방사능 오염 수산물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해 미확인된 괴담이 유포되면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사회적...

[164호 학술기획2: 자본주의의 위기와 해법] 사회적 기업을 통한 공동체 자본주의의 실현

요약 오늘날의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맑스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의 시선은 어떻게 엇갈리며 어디에서 조우하는 것일까. 이번 호 학술기획은 서로 다른 이념적 지평을 가진 두 학자의 원고를 통해 자본주의의 한계와 대안을 고민한다. 첫째 원고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주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며,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시도한‘21세기 사회주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둘째 원고는 초기자본주의의 이타적 정신을 설명하며, 정직을 잃어버린 현 사회를 비판한다. 이어 사회적 기업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을 통해 그 이상을 제시한다.     뉴욕 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recession)를 넘어 공황(depression)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소위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붕괴가 전지구인들을 불행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소위 닷컴(.com) 기업들에 대한 과잉기대와 탐욕이 나스닥 버블의 붕괴를 일으키면서 발생했다....

[164호 학술기획1: 자본주의의 위기와 해법] 세계 대공황을 극복하는 맑스주의자들의 대안

요약 오늘날의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맑스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의 시선은 어떻게 엇갈리며 어디에서 조우하는 것일까. 이번 호 학술기획은 서로 다른 이념적 지평을 가진 두 학자의 원고를 통해 자본주의의 한계와 대안을 고민한다. 첫째 원고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주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며,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시도한‘21세기 사회주의’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둘째 원고는 초기자본주의의 이타적 정신을 설명하며, 정직을 잃어버린 현 사회를 비판한다. 이어 사회적 기업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을 통해 그 이상을 제시한다.   세계가 난리다.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시작된 경제공황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적자(嫡子)인 파생상품의 경로를 타고 전 세계로 공황을 전파시켰다.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더욱 많이 수용한 나라일수록 파생상품을 많이 사들였고, 결국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왔다. 유래 없는 공황 앞에서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던...

[198호 과학학술: 외계지적생명체 탐사(SETI)] 외계인을 찾는 과학연구

최근 종영한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외계지적생명체로 크게 화제된 바 있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영화나 소설에서 우주세계나 외계생명체를 꾸준히 주요 소재로 다루어 우주세계에 대한 관심과 욕망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에서 비롯한 실질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아니므로 다소 황당하고 막연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본보에서는 이번 칼럼 주제를 통해 실제로 외계지적생명체 존재를 탐색하는 과학계의 노력과 그 방법 및 가능성에 대해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어린이들에게 천문학에 대한 강연을 하면 강연의 주제가 무엇이든 관계없이 자주 들어오는 질문들이 있다. “UFO가정말 있나요?”, “ 다른 별에도 외계인이 살고 있을까요?” 어른들은 이런 질문들을 잘 하지 않는다. 강연 주제와 동떨어진 유치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너무 허황된 이야기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서인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198호 인문학술2: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식민지 근대화론의 일제강점기 재인식

식민지 근대화론의 등장 배경 내재적 발전론은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외부로부터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1980년대 말부터 경제학계 일부에서 제기된 식민지 근대화론이 바로 그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룬 경제발전, 그리고 1987년 이후 민주화의 진전에 1980년대 이후 냉전 체제의 붕괴와 그에 뒤이은 동구 사회주의권의 쇠퇴가 겹쳐지면서 한국사는 물론이고 인문·사회과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는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포함되었다. 식민사학의 극복을 내걸고 내재적 발전론이 등장했듯이 이번에는 내재적 발전론을 비판하는 새로운 경향이 등장한 것이다. 거기에 앞장선 것은 경제사학계의 안병직, 이영훈 등이었다. 안병직 등의 문제의식은 1960년대 이후 한국이 거둔 경제발전과 그에 대비되는 북한의 경제난에 비추어 사회주의의 역사적 실험은 실패했고 자본주의는 영원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198호 인문학술1: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사학 청산

  식민사학의 정체성론 해방 이후 한국사학계의 가장 큰 과제는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을 핵심으로 하는 일제 식민사학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식민사학자로는 후쿠다(福田德三)와 시가타(四方博)를 들 수 있다. 원래 일본 경제사 전공자인 후쿠다는 19세기 말에 이미 당시 한국사회를 1,000년 전의 일본과 비교될 정도로 낙후된 사회로 보고 더 나아가서는 자력으로 근대화할 수 없는 한국이 취할 길은 일본에 동화되어 일본의 힘으로 경제발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일제의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식민사학의 기반을 마련했다. 시가타는 이러한 후쿠다의 논리를 더 발전시켜 각종 통계수치를 내세워 한국은 자생적으로 근대화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정교화했다. 시가타에 따르면 개항 당시의 한국에는 자본축적도 없고 기업적 정신에 충만한 계급도 없고 대규모 생산을 담당할 기계도 기술도 없었다. 당시 한국에 있는 것은 단순한 농작물 생산자인 농민, 여가노동에 가까운 수공업자, 잉여 생산물 및...

[198호 기획: 미세먼지]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 공해

  정부는 수도권대기환경법을 수립하며,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애쓴 덕분에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지역의 미세먼지는 2013년 40㎍/m3을 밑도는 평균치를 기록하였으나, 여전히 OECD 국가 대비 평균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도 말에 한반도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가 여러 날 관측되었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이동해오면서 하루 평균 농도 기준치인 100㎍/m3을 넘어 300~400㎍/m3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중국발 대기오염인 직경(直徑) 10㎛ 이하인 미세먼지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2.5의 함유량이 70% 이상으로 그 위해도(危害度)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2015년부터 발효되는 초미세먼지의 대기환경기준을 하루 평균 50㎍/m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위해도(危害度) 호흡을 통하여 인체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와 폐에축적되면서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초미세먼지는 폐포 깊숙이까지 침투하여 심장질환이나 호흡곤란을 야기하고, 조기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177호 비평: 페르소나(Persona)] 가면의 이중성 – 『페르소나』

대립 너머의 이중성   이중성(double)은 대립이 아닌 ‘이면’을 지시한다. 두 개의 머리와 네 개의 팔, 네 개의 다리로 둥근 원을 이루어 빠른 속도로 굴러다녔던 인간을 두려워했던 제우스는 인간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인간을 둘로 나누게 된다. 회전하며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머리는 이제 자신이 볼 수 없는 뒤통수를 갖게 되고 인간은 볼 수 없어 위험에 노출된 ‘등’을 ‘뒤’로 한 채 걷게 된다. ‘하나’에서 ‘둘’을 만들어내는 ‘거세’(cutting)는 그러므로 다시 결합하면 온전하게 되는 대립쌍을 생성해내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성의 표지는 바깥이 아닌 안에 기입된다. 비가시적 형태로 이미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뒤’는 가시적인 대립물을 통해 결핍이 없는 하나로 다시 복귀하려는 시도를 불가능하게 한다. 사랑은 볼 수 없어 알 수 없는 ‘뒤’ 즉...

[197호 과학학술: 힉스입자] 힉스 입자를 찾아서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의 의미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신의 입자, ‘힉스’의 존재가 결국 확인됐다. 힉스 입자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시한 영국 에든버러대학 피터 힉스 교수와 브뤼셀자유대학 프랑수아 엥글레르 교수가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이에 이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하고 우주 생성의 비밀을 밝혀낼 단서가 되는 힉스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고, 힉스 입자를 발견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본다.   지난 10월 8일, 왕립 스웨덴 과학 아카데미는 영국의 피터 힉스(Peter Ware Higgs)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엥글레르 (FranÇois Englert)를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 이유는 “아원자 입자의 질량의 근원을 인간이 이해하게 해주고, 최근에 CERN의 LHC에서 ATLAS와 CMS 실험팀이 그들이 예측한 기본입자를 발견함으로써 확인된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발견한 공로”였다. 여기서 말하는 ‘그들이 예측한 기본입자’가 바로 피터 힉스 의 이름을 딴...